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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Apr 10. 2022

해킹피해 환불 원정대(Feat. 당신들) - 마지막 편

사회는 결코 한 마리 쥐가 좀 먹는 것이 아니다.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997


 


안녕하세요 Apple입니다. 


해당 사건 소비자의 환불 요청 건에 대하여 검토 결과, 환불로서 지원이 완료되었음을 전달드리게 되었습니다. 


환불 지원된 금액: ₩2,000,000


결제사를 통해 해당 금액을 확인할 수 있는 기간은 업무일 기준으로 최대 60일 정도 소요가 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미적거리며 연락이 없던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의 팀장 여자애는 핸드폰 문자로 계속 이메일을 보냈으니 보라는 메시지를 두 번이나 보냈다.


딱히 뭐라 답변을 보낼 필요성도 느끼지 않아 이제 그냥 끝났나 보다 했다. 그런데 이번엔 다시 메시지가 와서 다시 이메일을 보냈으니 메시지를 확인해달라는 꺼진 불도 다시 보게 하는 가슴을 철렁하게 하는 거슬리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두 번째 메일을 체크했다. 첫 번째 메일과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복붙 메일이었다.


답장을 써주었다.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데 왜 자꾸 이런 머저리 같은 짓을 반복하느냐고.


그랬더니 그녀는 끝까지 변명에 변명을 거듭하며 자신의 코딱지만 한 자존심이 밟히는 것을 피해하고 싶어 했다.




안녕하세요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 김보름입니다. 


16일에 보내드린 메일 내용에 오류가 있는 것처럼 표기되어 금일 재 전달드렸습니다. 해당 사건은 추가 의견 없음으로 종결 도와드려도 될지 확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무슨 오류가 있다는 건데?’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이메일을 반복해서 보낸 것이 유일한 오류라면 오류였다.


한시라도 빨리 이 멍청이들의 악순환에 이어진 고리를 얼른 끊고 싶었다. 이런 사회를 좀먹는 것들과 다시 접촉해서 '복지부동(伏地不動)+멍청이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그렇게 ‘추가 의견 없음’으로 원하는 답장을 보내주는 것으로 3월 22일 환불 원정대의 대장정은 막을 내렸다.


본래 민원인이 민원을 제기하였고, 부분 인정도 아니고 민원을 제기한 대로 일이 끝났다. 그런데 ‘추가 의견 없음’을 계속 강요하는 그 형식주의는 뭔가? 그녀는 그 이유를 몰랐겠지만, 합의서에 싸인을 요구했던 애플의 속내는 따로 있었다. 담당자였던 그녀는 문건의 내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심지어 그 문건을 받은지도 몰라서 내게 욕을 먹고 나서야 겨우 내밀고 그 문건으로 애플이 꼼짝 못 하고 백기를 든 것을 자신의 공으로 채웠겠지만, 실상 그 문건에는 어마어마한 협박이 들어 있었다.


바로 미국 본사에 직접 이 건에 대한 업무처리 미숙과 행정 오처리로 인한 손해배상을 정식으로 미국 본토에서 청구하겠다는 협박이 명기되어 있었던 것이다. 미국은 소송의 천국이다. 징벌적 손해배상도 인정이 되는 나라이다. 한국에서 글로벌 대기업 행세를 하며 갑질을 하는 애플은 미국에서 소비자 권익 손해배상을 하는 변호사들에게는 먹음직한 먹이 중 하나이다.


예컨대, 지금 8편에 걸쳐 한 달 동안 연재된 이 기가 막힌 사건이 미국에서 벌어졌고, 피해자가 미국의 민사 전문 변호사였다면, 그 변호사는 쾌재를 불렀을 것이다. 이 건이야말로 피해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범죄에 가까운 피해를 입혔기에 어마어마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 내용을 문건에 넣었고, 이 사안을 사회적 이슈로 공유하여 한국의 소비자들이 이와 유사한 사안에 대해 피해보상은 고사하고 억울하게 자신의 돈을 먼저 지불하고 심지어 훌륭한 대한민국 경찰의 뭣 같은 수사로 피해 환수조차 받지 못한 케이스가 많으니 그 건을 단체소송으로 만들어 미국 본토에서 소비자 단체 소송건으로 만들어주겠다고 공표하였다.(아주 친절하게 미국의 판례를 모두 넣어서 표로 만들어줬다.)


