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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Mar 01. 2022

캐나디안 위스키와 재패니즈 위스키

세계 위스키 여행 - 20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853


캐나디안 위스키(Canadian Whisky)

캐나다에서 생산되는 위스키. 미국 독립전쟁을 전후하여 미국에서 전파된 것으로 추정된다. 19세기 중반에 하이람 워커, 씨그램 등의 회사가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생산이 이루어졌다. 1920년대 미국의 금주법의 시행으로 그 시기 반사이익을 얻으면서 큰 성장세를 이루었다.


캐나디안 위스키의 특징

스타일은 대체로 버번 위스키와 유사하지만, 전통을 추구하며 깊은 맛과 고급스러운 향을 추구한다기보다는 목 넘김이 편한 음용성을 추구하는 쪽으로 발달한 위스키이다. 캐나디안 위스키는 거의가 블렌디드 위스키이며, 호밀(Rye) 함량이 미국보다 대체로 높은 것이 특징이다. 물론 호밀뿐만 아니라 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옥수수와 보리도 많이 사용한다. 최저 숙성 연수는 3년이지만 보통 그 이상 숙성하는 편이며, 높은 위도에 위치하는 특성상 장기 숙성에는 미국보다 유리한 편이다.


라이 위스키가 캐네디언 위스키라구?!

앞에서 공부하면서 잠시 언급했던 바와 같이, 칵테일 레시피에서 라이 위스키라고 언급되는 것은 캐나디안 위스키를 의미하는 것으로 통했다. 현재 바의 대세라고 하는 스피크이지(Speak-easy, 목소리를 낮추라는 뜻) 스타일은 금주법 시대의 단속을 피해 성행하던 바의 형태를 차용한 것이다. 금주법 시대의 위스키는 대부분 당연히 캐나다에서 밀수해온 술이었기 때문에 거기에서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금주법 시대 및 그 직후로 급격히 커진 칵테일 시장에 주로 소비되던 위스키는 당연히 캐나디안 위스키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런 공식이 성립하게 된 것이다.


캐네디언 위스키의 대표적인 브랜드는 무엇이 있나요?


• 크라운 로얄(Crown Royal)

왕관 모양의 독특한 형태에 보라색 천으로 감싸여 있다. 영국 왕실의 1939년 캐나다 방문 당시 마신 술로 유명. 유명 위스키 평론가 중 한 명인 짐 머레이가 2016년 뽑은 최고의 위스키로 이 회사의 Crown Royal Northern Harvest Rye를 언급하면서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 캐나디안 클럽(Canadian Club)

애칭으로 ‘CC’라고 불리는 제품. 6년, 8년, 12년, 셰리 캐스크 등의 제품군이 있다. 부드럽고 마시기 쉬운 편. 미국에 가까운 곳에 위치했고 마시기 쉬운 음용성으로 인해 미국에 많이 수출되기도 했다.


재패니즈 위스키(Japanese Whisky)

일본에서 위스키는 오랫동안 대중적인 주류였으며 합리적인 가격대의 브랜드뿐 아니라 고가의 고숙성 브랜드 등 다양한 종류의 위스키가 많다. 일본 내에서는 하이볼의 재료로도 많이 사용된다. 정통 하이볼의 경우 스피릿이 더 많이 쓰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일본에서만은 위스키가 대세로 사용된다.


엄격한 기준이 있는 다른 나라의 위스키와는 다르게 본래 '발아시킨 곡물을 물을 원료로 당화 효모로 발효한 뒤 95도 미만으로 증류할 것'이라는 단순한 기준만이 존재했으나, 다 늦은 2021년 4월 1일부터 재패니스 위스키에 다음과 같은 규정이 적용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되었다.


• 일본에서 발아시킨 곡물을 물을 원료로 당화 효모로 발효한 뒤 95도 미만으로 증류할 것.

• 700리터 미만의 나무통에서 3년 이상 숙성할 것.

