‘분석심리학’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이제까지의 이 매거진과 브런치 북은, 그 학문을 기저로 한 다양한 적용이 녹아들어 가 있습니다. 칼 융이 창안한 이론과 심리 치료를 다루는 심리학의 한 분야인 이 분석심리학은, 의식과 무의식간 관계를 확립하고 이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프로이트에게서 무의식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닫게 된 융이 무의식의 개념을 확장하여 체계적 이론을 구축한 것에 다름 아니지요.
신경정신과에서도, 심리학에서도 상당히 주요한 학문이자, 제대로 공부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분야이지요. 하지만, 정작 세분화된 분야에 대한 공부와 실제의 적용이 상당한 공력이 필요한 관계로 제대로 공부하고 활용하는 자는 없고 혹세무민하는 자들만이 늘고 있을 뿐인 실정입니다.
그것이 세분화되어 심리치료로 활용되는 그림치료라는 것이 있는데요.
최근 상담분야가 확대되면서 많은 상담센터의 상담사라고 자처하는 이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만, 그 부분도 공부를 통해서가 아닌 자신들이 활용해야 하는 지엽말단만 매뉴얼화되어 프레임에 맞춰 공장에서 병아리 암수 구분하는 정도로만 사용되고 있어 그것을 받아 전달만 할 뿐 제대로 된 분석이 선행되는 경우는 참 드뭅니다.
그래서 오늘은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한 그림을 보고 어떤 것을 먼저 뇌에서 연상하는지를 통해 성격과 성향을 분석하는 재미있는 글을 발견하여 소개하고자 합니다. 얼마 전부터인가 중동 두바이의 월간 잡지 <Al Jamila>에 그림을 통해 심리 분석하는 글이 정기적으로 연재되고 있는데, 물론 전문가가 쓰는 글은 아닌데, 그가 쓰는 것이 아니라 연구자료를 가지고 오는 것이기에 그나마 혹세무민 하지 않는구나, 싶은 기특한 마음에 재미있게 읽다가 여러분에게 소개합니다.
물론 그의 글이 아닌, 본래의 자료에 의거한 것이니 편하게 자신을 돌아보면 됩니다.
자아, 위 그림을 보고 여러분은 어떤 동물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지 바로 답하실 수 있을까요?
분석, 들어갑니다. 빠져봅시다~!
1. 비둘기
평화의 상징으로 불리는 ‘비둘기’가 먼저 보인 당신, 무언가를 결정하는 데 있어 조금 성급한 성향이기는 하나, 기본적으로 매우 차분하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기본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 다른 사람의 감정에 쉽게 공감하는 능력이 있어, 영화를 보거나 감동적인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눈물을 금세 보이기도 한다.
그만큼 마음이 여리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먼저 이해하려는 성향이 뛰어나 상대의 마음을 여는 방식에 익숙하다. 때문에 주변 친구들의 상담자 역할을 한 지가 오래되었고, 실제로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절반 이상 해결해주는 상담가로서의 능력이 탁월하다.
주로 이야기를 많이 하기보다는 들어주는 것이 당신의 특기이고, 당신이 지향하는 바의 무게가 겉으로 사람들이 추구하는 돈이나 명예 같은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람답게 사느냐’에 더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당신의 조언과 상담이 훨씬 더 의미 있는 것이라고 인정한다. 자신이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사회문제에도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어 남몰래 기부천사로 변신하는 경우도 많이 보인다.
2. 나비
요즘 세대에게는 라떼 아저씨들의 영화가 되어버린 ‘빠삐용(papillon)’. ‘나비’라는 의미이자 영화 속의 메타포 그대로 ‘자유로운 영혼’를 의미하는 성향을 그대로 보여주는 당신.
누구보다 자신이 중요하기 때문에 다소 이기주의자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세간의 평가조차도 그닥 신경 쓰지 않는 진정한 자유주의자적 성향이 강하다.
