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 페리뇽 샴페인은 독특한 맛과 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는 염분, 구운 듯한 스모키함 등의 특징으로 자주 표현된다. 잔에 따른 직후 돔 페리뇽의 샴페인은 맛과 향에서 스모키한 미네랄의 특성을 표현하고 이후 서서히 공기와 맞닿으며 과실, 꽃, 향신료의 아로마(Aroma, 향기)를 드러낸다.
돔 페리뇽에는 7년 숙성 과정을 거치는 ‘블랑’, 적포도인 피노 누아의 특징이 좀 더 발현되어 은은한 구릿빛을 띄는 ‘로제’, 그리고 숙성 가능성이 높은 생산연도의 샴페인을 좀 더 오래 재워놓는 과정을 통해 깊은 맛과 향을 내는 ‘에노테크’ 등 크게 3가지 라인이 있다.
1. 돔 페리뇽 블랑(Dom Pérignon Blanc)
돔 페리뇽 블랑 2004의 패키지
2013년 판매량 기준 돔 페리뇽 전체 판매의 87%를 차지하는 돔 페리뇽 ‘블랑’은 적포도인 피노 누아와 청포도인 샤도네이를 블렌딩한 후 7년 동안 숙성하여 만든다. 서로 다른 두 품종의 맛과 향이 때로는 대비되고 때로는 보완되며 샴페인의 풍미를 더 깊게 한다. 이처럼 돔 페리뇽은 두 가지 종의 포도즙이 만들어내는 맛과 향의 조화와 대비의 특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샹파뉴 지역에서 샴페인을 만들 때 많이 쓰이는 또 하나의 포도 품종인 단맛이 강한 피노 뮈니에 종의 포도는 사용하지 않는다. 돔 페리뇽 블랑은 캐비어와 같이 짭짤한 음식과 잘 어울린다.
2. 돔 페리뇽 로제(Dom Pérignon Rosé)
로제 1998
돔 페리뇽은 1959년 빈티지로 로제 샴페인을 시범적으로 출시했고 3년 후 상업화에 성공하여 1962년 빈티지부터 돔 페리뇽 로제로 선보이고 있다. 1959년을 시작으로 하여 2003년까지 총 23해에 로제 빈티지가 출시되었다. 돔 페리뇽 로제는 피노 누아와 샤도네이 품종의 포도즙을 혼합한 뒤 9년에서 11년 숙성시켜 만드는데 적포도종인 피노 누아의 존재감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피노 누아의 존재감은 우선 색에서부터 감지되는데 돔 페리뇽 로제의 색상은 단순한 핑크(Pink) 색이 아니라 오렌지(Orange) 빛을 띤 구릿빛 황금색이다.
모든 돔 페리뇽이 그렇듯 돔 페리뇽 로제는 빈티지에 따라 개성 있는 맛을 지닌다. 예를 들어, 돔 페리뇽 로제 1982 빈티지는 샤도네이의 부드러운 맛이 느껴진다고 평가받는다. 일반적으로 돔 페리뇽 로제는 신선한 생강빵, 땅콩, 설탕에 절인 오렌지 껍질의 아로마를 지녀 송아지 요리 같이 소스가 과하지 않으며 육질이 부드러운 요리와 아이스크림 등 디저트 류와도 잘 어울린다.
3. 돔 페리뇽 에노테크(Dom Pérignon Oenothèque)
돔 페리뇽은 1959년 빈티지에 새로운 시도를 했다. 기존에는 7년을 숙성하고 출시함을 원칙으로 삼았으나, 빈티지의 품질이 좋았던 1959년 와인의 개성을 극대화하고자 숙성 기간을 좀 더 연장한 것이다. 이렇게 더 긴 숙성 과정을 거치는 돔 페리뇽에는 ‘에노테크(본래 프랑스어로 사전적 의미는 ‘와인 보관소’라는 뜻)‘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에노테크의 출시 시기는 정해져 있지 않다. 빈티지가 훌륭한 해에는 돔 페리뇽의 수석 와인 메이커인 리샤 지오프로이가 해당 빈티지가 얼마나 더 잘 익을 수 있는지 지속적으로 관찰하여 일부만 출시하고 다시 일부를 비축한다. 리샤 지오프로이는 정기적으로 저장고에 가서 해당 빈티지의 숙성 상태를 꼼꼼하게 체크한다.
샴페인의 숙성도가 좋아 해가 갈수록 새로운 부케(Bouquet, 포도주의 향미)가 형성되고 산도도 여전히 살아 있으며, 전체적인 조화가 유지될 경우 숙성을 계속 연장한다.
