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롱혼 Jun 02. 2023

잠시 멈춰보자 그래야 보인다

다음 선택된 것을 하기 위해서

일단 멈춤은 횡단보도 우회전만 말하는게 아니다.


잠시 말을 끊고 두 손을 모으고 조용히 바라만 보자. 살포시 포갠 입술과 그윽한 두 눈 그리고 느껴지는 들숨과 날숨 그러면 다음 우리가 할 행동이 무엇인지 알아차리게 된다.


멈춤은 위대하다.

모든 것을 포용하고 있는 멈춤은 최고의 포텐셜을 지닌 모든 것의 전부이기에 그렇다. 뭔가 이상하거나 아닌가 싶으면 우리는 하던 것을 일단 멈추어야 한다.


그렇게 생각과 마음 그리고 입술의 조급한 두드림까지 멈추고 나면 다음이 선택된다.



만트라는 마음속으로 또는 소리 내어 자주 반복해서 끊임없이 지저귀는 잡념과 소음을 침묵시키는 소리나 말을 가리킨다. 만트라는 산스크리트 어로서, '만 man'은 마음을 뜻하고 '트라 tra'는 도구를 의미한다. 만트라는 '마음의 도구'이다. '트라'에는 또 '자유'라는 의미도 있다.

 

나의 만트라는 멈춤과 실행이다.

멈춤은 지금을 모두 내려놓는 것이고 실행은 지금 선택된 것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멈추고 나서 실행하라'.



오후 3시 물 한잔을 마시다 와이셔츠 단추가 터져 나갈 듯 부풀어 오른 배를 부여잡고 갸우뚱거린다.  허리띠를 바싹 조여매고 홀쭉해진 뱃살을 기분 좋게 바라보던 오전과 이렇게 다르단 말인가 그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가


커피를 한잔 마셨고 앉아서 PC를 두드리고 점심을 먹은 것 밖에 없는데 어째서 더부룩한 배는 이렇게 숨이 가빠오는가 무슨 병에 생긴 걸까?

아니다. 내과 선생님께서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셨다.


멈추질 못해서 이런 것이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잔을 내려놓는 듯하다 다시 들어 올려 마신다. 멍한 상태에서 다른 생각을 하는 듯하더니 휘휘 잔을 돌려 마저 마셔 버린다. 그리고는 다시 내려놓으며 빈 잔을 들어보고는 그제야 밀어 버린다. 그리고 식사시간 식판에 음식을 담아 끼리끼리 공손히 모여 앉더니 무의식이 지배하는 식사를 한다. 수저도 필요 없다. 두리번거리는 두 눈과 큰 입으로 젓가락을 휘두르며 집어 올리더니 경쟁적으로 쓸어 담아 버린다. 이 와중에 먼저 일어서는 놈도 있다.


STOP! 멈추어라

모든 행동을 생각과 의식과 판단을 잠시 멈추는 것이다. 그리고 크게 숨을 한번 쉬고는 지금 하는 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 알아 채자는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한 발 앞선 조급한 생각들이 우리의 행동을 이끌고 있으니 커피도 마시는 것조차 모르는 채 흡입하고 식사도 경쟁적으로 바삐 들 먹는다. 그렇게 시간의 조급증이 밀려 사는 것이다. 마치 시간이 우리를 가스라이팅 하고 있다.


의식도 신경도 지금 하려는 행동과는 다르게 엉뚱한 곳에 집중하다 보니 다들 제기능을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단 모든 것을 멈추고 난 뒤 하려는 의미를 알고 선택된 행동을 하자는 것이다.


아침에 이 글을 꼭 쓰고 싶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운이 좋은 사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