기계적으로 본사의 A.I. 에게 물어보고 두 번의 환불신청이 그 기계에게 거부당하면 소비자에게 응대하지 않는다는 뭣 같은 원칙은 미국에서 적용되지 않는다. 한국 한정 특별 조치에 해당했다.


애플에게 한국의 소비자는 대한민국 경찰의 수사행태와 피해자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 사이버 수사대라는 것들의 사건 처리 방식, 그리고 정부에서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라는 것까지 만들어두었음에도 그 부장이라는 작자가 “애플은 글로벌 대기업이라서 저희가 요청해도 거의 들어주지 않습니다. 기대하지 않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라는 멍멍 소리는 대놓고 민원인에게 안내랍시고 하는 실정이니 애플은 만들어준 문건조차 확인하여 첨부하지 않는 무능한 한국의 공무원들이 일하는 관공서가 무서울 리 없고, 자신들이 못해주겠다고 하면 아 그런 거냐고 군말 없이 꼬리를 마는 눈먼 대한민국 경찰에게 쫄 이유가 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내가 작성한 문건은, 여태 제대로 일 한적은 없지만 일단 대한민국 관공서의 공문 형태로 들어갔다. 거기에 더해, 그 내용에 사안의 형사적 문제점에 대해서 명확하게 정리하고 심지어 자신들이 수백에서 수천까지 피해보상을 해야 될지도 모르는 소비자 단체소송으로 이슈화될 위기까지 언급한 협박까지 들어갔다. 그래서 그들은 바로 전액 환불이라는 당연한(?) 조치를 사건 발생 두 달까지 뭉기적대다가 그 문건을 받은 지 3일도 안되어 바로 본사 ‘사람’의 결제를 받고 처리한 것이다.


애플의 내부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눈 것도 아닌데 어떻게 그렇게 모든 사실을 명확한 듯 그려낼 수 있느냐고 묻고 싶은가? 객관적 판단에는 객관적 근거가 필수인 법. 지금부터 그 설명 들어간다.


미국 본토에서 이루어지는 소비자 손해배상이 얼마나 무서운 것이고 그것으로 확실하게 환불을 받는다는 간단하고 상식적인 부분을 아는 장사치 마인드가 있는 애들이 차린 불법 무허가 애플&구글 전담 환불 회사들도 덕분에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지금도 구글이나 네이버에 환불 관련 검색을 하면 바로 나온다.

구글이나 애플로 인해 환불을 요청했는데 A.I에 의해 두 번이나 까이고 졸지에 해킹 피해금액을 애플과 구글에 상납해야 하는 분통 터지는 이들이 마지막의 마지막으로 찾는 사설 무허가 불법 회사들이 자신들은 합법적인 환불 컴플레인 회사라며 홍보를 한다. 그들은 내가 위에 설명한 방식에 의거하여 현지에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환불을 받아주겠다고 호객행위를 한다.


심지어 경쟁이 심해지자 선불을 낼 필요도 없이 환불을 받게 되면 그 금액의 14% 정도에서 수십%에 이르는 수수료를 후불로 내도 된다고 한다. 패턴은 똑같다. 내가 문건에 정리한 것처럼 사안을 명확하게 정리하고 그 귀책사유가 소비자에게 있지 않다는 사실과 관련 판례를 적어 애플이나 구글 본사에 정식 공문으로 항의를 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환불이 이루어지면 그다음은 어떤 케이스가 나오든 그냥 복붙 스타일로 계속 돌리면 되는 것이다. 한번 해본 업자는 그렇게 캐시 카우를 키우는 방식으로 쉽게 틈새시장 수익을 창출한다.


