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대로 골프

스스로 착각하여 열정을 이어 나가기에 힘이 난다

by 롱혼 원명호

드디어 오늘 감이 왔다. 잘 맞는다.

됐어, 이거였어 앗싸~

기쁨의 환호에 얼른 이 감을 잊지 않으려 스윙 포인트를 메모한다. 그리곤 잠시 뒤로 나와 여유 있게 커피를 주문하여 마시면서 다른 타석에서 휘두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혀를 끌끌 차 준다.


힘이 저렇게 들어서야 원

꺾으란 말이야 손목을


혼자 중얼거리며 그동안 티칭 프로와의 포인트 레슨에서 받은 실망과 돈 그리고 집에 오면 골프채널만 켜놓고 살기에 Tv를 따로 가졌던 식구들의 눈총들이 주마등처럼 흐르며 눈물까지 맺히려는 감동이 올라온다. 갑자기 타석에 사람들이 많아졌다. 얼른 일어나서 멋진 나의 스윙을 보여주고 싶어 채를 잡고 으슥이며 천천히 연습스윙 몇 번 휘두르곤 슬쩍 보니 모두 나를 보고 있는 것만 같다. 그리고 내 휘두르는 힘찬 스윙.


엇 이게 아닌데,

왜 이러지 아까는 어떻게 친 거야


메모를 훑어보고 다시 휘들러도 이상하다. 이게 주말 골퍼다. 매번 새로운 것을 배운다 그리고 매번 깨닫는다. 이런 열정과 집념이면 벌써 프로가 되었어야 하는데 말이다. 연습장 골퍼들만큼 지금 하는 일에 매번 할 때마다 집중하여 몰입을 하는 것도 드물다. 누가 보던 안 보던 쉴틈도 없이 계속 공을 부숴버릴 기세로 달려든다. 만일 매사를 이렇게 집중하고 몰입하여 열심히 했다면 원하는 시험 이라든가 어학 하나쯤은 쉽게 통달했을 것이다.


왜 이렇게 매번 열심히 할까? 그리고 그런 열정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 깨우침에 대한 여운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연습장에서 같은 동작으로 계속 채를 휘두르다 보면 확률적으로 라도 몇 번은 잘 맞는다. 그때 착각을 한다. 되었어 이제야 되었다고 소리치며 메모도 하며 만족을 한다. 이것이 마력처럼 다음을 또 기약하는 것이다. 필드에 나가도 18홀을 돌고 나면 잘되었던 한 두 개의 홀이나 한두 번의 샷의 기억이 강하게 새겨지기에 그 착각이 18호 내내 그렇게 칠 수 있을 거라는 아쉬움을 토로하게 한다. 그래서 그 상상이 심해져서 때로는 언더파를 칠까 봐 홀인원 할까 봐 기대와 걱정을 하며 또 다음을 기약하게 되는 것이다. 얼마나 즐거운 상상의 매력이 있는가.


다른 일들도 이렇게 매번 잘된 기억들이 하나 정도씩 남는다면 또 그것이 계속 일어날 것 같은 상상이 된다면 계속 몰입하게 하는 힘이 될 것이다. 그래서 유명한 처세의 글들에서는 작게 세분화하여 만족을 보상을 얻으며 나아가라고 했다. 하지만 그런 것에 대한 비교 대상들은 특정된 몇몇으로 그들의 최종 만족의 기대치가 높다 보니 스스로 매번 포기하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골프는 비교대상들이 모두 한 곳에 모여 비슷하게들 하고 있는 것을 직접 지켜보고 있으니 만만해져 포기가 잘 안 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잘 쳤던 한 번의 기억의 착각이 전부를 지배하니. 환장한다.


이렇게 골프를 하면서 비싸게 돈 주고 배운 멘털의 지름길을 두고 삶의 일상에서는 또 다른 방식으로 방황을 하고 있다. 안타깝다. 이제는 기왕에 배워둔 골프 연습의 그런 감정과 느낌으로 매사를 투영하면 삶이 좀 더 나아질 수 있을 것 같다. 삶의 모든 형태에서 힘을 빼고 리듬을 타며 강약으로 잘 된다는 기대를 가지고 도전하는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한 번쯤은 반듯이 잘되는 것이 무조건 나오기에 무엇을 하든 골프연습하듯 끈기를 가지고 계속 도전하면 잘 될 것이다고 크게 역설하며 오늘 연습장 분풀이를 글로 대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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