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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하는 카리나 Oct 28. 2019

팀장님, SNS ‘이렇게’ 사용해보세요

가마니있으셔도 됩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100일이 지났다.


‘직장 내 괴롭힘’은 직장 내 지위나 관계의 우위,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을 것 그리고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다. 대표적으로 ▲ 회식자리에서 술을 못하는 직원에게 술을 마시라고 강요하는 것이 있고, 일상적으로 하는 ▲동료 험담, ▲ 개인적인 심부름시키기 역시 괴롭힘이다.


그렇다면 SNS에서 벌어지는 괴롭힘은 어떨까?

회사라는 특정한 장소가 아니더라도, 회사로 엮였다면 장소가 어디든 직장 내 괴롭힘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한다. 하여 SNS 활동을 할 때에도 조심해야 한다. 과장해서 말하면 팀장으로서 조금 더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후배 직원에게 댓글을 남겼는 데, 팀원 입장에서는 괴롭힘으로 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SNS시대, 어떻게 소통해야 후배들과 즐겁게 회사생활을 할 수 있을까.

오늘은 팀장이라면 꼭 알아야 할 SNS 사용백서를 다뤄보겠다.




1.친구추가신청? 또르르..누르지마세요...☆


어느 날. 알 수도 있는 친구에 부장님이 떴다. delete delete delete 삭제삭제삭제 .jpg


사실, 직장 내 괴롭힘의 의심을 0.00001%라도 받지 않으려면 굳이 불구멍으로 뛰어들지 않으면 된다. 기술의 발달(?) 탓에 전화번호를 저장하면 자연스럽게 ‘알 수도 있는 친구’ 또는 ‘추천 친구’ 뜨는 후배 직원들. 내가 혹여 섭섭하게 한 것은 없는지, 평소 잘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에 친구 신청을 누르고 싶다면?  


STOP. 멈춰라.

당신이 친구 신청을 한 순간 후배 직원들과 한 걸음 더 멀어질 것이다.


SNS는 사적 공간이다.

주로 나의 ‘친구’들과 서로의 근황을 주고받으며 즐거운 감정을 공유하는 곳이다. 그리고 나를 표현하는 곳이기도 하다. ‘회사원 Rachel’을 SNS에 표현할 수 있지만, 대부분 회사원이 아닌 ‘나 자신’을 표현하는 창구다. ‘친구’들과 서로의 근황을 주고받고 즐거운 감정을 공유하는 곳에, 공.적.인.간.관.계로 맺어진 팀장이 대체 웬 말이냐.


부하직원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평소 나에게 일만 시키는 사람, 내가 컨펌을 받아야 하는 어려운 사람과 SNS 친구 하고 싶을까? 게다가 내가 먼저 추가하지 않았는데, ‘친해지고 싶다’는 이유로 먼저 나를 추가한 ‘배려있는 갑질’을 받아주고 싶을까? 친구 추가를 확인하는 순간 부하직원은 ‘ㅈ 됐다. 팀장 새끼가 친추했어’라며 친구들에게 자신의 불쌍한 처지를 호소하고 있을 것이다.


상사와 ‘SNS 친구’가 되는 순간 나의 SNS는 사적 공간이 아니라 공과 사가 합쳐진 공간으로 변모한다.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맘껏 포스팅했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포스팅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판단해야 하는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그러니, 제발. 부하직원과 친해지고 싶다는 이유로 친구 신청은 하지 말자. 당신과 부하직원은 친구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추하고 친해지고 싶다고?



2. 좋아요봇팀장님? 사양합니다만^~^


굳이 하지 말라는 친추를 이미 한 당신! 꼰대!! 반성해라!


이미 SNS 친구가 되었다면 후배 직원을 위한 SNS 에티켓을 알려주겠다.

일단 아래 예시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찾아보자.



멈춰라.

댓.글.멈.춰.라… 제발 달지마로라..


후배 직원 입장에서는 당신의 격려와 칭찬이 물론 고맙다. 하지만 당신이 댓글을 쓰는 순간, 후배 직원은 부담스럽다. 친구가 댓글을 달면 그 메시지에 답을 하든 안 하든 상관없다. 친구들은 이해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신이 댓글을 달면 1초 안에 분위기가 묘해지며 아래와 같은 고민을 시작한다.


1. 당신의 메시지에 답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Do or Don’t )
2. 답을 한다면 언제 해야 할지 (When)
3. 뭐라고 답멘션을 남겨야 할지(What)
4. 어떻게 해야 오해 없는 말투로 괜찮게 넘어갈지(How)


왜 굳이 댓글을 남겨서 후배 직원에게 4가지 고민을 하게 만드는가! 당신… 너무하다.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 나의 사생활을 노출하는 것도 신경 쓰이는데, 댓글까지 남겨서 왜 사생활까지 눈치 보게 만드느냔 말이다.


너의 좋아요가 나에게 얼마나 부담되는지 알고있니~ 팀.장.님.아.^~^.jpg


그렇다면 ‘좋아요’만 열심히 누르는 ‘좋아요봇’ 팀장이 되는 것은 어떨까?


진심으로 조언한다. 할 거면 어떤 상황에서라도 계속 눌러라.

당신의 기분에 따라 ‘좋아요’를 했다가 안 했다가 하지 말아라. 일관성 있게 하려면 계속하고, 안 했다면 영원히 하지 말아라.


사실, ‘좋아요’도 안 하는 것을 추천한다. 분명 회사에서 부하직원은 당신의 썽에 차지 않아 실수를 저지를 테고, 당신은 후배 직원을 혼낼 것이다. 그 날 후배 직원의 인스타에 올라온 게시글에 ‘좋아요’를 누르면… 후배 직원에서는 당신은 ㅂㅕㅇ..ㅅ..ㅣ..ㄴ.. ㄸㅗ..ㄹ ㅏㅇ ..일 것이다.



가만히 있자. 후배직원에게는 가마니씨가 되어주는 것이 상사로서 큰 역할이라능.jpg


SNS는 직접 대면채널이 아니기 때문에 무심코 적은 글, 좋은 의도로 적은 댓글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곳이다. 신경 쓸 것도 많고 살기도 팍팍한데, 뭐하러 오해 제조기 SNS에 뛰어드는가. 친해지고 싶은 시도는 좋았지만, 굳이 후배 직원과 무리해서 친해지려 하지 말자. 우린 공적인 관계로 시작했다. 그래도 후배 직원이랑 친해지고 싶다고? 친해지고 싶은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 조용히 기다리자. 무언가 하려 하지말고, 가만히 '가마니'가 되어보자. 당신과 친해질 사람은 어떻게 서든 친해진다. 마음을 비우자.



p.s. 후배 직원이 당신과 친해지고 싶은 징조

후배 직원이 SNS에 올렸던 개인 생활을 당신에게도 이야기할 때, 그들은 당신에게 마음의 문을 조금 열었다고 볼 수 있다. ‘임 대리, 어제 인스타에 봤어. 어제 마라톤 다녀와서 오늘 힘들지?’와 같이 관심의 표현 제발 접어두자. 온라인에 포스팅한 것을 오프라인으로 당신이 먼저 말을 꺼내는 순간, 당신은 차단감이다.  




Writer / Rachel

어쩌다 보니 홍보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글을 잘 쓰고 싶고, 세상을 다채롭게 살고 싶은 호기심 많은 사람입니다. 직장생활의 희로애락을 글로 쓰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어내려 합니다. 글 속 인물은 모두 허구의 인물이며 어느 사람도 명시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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