하지만, 영어로 혹은 현지의 변호사를 통해 미국 본사에 항의를 할 수 있는 카테고리를 모르는 대한민국의 호구들은 중국의 수많은 해커들에게 해킹 혹은 아이디 도용으로 인한 갖가지 피해를 입더라도 그들이 원하는 대로 자기 아이디 관리를 잘 못했다는 말도 안 되는 궤변 약관으로 인해 돈을 내야 하는 어이없는 상황을 겪게 되는 것이다.


내가 굳이 주말 심리분석 시리즈를 잠시 휴재하면서까지 한 달간이나 이 사회를 좀 먹는 것들에 대한 사건을 연재했던 것은, 제목에 나와 있는 것처럼 사회를 좀 먹는 것은 어느 한 마리의 빌어먹을 쥐새끼가 벌이는 일이 아님을 확연히 설명하고 보여주고자 함이다.


자아, 세계적인 글로벌 대기업이라는 것들이 벌이는 짓거리도 그렇지만, 그다음 범죄로 인해 금전적인 피해가 발생했다. 보이스피싱이나 해킹 범죄로 인한 피해금액은 범죄피해이기 때문에 현행법상 당연히 동결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보이스 피싱을 당했어도 당신이 직접 송금했으니 당신 돈을 지금 은행이나 카드사에서 막아줄 수 있어도 굳이 막아주지 않겠다,라고 하지 않는다. 신고가 접수되는 즉시 동결하는 것은 현행법의 기본 중 기본이다.


그런데 이번 건은 그것과 무엇이  달랐는가?

해킹으로 인한 아이디 도용이 이루어졌고 실제로 수백만 원에 달하는 아이템의 결제가 이루어졌다. 그런데 그 결제 금액이 다행히 한꺼번에 아직 결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면 동결부터 하는 게 맞지 않은가?


그런데 당신이 보았던 것과 같이, 카드사는 카드사대로 자신들이 직접 결제하는 방식이 아니라며 거부하고 튕겼고, 통신사는 통신사대로 자신들이 결제한 것이 아니라 애플사를 통해 결제 요청이 들어온 것이지 도와줄 수 없다며 애플사에 떠밀었다. 그 대단한 글로벌 대기업에서는 해킹으로 인한 아이디 도용도 당신의 잘못이니 자기네 회사에서는 그 피해를 책임지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약관까지 바꿔가며 대한민국 호구들에게 피해보상은 고사하고 피해금액을 그대로 받아내겠다고 공표까지 했다.


이 사건을 파악하며 당신은 생각했을 것이다. 이 나쁜 카드사 것들, 이 나쁜 통신사 것들, 이 정신 나간 공무원들 같으니, 이 세금만 축내며 일은 제대로 하지도 않으면서 뒷돈만 바라는 짭새들 같으니 이 나쁜 썩어빠진 사과 회사 같으니... 그런데 말이다. 카드사에서 전화를 받고 그 내용에 관련되어 안된다는 의견을 내놓고 했던 자들은 검은 머리 외국인인가?


대한민국 제일의 통신사를 자부하면서도 어찌 되었든 연계된 애플사에서 요청이 들어와 SNS로 인증 요청받은 것까지만 확인이 되고 그게 해킹에 의한 것인지 아닌지는 책임지지 못하겠다면서 돈은 어차피 내야 한다고 말했던 그 정신 나간 상담원들은 미국에서 한국어를 배운 미국인들이었던가?


조금 더 나아가, 그들이 이 사건의 피해자가 자신의 아비나 어미였다면, 아니 그들의 형제나 그들의 자식이었다면 그렇게 일처리를 느기작거리며 무사안일하게 대강대강 코를 후벼가며 처리했을까?


당신의 사돈의 팔촌, 아니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들까지 펼치지 않더라도 지인과 가족 친지 중에서 애플사, SK 텔레콤, 행정직 공무원, 경찰 공무원, 카드사에 일하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고 나는 저런 쓰레기들과는 다르다고 저들의 저 후안무치한 언행에 손가락질을 당당히 할 수 있는 자가 있을까?


결국 당신이 지금 이 사건 하나만으로 보았던 작태를 저지르며 사회를 야금야금 좀 먹고 있는 쥐새끼들은 당신의 이웃이고, 당신의 친지이며, 당신의 가족이고, 바로 당신이란 말이다.


