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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롱혼 Oct 11. 2023

남는 건 사진이다 했다

스토리를 정리하는 것이 재미있다

주말여행을 다녀온 후 너무 피곤하여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로 하고는 사진을 정리하며 뒹굴거리고 있다. 


빛의 순간을 담은 사진은 그 순간의 감정과 장소, 사람에 대한 스토리가 담겨있다. 그래서 우리는 흔히 여행을 가서도 남는 것은 사진뿐이다라고 말하지 않던가 나중에 그런 사진을 돌려보면 흐뭇하기도 아쉽기도 때론 카타르시스의 흥분을 느끼기도 한다. 그런 스토리를 미리 만들어 놓으려면 감정이 사라지기 전에 사진을 미리 정리해 놓아야 한다. 나는 이런 기록과 정리를 좋아한다.


그런데 모아본 사진들을 보니 내가 찍은  사진은 대부분 경치와 장소의 사진이고 딸이 찍은 사진은 인물에 집중되어 있다. 그도 그런 것이 딸이나 아들은 그들의 인스타그램에 바로바로 멋진 순간을 올리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 같다. 반면 나는 나중 추억을 위해 스토리별로 엮은 사진을 통째로 가지고 있는 것을 좋아한다. 아날로그적인 성향 일 수 있으나 남에게 드러내기보다는 내적인 감성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더 클 것이다.



콜로라도의 주말여행은 멋진 풍광으로 가슴을 넓히고 오겠다는 당초 계획을 달성한 것 같다. 사진을 봐도 시원한 풍광과 멋진 자연의 소리를 담뿍 담았다. 그리고 이번주 토요일 출발할 뉴욕 일 주간의 여행은 세계 최고의 도시라는 뉴욕 곳곳을 다녀 봄으로써 당대의 한계를 체험하고 지금 나의 위치를 자각해 보려 한다는 나름의 목표를 가지고 있기에 아마 그런 쪽의 사진이 담기지 않을까 기대한다. 




휴식을 취하는 오전 내내 사진에 빠져 앉아 있다 보니 다시 허리가 뻐근해지며 자세를 바꿀 때마다 불편해지는 것 같다. 물론 100달러짜리 원샷원킬 이라던 한방치료 덕분 인지는 몰라도 처음보다는 많이 편해졌지만 그래도 이건 아닌 것 같다. 더욱이 이번주말 뉴욕 여행도 앞두고 있으니 말이다.


후다닥 유튜브를 뒤적이다 허리통증 진단과 운동이라는 것을 찾아 따라 하다 보니 나의 문제는 뭉친 햄스트링인 것 같다는 나름의 결론에 도달했다. 곧이어 이어지는 햄스트링 풀기 운동도 계속 따라 하니 점점 허리가 풀어지는 것 같다. 와우~


이젠 사진 편집이 문제가 아니다. 다 팽개치고 품롤러를 깔고 뭉개며 다리를 펴고 누르고 한참을 동영상을 따라 하며 소란을 피웠다. 아마 아내와 딸이 그만하라는 성화가 없었다면 하루를 보낼 태세였다. 


마무리를 하고 시험 삼아 허리를 곧추세워 굽혀보니 팔이 쑤욱 내려간다. 손이 바닥에 닿으려 한다. 

'오매, 이야~ 이것 봐라' 나도 모르게 큰소리를 질렀다. 스트레칭 계속해야 겠다.


이게 무슨 일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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