• 병입시 알코올 도수 40도 이상, 캐러멜 색소 첨가 가능.


프리미엄급 이상의 일본 위스키는 한때 아일랜드, 스코틀랜드산에 대비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유럽의 고급 스카치 못지않은 맛을 즐길 수 있는 선택이었으나 2010년대에 들어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아 상황이 역전되었다.


연이은 수상과 2014-2015년 NHK 드라마 <맛상>(닛카 위스키의 창업주 다케츠루 마사타카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의 히트로 일본 국내의 소비가 급격히 늘면서, 가격이 기하급수로 올라가더니 급기야 재고 부족 등의 이유로 대부분의 싱글 몰트 제품의 출하를 잠정적으로 중지하기에 이른다. 그 여파로 한국에서도 이전에 비해 훨씬 높은 가격대로 올라버렸다.


일본의 위스키에는 어떤 브랜드들이 있나요?


• 산토리 위스키

토리이 신지로는 1923년 스코틀랜드에서 위스키를 공부하여 캠블튼의 헤즐번(Hazelburn) 증류소의 공장장(Master Distiller)를 역임한 타케츠루 마사타카를 영입하여 위스키로 옮겨 타서 지금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으며 ‘재패니즈 위스키’라고 인정받을 정도로 일본 위스키의 위상을 올려놓게 된다.


1929년 교토부 오야마 자키초에 설립한 야마자키 증류소의 가동을 시작하여 첫 위스키 ‘시로후다’가 생산되었다.

토리이 신지로는 ‘아카다마’라는 이름에서 연상되는 ‘Sun’과 자신의 성인 ‘토리’를 조합하여 ‘Suntory Whiskey’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이후 생산된 위스키가 계속 높은 평가를 받으며 재패니스 위스키라는 장르의 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이후 야마나시현 호쿠토시에 하쿠슈 증류소를 건립한다.


산토리의 대표적인 위스키는 최초의 산토리 위스키의 명맥을 잇는 블렌디드 위스키인 가쿠빈과 히비키, 싱글 몰트 위스키인 ‘야마자키’이다. 특히 야마자키 12년의 경우 일본의 싱글몰트를 대표하는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였다.

또한 하쿠슈 증류소의 브랜드인 ‘하쿠슈’가 있는데 야마자키에 비해 좀 더 싱글 몰트의 느낌이 강해 위스키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평이 매우 좋은 편이다. 독특한 원통형 병모양이 특징인 슈퍼 프리미엄급 블랜디드 위스키인 히비키도 유명하며 일반적인 블랜디드 위스키를 뛰어넘는 맛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 외 괴작인 '膳'이라는 제품도 있다.


하지만 산토리 위스키의 발매 이후 타케츠루와 토리의 견해차로 관계가 악화되었고 결국 1934년 타케츠루가 홋카이도 요이치에 ‘대일본과즙’이라는 회사명으로 증류소를 세워서 따로 나가면서 완전히 갈라서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후술하게 될 ‘닛카 위스키’이다. 참고로 이후 닛카는 이후 산토리의 주류업게 라이벌 중 하나인 아사히에 인수되었다.


2015년 8월 25일 산토리 위스키 샘플을 ISS로 보내 숙성시키는 실험을 시작하였다. 1년 이상 숙성하여 지상의 증류소에서 숙성한 것과 차이를 비교한다고 한다.


그 외에 특기할 만한 비매품 브랜드로 프레지던트 초이스(プレジデンツ チョイス)가 있었다. 196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생산된 것으로 산토리의 2대 회장이던 사지 케이죠 시대에 황실과 역대 총리를 비롯해 정계와 경제계의 고위 인사들을 위한 선물용으로만 생산되던 브랜드였다.


