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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엄마가 하지 않는 10가지

by 틈틈이

웅이를 낳고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 한 선배엄마는 '좋은 엄마보다 행복한 엄마가 되라'고 했습니다.


금쪽같은 새끼들이 있는데 어떻게 행복하지 않을 수 있나요, 되물었었는데 아이를 키우다보니 엄마라는 역할은 참 어렵고 힘들 때가 많습니다.


좋은 엄마가 되려고 꾹 참지만, 참다보면 어느 순간 엉뚱한 곳에서 나도 모르게 폭발합니다.


선배의 조언처럼 행복한 엄마가 된다면? 내가 행복하니 참을 일이 줄어듭니다. 폭발할 일도 줄어들 것 같습니다. 그래서 소개합니다. 행복한 엄마들이 하지 않는 10가지.


1. 다른 사람의 잣대로 생각하기


'넌 참 좋은 엄마야' 어깨가 으쓱합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인정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누군가는 당신의 양육방식을 싫어할 수도 있고, 당신의 교육방침을 못마땅해 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에게 어떻게 이런 음식을 먹일 수 있냐고 비난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육아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습니다. 그러니 정답은 없습니다. 수많은 육아서에서조차 다양한 방법을 제시합니다. 그 중 어떤 방식으로 아이를 키울지는 부모에게 달렸습니다. 각자의 판단이고 의견일 뿐입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2. 완벽한 하루 기대하기


'집안은 깨끗하고 각 잡혀 접힌 빨래는 서랍장에 가득하다. 아이들은 조용히 책을 읽고 식사시간이 되면 두 번 부르지 않아도 식탁으로 와서 스스로 반찬을 골고루 먹는다.'


엄마라면 한 번 쯤 꿈꿔봤을 '완벽한 풍경'입니다. 하지만 이런 하루는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죠.


행복한 엄마들은 아이들이 어지르는 게 당연하고, 집중력 부족한 아이들이 식사시간 처음부터 끝까지 얌전히 앉아있을리 없다는 걸 압니다. 그리고 그게 ‘현실적인 풍경’이라는 걸 인정합니다. 내일이라고 더 나을 것 없습니다. 아이들은 여전히 5살이고 3살입니다.



3. 어지러진 집안에 스트레스 받기


가장 어렵지만, 반드시 명심하세요. 아이들이 있는 집은 아이들이 있는 집 다워야 합니다. 아이들이 있으니 당연히 어지럽고 당연히 시끄럽습니다. 깨끗이 정리정돈된 집은 아이들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가능합니다. 아이들은 눈을 뜨자마자 집을 어지르기 시작하는 걸요. 기껏 정리해놔봤자 어제 밤 상태로 돌아가는 건 15분이면 충분합니다. 과학적으로도 어지러진 집이 아이의 창의성에 좋다는 것도 입증됐습니다.


가수 이적의 어머니이자 여성학자인 박혜란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제발 좀 그만 어질러라’ 화내는 대신 청소에에 대한 집착을 버렸다고 합니다. ‘청소를 안하면 일이 줄어들고 아이들 잡을 일도 없겠구나’ 깨닫고 난 뒤였다고 하네요. 중국집에서 음식 배달이 오면 배달부가 “아 이사 가시나 봐요” 했을 정도였다지만 이적이 박혜란 선생님을 '지저분한 엄마'로 기억할까요. 같이 뒹굴며 놀아 준, 고마운 엄마로 기억할 겁니다.

(박혜란 선생님은 “먼지에게도 시간을 줘라. 그러면 자기들끼리 뭉쳐다닌다”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4. ‘왜 그랬을까...’ 후회하기


누구나 실수를 합니다. 국을 태우기도 하고 약속을 잊기도 하지요. ‘아이에게 절대 소리치지 않을 거야’ 스스로와 약속을 하고 또 소리를 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후회한다고 바뀌는 건 없습니다. 어제 일을 후회하느라 오늘 행복할 수 있는 순간들을 놓칠 뿐입니다. 지나간 일은 잊고, 행복할 수 있는 오늘에 집중하세요.



5. ‘잘 한 걸까’ 걱정하기


아이의 이유식용 소고기를 사러 마트에 갑니다. 한우를 살지 호주산 미국산을 살지, 안심을 살지 등심을 살지 부위를 고민하고 무항생제 유기농 사이에 또 고민합니다. 소고기 100g을 사며 수십가지를 고려합니다. 소고기 고민이 끝이 아니죠. 엄마의 일과는 선택의 연속입니다. 선택이니 정답과 오답은 없습니다. 일단 선택했다면 최선이었다고 믿고 앞으로 나아가세요.



