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이 젖어본다

비 오는 날 괜스레

by 롱혼 원명호

기분 좋은 비가 내린다.


비가 내릴 때의 기분은 참 여러 가지이다.

시원함, 통쾌함, 비장함, 우울함, 가벼움, 즐거움, 어두움, 슬픔, 기쁨, 짜릿함 등등


어디에서 어떤 감정으로 비를 맞느냐에 따라 수시로 기분이 달라진다. 비가 주는 묘한 감정이입이 즐겁다.




오늘 아침 비는 내게는 기분 좋은 비다

왜 그런지 이유는 모르지만 그렇다.


감정의 천박함을 떠나 낭창거리는 기분을 쫓아 감정의 카드를 세세하게 많이 준비를 해 놓고 하나씩 골라 드는 삶도 여유와 함께 사는 즐거움 같다.


비가 와서, 해가 내리쬐서, 청명해서, 깨끗해서, 구름이 짖어서, 안개가 끼어서, 눈이 와서, 바람이 불어서, 천둥 이쳐서, 주변에 휩쓸리며 움직이는 감정을 부지런히 쫓아다니며 내가 선택한 나의 감정에 충실해 보자. 남들을 쳐다볼 필요도 없다.


느끼는 감정은 오롯이 내 것이니까 그렇게 비밀스럽게 혼자만 느끼면 되는 것이다.


숨겨놓은 알사탕을 까먹듯 두근거리며 달콤함에 빨리 취하는 지금 글을 쓰며 바라보는 창밖의 감정은 금세 비를 닮아 촉촉해졌다.


아~ 좀 더 이 기분을 간직하고 싶다.



감정 고르기 >


옷장 속의 옷만

고르는 게 아니다


세밀한 감정의 언어를

고르고 있다


어떤 게 어울릴까

이것저것 꺼내보다


툭 하고 던져진 것이

핑그르르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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