한 번 사는 인생 왜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내 인생을 낭비해야 하냐고 생각하지만, 당당하게 그것을 목소리 높여 외치기까지는 하지 못하는 소심한 자유주의자. 이 경우, 완전히 다른 두 가지 상반된 성향으로 나뉘는데, 자신이 하고 싶은 모든 것들을 다 해보겠다고 달겨들어 시간을 분단위로 쪼개가며 매번 뛰어다는 삶을 사는 스타일과 하고 싶은 것도 너무 많지만 이것저것 다 해보기보다는 여유롭게 그때그때 상황이 되면 즐기겠다며 게을러보일 정도로 늘어져 있는 허무주의자 스타일로 나뉜다.
하지만, 공통적인 성향은 다른 사람의 참견이나 조언에 굉장히 심드렁하고 귓등으로 흘리는 짓을 잘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오해를 산다거나 본의 아니게 욕을 먹는 모습을 보인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것을 못하는 것까지는 아닌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겠느냐며 그럴 시간에 자신이 하고 싶은 무언가에 몰두하겠다는 조금은 엉뚱한(?) 이기주의자.
3. 매
확률적으로 분석에 해당하는 아홉 가지 동물 중에서 선택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을 그림이다. 그만큼 호전적이고 뭐든 적극적이며 모험을 겁내지 않는 탐험가의 성향이 강한 당신.
기본적인 성향이 그렇듯이 사람들이 모이게 되면 자연스레 앞에 나서 무리를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빨리 끝내고 다른 옆에 있는 누군가를 도와줘야 하는 성격인지라 사람들이 믿고 따르는 것도 이유 중 하나. 그렇기 때문에 잘 못하는 분야이거나 처음 하는 일에도 자신감이 넘치고 금방 배울 수 있다고 큰소리치고, 그러다가 실수를 하더라도 허허 웃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시도하여 끝내 성공해내고야 마는 끈기도 보인다.
하지만, 반대로 동일한 성향을 가진 사람이 같은 조직에 둘이 속해 있거나, 또 다른 의미에서 자신의 의향과 상관없이 따라야 하는 상황을 지극히 못 견디는 모습을 보인다. 자신이 주도가 되어야 하는데, 상황이나 상사에 의해 통제받으며 명령에 따라 그것을 ‘해야만’ 하는 상황 자체가 짜증을 유발하고 그것을 강요하는 상대나 조직에 강한 반발을 갖게 되어 자신의 능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4. 강아지
그림을 통한 심리 분석의 정해진 매뉴얼 중에서 강아지는, 전형적인 순종하며 주도적인 것과는 반대로 누군가에게 종속되어 그 대상에게 충성을 보이는 존재로 해석된다. 물론 오래된 전통적 미국적 방식이라 한국인들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조금 어색한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미국 문화를 통해 익숙해진 최근 반려견 문화를 이해하는 젊은이들에게는 오히려 더 정확한 분석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있겠다.
관건은 그 충성을 바쳐야 할 대상을 누구로 삼는가 하는 것인데, 기본적으로 강아지는 이타적인 성향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즉, 대상이 누구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대상이 본인이 아니라는 점이 더 중요하다. 즉, 내가 즐거운 것보다 상대가 즐거워해 주는 것에 더 즐거움을 느끼는 성향이라는 의미이다. 자신이 소중하다고 여기게 되는 가족, 연인 등이 그 대상으로 자연스럽게 설정되는데, 그것 역시 강아지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성향을 대변한다.
대상만 설정이 되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희생적이라고 느낄 정도로 이타적인 사랑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스타일, 되시겠다.
5. 늑대
같은 동물임에도 늑대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는 것은 그림을 다른 사람보다 면밀하게 검토하는 매의 눈으로 보았다는 것이고, 무언가를 찾아서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늑대 그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는 사실은 그만큼 당신이 모든 것에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성격을 가지고 있음을 반증한다.
강아지가 기본적으로 자신이 친숙함을 먼저 보이는 반면, 늑대는 상대를 신중하게 고르는 성향을 보여 판이하게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때문에 그 상대를 결정하기까지의 기간이나 방식이 상당히 오래 걸리고 복잡하기 그지없다. 작은 오해의 여지가 보이더라도 오해하고 그것의 원인을 찾는데 많은 시간과 정력을 허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쳐 선정된 상대와는 어떤 일이 있어도 끝까지 가는 모습을 보이고, 중간에 의심하거나 돌아보는 일이 결코 없는 단호한 성향을 보인다.
