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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의 전쟁


사실 저는 인공지능과 자동화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그동안 기계와의 경쟁, 파이널 인벤션, 로봇의 부상, 인공지능의 미래, 제2의 기계시대, 인간은 필요없다 등 이런 주제를 담고있는 다양한 책들을 읽어봤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내용이 비슷합니다. 처음에는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는 직업들에 대해서 자극적으로 나열합니다. 그리고 교육을 통해 창의적이고 가치있는 일을 찾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주장으로 마무리합니다.

과연 전문가들의 말처럼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까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교육은 거의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저 남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무한경쟁의 수단으로 전락할 뿐입니다.  


앞으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창의적인 직업이 생겨난다면, 지금 그런 일자리가 만들어져 실업율이 제로가 되면 좋을 텐데요. 현재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미래에는 가능하다는 근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경제의 핵심은 자원입니다. 얻을 수 있는 에너지와 물자에 따라 GDP, 즉 총 생산량이 결정됩니다. 산업혁명 때는 기계의 힘으로 더 많은 자원을 캐내고 물건을 끊임없이 생산하였습니다. 덕분에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고, 농업과 제조업에서 밀려난 사람들도 서비스업으로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인공지능으로 제2의 일자리 파괴가 발생하면, 이 인력을 흡수할 새로운 직업이 생겨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그만큼 경제의 규모가 더 커질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구의 자원은 이미 한계치에 다다랐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하루빨리 화성을 개발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저자인 앤드루 양은 벤처 포 아메리카라는 비영리조직을 운영하며, 청년들이 스타트업을 창업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왔습니다. 이를 위해 미국 전역을 돌아다녔는데, 자동화와 실업으로 많은 곳이 황폐화된 현실을 눈으로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 2020년 대선 출마를 결심했다고 합니다.


이 책은 인공지능의 위험성 보다는 그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대규모 실업이 발생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사회와 그 안에서 아무런 희망없이 살고 있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또한 교육으로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는데 그치지 않고, 기본소득 같은 보다 직접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합니다.


이를 위한 재원으로 부가가치세를 걷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빌 게이츠는 로봇세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이는 실현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눈에 보이는 기계는 한 대씩 부과할 수 있지만 소프트웨어로 인한 자동화는 측정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은 세금을 올리는 것에 거부감이 있습니다. 그러나 부가세를 올려도 일반 국민들은 내는 세금보다 받는 기본소득이 훨씬 많습니다. 대신 인공지능으로 큰 이익을 얻는 사람들은 그만큼의 돈을 다른 이들에게 돌려줘야 합니다.




솔직히 앤드루 양이 대통령에 뽑힐 확률은 지극히 낮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본소득이 정착되기엔 아직 가야할 길이 멀었습니다. 또한 돈을 받는다고 해도 최소한의 생계만 유지할 정도고 그만큼 양극화는 더 심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혹시라도 이런 주제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드립니다. 미래를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어떻게 변할지는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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