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리듬, 새벽에서 시작된다

새벽은 나를 다시 빚는다

by 롱혼 원명호

① 새벽의 리듬


알람 없이 눈을 뜬다

나이 들어서 그런가? 아니다.

오히려 습관이고, 나만의 리듬이다.

전날밤, 아이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새벽을 기다리며 잠자리에 든다.


창 밖은 아직 어둠과 여명이 맞닿아있다. 세상이 조용한 그 틈을, 나는 나만의 '의식'으로 채운다.

이불을 정돈하고 화장실에서 입을 헹군다. 별다른 이유는 없다. 가그린 한 모금이 오늘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작고 은밀한 신호일뿐이다.


물 한잔을 마시고 책상에 앉는다. 혈압약 하나 먹는다. 이제는 필요 없을지 모르지만, 손이 간다. 습관은 때론 이성보다 앞선다.


요가매트 위에서 까닥까닥 발을 움직이고, 다리를 펴고 몸통 스트레칭을 한다. 몸이 깨어난다. 이어폰을 챙기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창밖을 힐끗 내려다본다.

이제 출발이다.


공원을 향하는 길,

그날의 기분의 기분에 맞는 음악을 고르고 가슴을 펴고, 허리를 세우고, 팔을 흔든다. 누구에게 보이려는 건 아니다. 단지, 이 순간 내가 '살아있다'는 확신이 좋다.


공원은 매일 같은 듯 다르다.

어제보다 잎을 더한 나무들, 까치를 놀라게 하는 맨발 걷는 이, 지나가는 사람 구경하는 강아지 그리고 두 손 꼭 잡고 걷는 노부부. 나는 그 다정함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조용히 우회한다. 무념의 몇 바퀴를 돌고 하늘빛이 옅어질 즈음 하나 둘 늘어나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집으로 향한다.


간결한 샤워, 단정한 세면을 끝내고 책상 앞에 앉아 블로그에 일기를 쓴다. 그렇게 마음이 고요해진다.

브런치에 올라온 새 글을 읽고 눈을 감고 잠시 사색에 빠지면 아내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우린 이제 서로의 시차를 맞추기 시작한다. 사과를 깎는 아내, 커피를 내리는 나. 우리의 작은 아침 루틴이 시작된다. TV는 유튜브 경제뉴스로 바뀌고,

'경제 활동을 쉬고 있으니, 이것만이라도 챙겨야지.'

웃으며 끄덕인다. 서로 하루 일정을 조율하고 오전 9시가 되면 나의 아침 루틴은 끝이 난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보여주기 위한 것도 아니다. 그저 내가 나를 위해 만들어낸 시간.

이 고요하고 성실한 새벽루틴이 나의 하루를 지탱한다.


새벽은 나를 다시 빚는다.

어제의 핑계도, 오늘의 두려움도 털어버리고

오직 내 안의 순순한 나로 다시 태어난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그 리듬을 걷는다.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나의 새벽 루틴은 '하루의 마감과 시작의 경계를 긋는 행위'다.


태초 순수한 얼굴과 마음으로 나를 맞이하는 거룩한 시간이며 하루를 묵혀둔 감정과 삶의 찌꺼기들을 털고 남길 것은 기록해 새날, 다시 태어나는 행위.


어제의 변명도 오늘의 두려움도 필요 없다.

리듬을 탄 무의식이 걸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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