지금 이 건은 어찌 되었든 나 같은 괴팍한 사람을 만나 해결되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나를 겪은 그들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이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아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반성하고 새롭게 일을 수습해나갈 것이라고 생각해도 될까?


아니. 그들은 그저 이제까지 뭉개고 대강 넘어가고 그냥 그렇게 지냈던 대로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이 그렇게 좀 먹어 버린 사회가 어느 순간 썩은 내가 진동을 하고 자신의 살까지 같이 썩어 들어가게 하는 것을 느끼지도 못하고 있을 것이다.


마블코믹스 <스파이더맨>의 가장 유명한 장면을 굳이 꼽으라고 하면 나오는 장면이 있다. 저 유명한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강도에게 죽음을 당한 주인공 피터 파커의 삼촌 벤이 한 말이 나오는 그 장면이다.

스파이더 맨은 레슬링 경기에 나갔다가 받아야 할 돈을 주최 측에서 받지 못한다. 그리고 도둑은 주최 측의 돈을 훔쳐 달아나게 되고 피커 파커는 그 강도를 잡아줄 의무를 느끼지 못한다면서 이렇게 말한다.

“나랑 상관없잖아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그 도둑이 도망치는 과정에서 너무도 사랑하는 벤 삼촌이 그 총에 맞아 죽음을 맞게 된다. 그렇게 피터 파커는 아무런 상관없다고 외면했던 상황이 연결고리가 되어 벤 삼촌의 죽음을 겪고 나서야 영웅으로 각성하게 된다.


아마도 문제의 경찰은, 뒷돈을 받고 유명 연예인이 여성들을 유린한 몰카 증거를 인멸해주고 범죄를 덮어주면서 생각했을 것이다. 자신이 이 사건을 덮어준다고 해서 누군가 피해자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누가 죽는 일도 아니라고. 결국 그 범죄자는 범죄를 처벌받지 않게 되고 더 큰 범죄를 아무런 양심의 거리낌 없이 이어나갔고 피해 여성들은 늘어만 갔다.


피해 여성 중에 그 정신 나간 경찰의 딸이나 조카가 없을 거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자신의 딸과 동생이 피해자가 되면 그때 가서 그가 대오각성할까?


더 심각한 것은 뒷돈을 받지도 않고 그저 ‘제대로’ 일을 하는 것이 싫어서 대강 사건을 무마하는 경찰들도 부지기수로 늘어나고 있다는 한심한 현실이다.


현직 목사가 자기 아이를 물건처럼 던지려고 했던 사건을 대단한 일이 아니라며 덮어준 경찰은, 뒷돈을 받았던 아니면 그냥 제대로 일하는 것이 귀찮아서 그랬던 그 어느 쪽이든 자신의 행동이 불러올 크나큰 나비효과에 대해 직접 당하기 전에는 인지하지 못하는 단세포 수준의 사회를 좀 먹는 한 마리 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잘못을 정식으로 감찰하고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조직의 안위를 위한답시고 그 일을 덮고, 그 일이 불거지면 그간 거짓말하고 사건을 은폐한 내 조직의 선배들이 옷을 벗게 되는 치욕을 당하게 될지도 모른다면서 뭉개기 시작하면 쥐떼들이 모이고 모여 사회는 멍들고 좀먹어서 이내 회복할 수 없는 지경이 되고 만다.


것이 지금 당신이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당신은 이미 그들 중 한 명이거나 암묵적 공범이다.


이렇게까지 설명했음에도 당신이 겪는 사고나 불행이 왜 당신에게만 일어나느냐고 하늘을 원망하고 싶은가?


하늘은 잘못한 이들에게 천벌을 내릴 뿐, 부러 무엇을 벌이지 않는다. 천벌을 받을 자들이 알아서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자업자득으로 인과응보의 결과물로 똥물을 뒤집어쓸 뿐이다.


사건의 후기가 여기에...

https://brunch.co.kr/@ahura/1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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