처음 사귀기가 어렵지 한번 사귄 인연에 대해 평생 가는 타입이 바로 이 늑대의 주인공.
6. 사마귀
분명히 단서로 ‘동물’이라고 했음에도 곤충을 바로 찾아낸 당신. 당신의 눈에 사마귀 말고 도저히 다른 것이 보이지 않았다면 당신은 한번 판단하고 한번 본 것에 대해 결정을 변경하거나 후회하는 일이 거의 없다. 왜? 당신의 결정이 실수를 하는 경우가 없다는 것을 경험으로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신의 분야에 있어서 다른 누구보다 확고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자부심은 물론이고 실제로 주변의 인정도 받아낼 정도의 수준까지 이르러 있기 때문에 굳이 다른 사람들과의 조언이나 협동 작업 등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일에 있어서도 그렇지만 대인관계에 있어서도 피곤하게 감정을 소비하는 일이라고 여겨 오히려 혼자서 지내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여 여럿이 만나거나 파티에 참석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등에 대해 시간 낭비이고 감정 낭비라고 여겨 혼자만의 시간을 꿈꾸기 때문에 그렇게 나이가 먹어가면서 혹 자신이 혼자되어 있는 것에 대한 회의감으로 급작스러운 공허감으로 빨리 번아웃 증후군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은 스타일.
7. 게
절대 자신의 것을 빼앗기지 않는 단호하기 그지없는 깍쟁이 스타일의 당신. 자신의 결정이 틀린 것을 알더라도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든 쉽게 결정을 바꾸지 않을 정도로 쓸데없는 고집을 피우는데, 그로 인해 사람을 잃고 손해를 보게 되어 눈물을 흘릴지라도 과감하게 그 결과를 감수한다.
그러한 심리 저변에는 자신 이외의 타인을 결코 믿지 않는 불신이 자리 잡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당신의 이익을 탐할 것이라는 불안감도 그 저변에는 깔려 있는 경우가 많다.
대개 형제관계를 보면, 둘째이거나 중간자(맏이와 막내의 사이)인 경우가 이 성향을 구축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때문에, 의외의 경우에 자신과 비슷한 경우나 상황을 보고 동정심을 발휘하여 공감을 보이며 도움의 손길을 뻗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그것은 모든 조건이 부합했을 때만 보이는 예외일 뿐, 결코 자신의 세계를 무너뜨리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는 쉽사리 무너지지 않는다.
8. 말
나쁘게 말하면, 우유부단하기 그지없는, 좋게 말하자면, 영 사람 좋은 스타일의 당신. 혼자만의 세계를 갖고 싶어 하고 그것을 갈망하면서도 정작 혼자서 있게 될까 봐 두려워 자신의 가족이나 연인이 항상 눈에 보이는 곳에 있으면서 그것을 누리고 싶어 하는 이중적인 성향을 아주 잘 보여주는 스타일.
보통 다른 사람들에게 딱히 어떤 스텐스를 취하지 않는 듯 하지만, 인간관계에서 다른 사람과의 밀고 당겨야 하는 감정 대립이 있을 때도, 어느 한 가지 원칙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관조하고 한참을 살피다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주자는 선택을 하는 모호한 모습을 보인다.
자신의 생각이나 패턴이 분명히 있지만, 여럿이 원한다거나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과 반대 성향을 보이며 고집하면 또 아무렇지도 않게 그것에 따르는 모습을 보이는 스타일, 되시겠다.
9. 닭
이 그림을 보면서도 이 그림 분석에 대한 이면의 의미를 끊임없이 생각하며 진위여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당신.
단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뭔가 궁리하고 생각하고 추리하며 계획하는 의외로 분주한 스타일. 영화를 보면서도 왜 저런 스토리가 나왔는지, 저 장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생각하고 분석하는 것으로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한 부분을 먼저 발견하고 분석하는 것에서 즐거움을 찾는 독특한 스타일로 통한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현실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를 얻기도 한다.
늘 뭔가 익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보를 찾아보거나 손을 계속해서 움직이는 취미를 갖는 것에 흥미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