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이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결이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다섯 번...
이제 2016년이 시작된지 한 달. 첫째 웅이는 6번, 둘째 결이는 7번 병원에 갔습니다. 아무리 겨울이라지만! 아무리 독감 장염 감기가 유행이라지만! 아무리 비염이 있다지만! 아무리 어린이집에 다닌다고 하지만! 그래도 너무 많이 아픕니다.
엄마가 되고보니 자식 아플 때만큼 속상하고 무기력할 때가 없다는 말을 절감합니다. 특히 워킹맘이다보니 아이가 아픈게 엄마 탓이 아니라고 해도, 아이가 아플 때 옆에 있어줄 수 없다는 게 참 미안합니다.
30대 중반 어른인 저도 아프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친정엄마인데, 이제 5살, 17개월인 아이는 말 할 필요 없겠죠. 아프면 당연히 엄마 품으로 파고듭니다. 그래서 되도록 덜 아프라고 영양제 홍삼 등을 열심히 챙기는데도 아이들은 자주 아프네요. 병원을 자주 가다보니 의사선생님과 간호사선생님도 아이들을 조카보듯 예뻐하십니다.
하루는 푸념하듯 의사선생님께 다른 아이들도 이렇게 자주 병원에 오는지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의사선생님은 “지금이 고비에요. 웅이 조금만 더 크면 덜 아플 꺼에요”라고 하시더군요. 간호사선생님들도 “웅이보다 좀 큰 아이들은 병원에 덜 와요”라고 하시네요.
대체 ‘조금만 더 크면’은 언제일까요.
건강보험통계를 뒤져봤습니다. 2014년 건강보험연보에 따르면 연간 1인당 내원횟수는 평균 19.7회입니다. 1년은 12달이니 한달에 1,2번 병원을 찾는 꼴이네요. 연령별로 다시 분류해 봤습니다. 1-4세의 경우 연간 1인당 내원횟수는 33.2일. 한달 기준으로 2,3번 되겠네요. 웅이와 결이는 이미 6번 7번 병원을 갔으니 평균을 훨씬 웃도는 수치입니다.
5-9세가 되면 내원횟수가 확 줄어드는 군요. 휴... 다행입니다. 의사선생님이 말씀하신 ‘조금만 더 크면’은 5세인가봅니다. 웅이는 올해 5살입니다!! 기뻐한 것도 한 순간. 생각해보니 국가통계는 ‘만’ 나이 기준이네요. 웅이는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았으니 만 3세. 만 60개월이 되어야 5세가 되니 아직 13개월이나 남았습니다. 결이는 이제 17개월이니 60개월이 되려면 갈 길이 멉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첫째 웅이는 편도염으로 열이 납니다. 열이 나서 힘이 없는 웅이를 안고 ‘웅아,너무 자주 아프지마. 웅이 아프면 엄만 많이 속상하거든’이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웅이는 ‘엄마 나는 크려고 아픈 거에요. 내 몸은 지금 병균과 열심히 싸우고 있는걸요’라고 하네요. 아마 어린이집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해주셨나봅니다. 그 말이 위안이 됩니다. 네. 웅이는 아프고 나면 또 한 뼘 자라있을 겁니다. 제 마음도 한 겹은 단단해질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