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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rina 임아영 Jan 02. 2020

키 큰 여자, 문득 키 큰 것을 실감할 때 3

맞다. 나 키 컸지?

키 큰 여자들의 일상? 

키 이야기를 좀 더 많이 듣는 것을 제외하고는 별거 없는 것 같다.


키 큰 여자들은 본인이 항상 키가 크다고 인식하고 사는 것이 아니라

모델, 연예인, 인플루언서가 아닌 이상 

(그들이 아니라서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 사실 모르겠다.) 

일반 인간으로(?) 평범하다고 생활하고 하루를 보낸다.


그런데 일상생활 중, 

문득 나의 키가 꽤 크긴 큰 것 같다고 인식하고 실감할 때가 있다.


키 175cm 이상의 여자가 키 큰 것을 실감할 때, 

언제인지 지금 함께 알아보자. 




 

1.    지하철에서 의도치 않게 

다른 사람들의 정수리 스멜(?)을 맡을 때


만원 지하철은 여러 사람에게 곤욕스러운 현장이다.himderuyo


아침 출퇴근 시간, 만원 지하철을 타는 175cm 이상의 키 큰 여자 직장인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첫째 – 생각보다 키 큰 남녀노소가 많지 않다. 

혼자 우뚝 솟아있는 나를 보면 “아, 참 내가 키가 컸지”하고 새삼 실감한다. 


둘째 – 스크린도어로 비치는 내 모습. 그 옆에 아무도 나보다 키 큰 사람이 없을 때.

고만고만한 사람들만 옆에 잇고 그 옆에 우뚝 솟은 나를 보면 새삼 “아… 진짜 크다”하고 느껴진다. 


그리고 셋째 – 열차 안/ 버스 안에서다. 

키가 크다 보니 사람들이 생각보다 머리를 감지 않는구나(????)라는 TMI를 알 수 있다.

키가 크다 보니, 윗 공기가 조금 더 맑다는 것은 팩트이나 (사실 만원 지하철과 버스에서는 별 차이 없다), 

의도치 않게 나와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이 깔끔한지, 머리를 감았는지, 감았다면 언제 감았는지 

– 콧쿠멍으로 전해져 오는 원하지 않는 스멜로 알 수 있다는 말… 이다…


괴롭다. 

우리.. 머리 감자.

키 큰 여자를 위해 감아주면 더 좋겠지만, 그냥 당신의 탈모 예방을 위해 감아보자. 




2.    친구가 멀리서 찍어준 사진을 볼 때


넷플릭스 tall girl cast. 주인공이 유달리 크다. 주인공의 심정. 내가 알고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175 cm 이상의 여자라면 너무나 잘 안다.tallgirl


모든 키 큰 여자가 비율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상대적으로 키 작은 분들보다는 키 덕분에 누리는 효과가 있다. 

머리 크기가 작아 보인다는 효과. 


사실 머리 크기가 크다 작다, 얼굴 크기가 작다 크다 -

이런 건 너무나 서양의 美관점에 치우친 것이기 때문에 필자는 이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머리 크기가 미의 기준과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아무튼, 우리나라에서는 얼굴과 머리 크기가 작을수록 예쁘다고 생각하고, 이를 동경하는 문화가 있기에 

- 평소에는 별로 느끼지 못하다가, 미친 듯이 줌 아웃한 사진이라든지, 

친구가 멀리서 찍어준 사진을 펼쳐보면 “아, 맞다. 나 키 컸지”하고 새삼 느낀다. 


키가 작은 친구와 찍은 사진을 보면 더더욱 느낀다. 

필자의 경우 앉아있으면 키 큰 줄 모르는 이미지를 갖고 있어서인지 

유독 친구들이 사진을 보면 “언니 키 진짜 크긴 크다”하고 덕담을 해주곤 한다. 

그때서야 필자도 느낀다. 정말 내가 크다는 것을. 



3.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꺼내 달라고 하거나 

형광등 갈아달라고 할 때


젠더이슈라고 치부하기엔, 그냥 오래전부터 형광등 갈기, 위에 거 꺼내기는 키 큰 남자들의 몫이었다. 그런데 우리 집은 다르다. “아영아, 위에 저 컵 좀 꺼내 줘”라고 어렸을 때부터 많이 들으며 자라왔다. “키가 크니까 네가 꺼내 줘”라는 호출이 들어오면 말없이 가서 꺼내 주는 것이 일이었다. (뭔가 쓰다 보니 멋있다.(?))


ㅋㅋㅋㅋ.tall girl


이밖에도 

사람들이 목을 사선으로 치켜들고 나를 쳐다볼 때.

지하철에서 앉아있다가 내릴 때가 다가와 일어섰는데 앞사람 보다 내가 클 때. 

이불속에서 내 발을 찾고 있는데 문득 멀리 있다고 느껴질 때.

신발 샷 찍는다고 카메라들이댔는데 생각보다 내 발이 굉장히 멀리 있구나 - 하는 원근감을 카메라가 잡아낼 때. 

그리고 내가 보기에도 큰 여자/남자가 내 옆을 스쳐 지나가는데 알고 보니 나랑 키가 똑같을 때. 등이 있다. 


주변 사람들은 매우 느끼겠지만, 

필자처럼 좀 둔한 스타일은 사실 평소에는 키가 크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고 산다. 

그러다 가끔씩 위 경우가 닥쳐올 때만 느끼고 사는 것이니

부디 – 굳이 키 크다고 말하면서 이야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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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Rachel

어쩌다 보니 홍보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글을 잘 쓰고 싶고, 세상을 다채롭게 살고 싶은 호기심많은 사람입니다. 직장생활의 희로애락을 글로 쓰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어내려 합니다. 글 속 인물은 모두 허구의 인물이며 어느 사람도 명시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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