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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도는 이야기에 정신을 잃다

큰 목청의 시대는 가고 있지 않은가

by 롱혼 원명호

페북을 잘 안 하지만 그래도 사회 활동을 하면서 맺어진 인연으로 페친들이 있기에 가끔은 그들의 주변 소식 위주로 아이들 이야기나 요즘 근황의 이야기를 듣고 인사도 나누기도 한다.


그런 친구 중 전에 회사에 근무할 때부터 잘 알던 사람이 있다. 해외 주재원으로 근무를 하고 있어서 그 인연으로 잘 알게 되었고 그분은 주재원을 마치고는 그곳에 눌러앉아 해외 사업을 하였다. 그 시간이 어언 20여 년이 넘어가는 것 같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곳에 삶의 터전으로 살고 있으니 해외 교민이 다되었다.


그 사람은 주재원 당시 매우 열성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이었다. 매사 활발하고 도전적이어서 대화를 하다 보면 배울 점이 많아 늘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상을 받을 때면 어김없이 페북에 올려 뿌듯해하기에 축하한다며 화답을 해주기도 하였다.


그러던 그가 몇 년 전부터는 아예 본인 이야기는 안 하고 나라 걱정만 하고 있다. 무척 화가 충만되어 있는 사람으로 변하여 무엇인가 대의로서 사명감 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다른 페친의 이견에 대해서는 무시를 하며 많이 배운 사람들이 왜 이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부정으로 답답해한다.


삶의 주객이 바뀐 것 같다.

본인의 삶에서 뭔가에 홀린듯한 나름 정치인의 삶으로 바뀐 것 같다. 물론 해외에 있으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고들 하지만 걱정되는 나라를 위한 생각에 때문에 잠시도 본연의 생각을 할 틈이 없어 보여 안타까움에 페친에서 나오려 한다.


나라의 현안을 무시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무엇이 옳고 그르고를 논하는 것도 아니라 요즈음 내가 바라보는 삶에 대한 관점은 우리 브런치가 추구하듯 자기 이야기를 하며 거기서 파생되는 더러는 정치 이야기도 곁들이면 주변에서 덜 피곤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삶은 한 번뿐이다
삶에 비굴하게 질질 끌려가지 마라
당신이 분노하여야 할 대상은
이 세상이 아니다
당신이 현재 삶에서 먼저
슬퍼하고 분노하면서
“NO!"라고 말하라. Say No!
그리고 당신의 삶을 스스로 끌고 나가라
당신이 주인이다

- 세이노의 가르침 (세이노/데이원)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점점 극단으로 예민해져만 가고 주변은 자의던 타의던 자칭 정치 이야기들이 많아져 간다. 그러기에 어디서든 심지어 친척간에도 자기 속내를 솔직하게 편히 하기가 힘들어졌다. 정치인들의 탓이 제일 크겠지만 당장 내가 보지 못한 알지도 못한 소리를 듣고 흥분부터 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볼 사안이다. 큰 목청의 시대는 가고 있지 않은가


삶을 거시적인 관점에서 큰 흐름에 맡기고 차분하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어주면서 공감도 하며 희로애락 감정을 나눌 수 있는 내면의 힘을 키우며 살고 싶다.


글을 쓰며 글을 좋아하다 보니 나도 많이 포용적으로 변해 가는 것 같다.

문득, 커피잔을 들고 모여 앉아 수군거리림이 들리기에 예민한 이 아침에 또 하나의 편견으로 내 생각이 그렇다는 것을 글로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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