에노테크는 7년 이상 숙성하는 1단계의 플렌티튜트(Plenitude, 풍부함)와 15년~20년을 숙성하는 2단계의 플렌티튜트, 30년 이상을 숙성하는 3단계의 플렌티튜트로 나뉜다. 에노테크는 깊은 풍미를 지녔기 때문에 향이 강한 고트 치즈(Goat Cheese), 비둘기 등 풍미가 강한 가금류 요리와 조화를 이룬다.
돔 페리뇽의 콜라보 버전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레이디 가가
돔 페리뇽의 캠페인은 패션 브랜드의 광고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비주얼을 선보여왔다. 2000년 이후 칼 라거펠트는 클라우디아 시퍼, 헬레나 크리스텐슨(Helena Christensen) 등 세계적인 모델을 피사체로 돔 페리뇽의 광고를 찍었다. 이와 같은 돔 페리뇽의 마케팅 기법은 돔 페리뇽을 샤넬(Chanel), 프라다(Prada), 루이비통(Louis Vuitton), 까르띠에(Cartier), 디올(Dior), 에르메스(Hermes), 페라리(Ferrari), 불가리(Bulgari)와 같은 명품 패션 브랜드로 소비자들이 인식하도록 했다.
1. 리미티드 에디션 및 콜라보레이션
에바 헤르지고바
돔 페리뇽은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과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을 통해 ‘창조’라는 브랜드 철학을 공고히 했다. 대부분의 샴페인 브랜드들이 레이블(Label)을 변형하는 데 조심스러워하는 반면 돔 페리뇽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브랜드의 특징적인 방패 모양의 레이블이나 병 디자인을 변형하거나 새롭게 디자인하는 등의 행보를 보였다.
또한 돔 페리뇽은 ‘창조의 힘(Power of Creation)’이라는 타이틀로 앤디 워홀, 마크 뉴슨, 데이비드 린치 등의 아티스트와 함께 리미티드 에디션(Limited Edition)을 출시했다.
① 돔 페리뇽 x 제프 쿤스 리미티드 에디션(Dom Pérignon x Jeff Koons Limited Edition)
2013년, 돔 페리뇽은 미국의 유명한 팝 아티스트(Pop Artist) 제프 쿤스와 손잡고 ‘오브제 돔 페리뇽 벌룬 비너스(Objet Dom Pérignon Ballon Venus)’를 탄생시켰다. 벌룬 비너스는 2008년부터 제프 쿤스가 발표해온 고대 유물 시리즈(상호 개연성이 낮은 고대 유물과 현대적 소비재를 뒤엉켜놓은 제프 쿤스의 작품임) 중 하나이다.
제프 쿤스는 오래된 빈티지가 숙성을 통해 새롭게 재탄생하는 돔 페리뇽의 특성을 반영하여 자신의 고대 유물 시리즈인 벌룬 비너스를 만들고 1000병의 돔 페리뇽 블랑 2004와 60병의 돔 페리뇽 로제 2003를 기프트 박스로 제작하여 한정품으로 판매했다. 한국에는 딱 3점만 입고되어 더욱 유명했다.(누가 사갔는지?)
② 돔 페리뇽 앤디 워홀 컬렉션(Dom Pérignon Andy Warhol Collection)
앤디 워홀은 자타공인 돔 페리뇽의 마니아(Mania)였다. 앤디 워홀은 친구들과 함께 돔 페리뇽 2천 병을 공동 구매해 2000년까지 봉인된 창고에 저장해두겠다는 내용의 일기를 남긴 바 있다. 2010년, 돔 페리뇽은 앤디 워홀의 작품 세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앤디 워홀 컬렉션을 선보였다.
앤디 워홀이 자주 사용하던 실크 스크린(Silk Screen) 기법으로 표현된 3가지 컬러의 레이블은 뉴욕(New York)의 디자인스쿨 센트럴 세인트 마틴(Central Saint Martins)에서 디자인한 것이었으며, 이와 함께 영국의 작가 개빈 터크(Gavin Turk)의 ‘섬뜩한 날개(Fright Wing)’ 에디션 100점, 국내 미디어아트 설치 작가 이이남의 ‘마릴린 먼로(Marilyn Monroe)’ 에디션 50점도 함께 선보였다.