- 히비키

일본 산토리의 프리미엄 블렌디드 위스키 브랜드이다. 블렌디드 위스키 주제에 몰트 위스키 비율이 무려 50%나 되며 산토리 산하의 야마자키 증류소와 하쿠슈 증류소의 원액을 사용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여타 일본의 프리미엄 위스키들이 그렇듯 현재는 품귀현상이 심해져서 특히 중국인들이 맥켈란이나 헤네시 못지않게 많이 사재기하고 있어서 생산이 중단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


NAS 제품인 재패니즈 하모니와 12년, 17년, 21년, 30년이 있으며 재패니즈 하모니를 제외한 위스키들은 몇십만 원을 호가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 야마자키

일본의 주류회사 산토리에서 생산하는 싱글 몰트 위스키 제품이다. 동급 라인에서 가성비가 상당히 괜찮은 위스키였으나 2014년 일본 드라마 <맛상>이 대박이 나면서 일본 자국 내에서도 인지도가 낮았던 일본 위스키가 알려지게 되어 위스키에 관심 없던 사람도 구입하기 시작했으며, 중국에서도 재패니즈 위스키를 선호하여 마시기 시작하여 한국 내 가격이 2~3배까지 뛰게 되었다.


급증한 수요에 맞추어 생산량을 늘렸지만 숙성 기간을 생각하면 가장 대표적인 야마자키 12년의 경우 12년이 지나야 나올 수 있기에 가격이 떨어질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대체제 격인 NAS (숙성 연수 미표기) 제품 DR(distiler's reserve)는 12년보다 저렴하지만 12년에 비해서는 못하다는 평이다.


50년과 55년이 경매에 나온 적이 있는데 50년은 46만 5천 달러(한화 약 5억여 원), 55년은 79만 5천 달러(한화 약 9억여 원)에 낙찰되었다. 맛은 부드러운 편에 속하며 스모키함보다는 끝 맛에 오는 캐러멜의 달달한 향이 오는 편이다. 12년부터는 그 느낌이 좀 더 강렬하게 오는 수준이다.


- 가쿠빈(kakubin;角瓶)

산토리에서 생산하는 40도의 대중적인 위스키. 이름의 유래가 된 거북이 등딱지 모양의 각진 병(角瓶)이 트레이드 마크로, 야마자키와 하쿠슈 증류소의 몰트 위스키 원주를 자체 생산한 그레인 위스키와 배합하여 달달한 향기와 진한 맛, 드라이한 뒷맛이 특징이다.


주로 미즈와리나 하이볼용으로 사용되며. 드라마 <심야식당>에서 가라아게와 하이볼 세트로 나왔던 것이 바로 이 산토리 가쿠빈 하이볼이다. 미디어 덕에 한차례 붐이 일은 후 아예 가쿠빈의 프로덕션 페이지에 자사의 탄산수인 산토리 소다를 같이 소개하고 있으며, 산토리 소다 쪽은 하이볼 용도에 맞춰 강탄산+경수 배합으로 리뉴얼하였다.


하이볼 잔에 레몬 웨지(조각) 하나를 살짝 짜 놓고 얼음을 넘칠 듯이 가득 채운 후 차갑게 식힌 가쿠빈 위스키 1 : 탄산수 4의 비율로 부은 뒤, 탄산이 날아가지 않도록 한 번만 저어주는 것이 산토리에서 추천하는 가쿠빈 하이볼의 황금비율 레시피. 그러나 국내의 대부분의 이자카야에서는 탄산수 대신 토닉워터를 쓰다 보니 원래의 맛보다 단맛이 훨씬 강한 편이다. 산토리에서 짐빔 브랜드를 인수한 뒤에는 짐빔 하이볼도 같이 홍보하고 있다.


5L짜리 업소용 페트병 제품도 있는데, 일반 병입 제품 대비 75%대의 가격이라는 가성비 덕에 자취생이나 독신들이 한 병씩 모셔두고 마시거나, 알코올 의존증 소비자들이 주기적으로 사가는 실용적(?) 아이템으 유명하다.


다음 편은 여기에...

https://brunch.co.kr/@ahura/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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