6. 뒷담화하기


딱 잘라 말합니다. 하지 마십시오. 제발요.


뒷담화는 하고 있는 당신도, 뒷담화의 대상이 된 엄마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뒷담화한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있나요?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비하하고 판단하는 것은 어떤 득도 없습니다. 그러니 괜한 에너지 낭비하지 마세요.



7. 나를 잃어버리기


내 마지막 취미생활이 언제였는지 기억해 보세요. 아이를 낳고 한 번도 영화관에 가보지 못한 건 아닙니까? 친구들과 마지막 만난 건 언제인가요?


엄마가 되었다고 엄마가 되기 전 나를 잃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나를 즐겁게 하는 것, 나를 특별하게 만드는 걸 잊고 지낸다면 어느 날 모성에 후회가 몰려올 수 있습니다.


당신의 꿈과 열정을 기억하세요. 운동을 좋아한다면 운동을, 그림그리는 것을 좋아한다면 그림을, 글을 쓸 때 행복하다면 억지로 짬을 내서라도 글을 써야 합니다. 엄마 또한 배출구가 필요합니다.



8. 하소연하기


네. 엄마는 힘듭니다. 그렇다고 힘들다고 매번 앓는 소리를 하는 건 매력 없습니다. 하소연을 자주 하다 보면 때론 내가 지금 하소연하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하소연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소연 대신 이야기를 하세요. 일이 꼬이거나 뭔가 놓치고 있는 기분이더라도 일단 긍정적으로 생각합시다. 일단 긍정적이 되면 행복에 조금 가까워집니다.



9. 서두르기


'장보기' '베란다 청소하기' '커텐 빨기' '아이 장난감 소독하기' '기저귀 주문하기' '아이 한글 가르치기' ...


해야 할 일이 언제나 넘칩니다. 한 번에 하나의 일을 하기엔 시간이 부족하죠. 아이에게 책을 읽어 주면서 빨래를 접습니다. 하지만 그럴 필요 없다. 여유를 가지세요. '해야 할 일'을 줄이세요. 빨래도 청소도 설거지도, 해야 할 일은 맞습니다. 하지만 오늘해도 되고 내일해도 됩니다. 지금 당장 하지 않는다고 큰 일이 나진 않습니다.



10. 싸우기


우리 아이가 스스로 옷을 입었습니다. 기쁜 마음에 박수를 치고 칭찬을 했는데 티셔츠를 거꾸로 입었네요. 옷을 벗겨서 다시 입히면 아이는 기분이 상해 반항할 겁니다.


매일 티셔츠를 제대로 입을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의 모든 순간 모든 행동을 바로잡으려 하지 마세요. 때론 그냥 두는 게 좋을 때도 있습니다.


티셔츠를 거꾸로 입고 나간 아이를 보면, 사람들이 '엄마는 뭐하고 아이 옷 하나 챙기지 않나' 손가락질 할 것 같으시죠? 오히려 '아이 혼자 옷을 입었구나' 눈치채고 그 모습이 귀여워 웃을 겁니다. 아이의 자립심을 칭찬할 수도 있습니다.




웅이와 침대에 누워 매일 '오늘 행복했어?' 묻습니다. 웅이는 고맙게도 매번 '응!'이라고 답합니다.


"오늘은 아빠가 책을 다섯 권이나 읽어줘서 행복했어."

"오늘은 엄마가 치즈과자를 만들어줘서 좋았어."

"오늘은 어린이집에 친구들이 모두 다 와서 좋았어."


웅이는 아주 구체적으로 그날의 행복했던 순간을 말합니다. 행복했던 한 순간으로 하루가 행복했다고 말합니다.


스스로에게 같은 질문을 해봅니다. "행복했어?" "글쎄..."


분명 남편과 아이들과 뒹굴며 깔깔 웃었고, 회사에서 동료들과 서로를 응원하며 가슴 따뜻했는데, 행복했냐는 질문에 주저하게 됩니다. 웅이를 보며 내가 행복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고 있구나. 싶어집니다.


매일 행복하진 않지만 행복한 일은 매일 있다


그림 동화 '위니 더 푸'의 명대사입니다. 행복한 엄마들이 하는 한 가지가 있다면, '작은 일에도 행복하기'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