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이 즐거움을 준다
6월 마지막주 월요일 인천 공항에 갔다. 딸이 귀국하는 날이라 마중을 나온 것이다.
사람들이 많다. 붐비는 인파가 코로나 시절과 천지차이라 너무나 낯설게 느껴져 조심스럽게 그 틈으로 들어가고 있다.
전광판 안내에서 확인한 딸이 나오는 달라스발 도착 게이트는 E 게이트라 알려준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들어선 공항은 B 게이트 앞이다. 많은 인파로 붐비고 있는 공항에서 앞으로 헤집으며 나서려는데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밀치며 모여든다. 사진기를 들고 핸드폰을 치켜세워 들고 비벼대며 야단이다. 이리저리 밀리다 보니 맨 앞줄에 나섰다.
'아이돌이 나오는가 봐'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갑자기 연신 찰칵대며 소리를 지르고 야단이다. 검은 마스크에 선글라스까지 끼어 분간조차 안 되는 남자 한 명이 손을 흔들며 바로 내 앞을 지나가고 엉겁결에 잠시 휩싸였다.
'누굽니까?'
궁금하여 사진을 찍던 기자에게 물었다.
'태용이예요 태용이'
'태용??'
당연 모른다. 한바탕 소동을 지나 사람들의 틈을 헤치고 E게이트 앞에 서자 이곳 또한 연실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 장마통에도 수학여행은 온듯한 학생들이 많다. 신이 나 웃음꽃을 피우고 이를 통제하려는 인솔자는 깃발을 흔들며 땀을 빼고 있다. 어느 나라나 똑같은 모습에 웃음이 난다.
개별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바로 앞 유심칩 파는 곳으로 직행을 하여 익숙한 듯 번호표를 뽑고 일부는 빵을 사 먹으며 마치 여기 사는 사람들처럼 너무나 익숙해 보인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나오는 대부분 사람들이 행동 패턴이 서로 약속이나 한 듯 똑같다.
요즈음 여행은 낯선 곳이라도 미리 블로그나 유튜브를 참조하여 내 집처럼 해야 일들과 먹을 것 구입등 시뮬레이션을 하고 오기에 거침이 없다는 것이다. 하기사 지구 끝 오지라도 별난 유투버들의 활약이 워낙 활발하여 관심만 있다면 사전에 파악을 하여 다니기에 편안한 여행들을 하는 것이다. 대단한 글로벌인 들이다.
사람들에 한눈을 팔다 보니 비행기 도착한 지가 한참인데 아직 딸이 나오지 않는다. 카톡으로 연락해 보니 아직 짐을 못 찾고 있다고 한다. 아메리칸에어라인에서 짐을 못 찾은 경험이 있던 터라 덜컥 겁이 났었는데 잠시 후 카트를 밀고 나서는 딸이 보인다. 다행이구나.
플래카드라도 걸어야 하는 금의환향을 하는 터라 만남의 기쁨에 공항을 나서는데 계속 덥다고, 힘들었다고 칭얼거린다. 아마 부모를 보자 나이 들어도 어리광을 부리고 싶었던 모양이다. 괜찮다 그래도 돼.
공항을 나서자 대뜸 얼큰한 것이 먹고 싶다는 말에 한국인의 핏줄을 새삼 느끼며 아주 얼큰한 환영식사를 하고 나자마자 가방도 풀어 제친 채 피곤에 골아떨어진다 해외생활을 하는 딸의 비행의 길은 늘 피곤하다.
하지만 오랜만에 가본 공항은 오고 가는 사연을 풀고 담고 기대와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래저래 즐거운 곳이고 자주 경험 하고픈 장소다. 더불어 어제 보았던 너무나 활발하고 복잡했던 인천 공항의 모습은 뿌듯함과 함께 꿈틀거리며 깨어나려는 우리 경제의 모습도 기대해 본다.
한바탕 소란이 지나고 아침에 인터넷을 뒤적이는데 '가수 NCT태용 파리에서 도착 엄지 척'제목으로 사진이 뜬다. 어제 들었던 이름이라 자세히 보니 동영상도 나와있다.
아니, 이럴 수가
그들 틈에 가운데 머리숱이 조금 없는 사람이 기자에게 뭘 물어보는 모습이 저 멀리에 보인다. 나에게는 태용이 보다 내가 너무나 생생하게 보인다. 내가 아이돌 귀국 환영인파 앞줄에서 기자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다가 공항이 나에게 이렇게 색다른 즐거움도 주다니
공항이 친근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