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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꾸러기 꽃(놈)을 깨우는 비

진리를 따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by 롱혼 원명호

따다다닥, 따닥

창밖의 빗소리가 요란스럽게 울어댄다. 마치 양철지붕 위에 떨어지듯 한다. 아직 늦잠 자고 있는 세상 만물을 깨우느라 리드미컬 두드리는 타악에 눈을 감고 있으려니 나의 마음까지 두드리고 있어 봄 이야기를 해본다.


세상의 출발은 함께였지만 누구는 빠르고 누구는 늦는 것처럼 만물도 기다림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이 비에 벚꽃이 떨어져서 아쉬움도 있겠으나 그래도 이 비에 늦잠이 깨어 마지막을 꽃피우는 놈도 있는 것이다. 봄비로 인한 낙화와 대비되는 화려한 주인공이 될 튀는 나무는 어떤 게으른 놈인지 혼내주려 이번주말 황구지천을 나가보려 한다.


때를 맞춰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우주의 팽창에 따른 거시적 진리이다. 이를 따르면 자연이던 사람이던 살아가는 행복을 맞이한다. 불쑥 튕겨 나와 독불장군의 자신만의 핑계로 도드라짐은 역행의 재난으로 불행을 초래하게 된다. 겨울을 이겨낸 봄꽃은 필 때 다 같이 피고 떨어질 때 다 같이 떨어져 화려함도 아쉬움도 자연의 순리에 따라 흘러가는 것이 옳다. 이 단순한 진리의 이야기는 사람의 삶에서도 마찬가지라 본다.


브런치스토리를 읽다 보면 다양한 삶을 만나게 된다.

아픈 사연에서 지친 사연 기쁜 사연 힘이 나는 사연 등 여러 삶들에서부터 내가 주로 찾아 읽어 보는 진지한 삶의 인문학적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다들 비슷한 범주 속에서의 진리를 이야기를 한다. 그런 글을 자주 접하다 보니 나도 그런 범주 속의 나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


진리를 따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삶은 단순하게 진리를 따르며 사는 우직한 힘은 오랜 시간 검증된 고전의 진리에서 나온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있는 것을 그대로 인정하고 따르면 된다. 나머지는 내적 충만을 위해 뻔뻔하게 즐기면 되는 것이다.


우생마사(牛生馬死) :
인생을 살다 보면 일이 순조롭게 잘 풀릴 때도 있지만 어떤 때는 일이 아무리 애써도 꼬이기만 합니다. 어렵고 힘든 상황일 때 흐름을 거스르지 말고 소와 같은 지혜를 가져보는 것도 마음이 편해지고 다음을 기약하게 됩니다.


어쨌든 이 봄비에 놀라 마지막으로 깨어나는 봄꽃들은 부디 내년에는 정신 바짝 차려서 찬바람을 뚫고 남보다 일찍 깨어나 사람들에게 세상사는 용기와 힘을 전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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