③ 돔 페리뇽 by 마크 뉴슨(Dom Pérignon by Mark Newson)
2010년, 돔 페리뇽은 호주에서 태어나 도쿄(Tokyo), 파리(Paris), 런던(London)을 오가며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아티스트 마크 뉴슨과 함께 돔 페리뇽 블랙박스(Dom Pérignon Black Box)를 선보였다.
내구성이 강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블랙박스는 이중 피막으로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여 어떤 장소에서도 돔 페리뇽이 완벽하게 칠링(Chilling, 차갑게 함)될 수 있도록 했다. 이 블랙박스는 외부 충격으로부터 샴페인을 보호하는 역할도 했다. 돔 페리뇽 빈티지 2000과 출시된 블랙박스는 한국에 단 12세트만 판매됐다.
④ 돔 페리뇽 로제 러브 기프트 박스 실비 플러리(Dom Pérignon Rosé Love Gift Box Sylvie Fleury)
2009년, 돔 페리뇽은 발렌타인 데이(Valentine's Day)를 맞아 스위스(Switzerland) 태생의 현대미술가 실비 플러리와 협업한 ‘돔 페리뇽 로제 러브 기프트 박스’를 한정판으로 선보였다. 전면에 ‘LOVE’라고 쓰인 박스 안에는 돔 페리뇽 로제 1998 1병과 실비 플러리가 디자인한 립스틱 자국이 새겨진 빈티지 로제 글라스가 함께 담겼다.
⑤ 볼센 칼 라거펠트 에디션(Bol Sein Karl Lagerfeld)
독특한 형태의 잔 ‘볼센’은 1787년 쟝 쟈끄 라그르네(Jean-Jacques Lagrenee)가 랑뷔에(Rambouillet) 성에 위치한 프랑스 여왕 마리 앙투아네트(Marie Antoinette)의 낙농장에서 처음 만든 것으로 볼록한 유선형의 형태 때문에 마리 앙투아네트의 가슴 모양을 본 따서 만들었다는 설이 분분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볼센에 우유뿐만 아니라 피에르 페리뇽의 샴페인도 담아 마셨고, 이를 계기로 볼센은 최초의 샴페인 잔(Champaign Coupe)이 되었다. 칼 라거펠트는 돔 페리뇽 에노테크 1993 광고를 촬영하던 중 당시 돔 페리뇽의 모델이었던 클라우디아 시퍼에게 영감을 받아 2008년에 새로운 형태의 볼센을 창조했다. 돔 페리뇽 병 세 개가 받치고 있는 유선형의 하얀 잔은 클라우디아 시퍼의 가슴 모양을 따서 만든 것이다.
⑥ 돔 페리뇽 바이 데이비드 린치(Dom Perignon by David Lynch)
2012년, 돔 페리뇽은 ‘돔 페리뇽 바이 데이비드 린치’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했다. 미국의 영화감독인 데이비드 린치가 2011년 돔 페리뇽 광고를 찍은 것이 계기가 되어 돔 페리뇽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 2003년 돔 페리뇽과 데이비드 린치의 서명이 들어간 패키지(Package)가 한 세트로 국내에 1000병이 수입되었고 가격은 30만 원이었다. 여담이긴 하지만 이 물건은 당시 이건희 회장의 생일상에 오른 것으로 호사가들의 필수 소장 아이템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현재 돔 페리뇽 주인이 누군지는 아시나요?
LVMH 그룹(루이비통 모엣 헤네시 그룹)은 1987년 코냑(포도주를 원료로 한 브랜디)으로 유명한 모엣 헤네시(Moët Hennessy)와 명품 · 럭셔리 업체인 루이 비통의 합병으로 탄생됐다. LVMH 그룹의 사명은 “삶 속의 예술(Art de Vivre)”로 이는 우아함(Elegance)과 창의성(Creativity)을 세계적으로 실현한다는 뜻이다. 돔 페리뇽은 프랑스의 프리스티지 샴페인 브랜드로 루이 비통 모엣 헤네시 그룹의 자회사인 모엣&샹동에서 제조된다.
본사는 프랑스 에페르네 지역에 있다. 돔 페리뇽은 생산연도, 즉 빈티지가 있는 샴페인만을 제조하는 유일한 샴페인 브랜드이다. 모엣 헤네시의 최고경영자(CEO)는 크리스토프 나바르(Christophe Navarre)다.
LVMH그룹은 2012년 기준 280억 유로의 매출을 올렸고, 전 세계에 3,204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와인과 증류수(Wine and Spirits) 사업 부문은 2012년 41억 유로의 매출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