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쉼표, 나를 살리는 리듬

쉼은 멈춤이 아니라 나 다움을 지키는 힘이다

by 롱혼 원명호

⑤ 쉼의 리듬


보컬 학원에 다닌 적이 있다.

나를 담당한 젊은 트레이너의 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특히 박자를 자주 놓치는 바람에 숙제를 받아 집에서 아내와 함께 손바닥 장단으로 연습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트레이너 앞에서 노래를 부르면 연결이 매끄럽지 못했고 결국 그는 '제발 숨 좀 쉬세요'라며 호소하곤 했다.


'쉼표 없는 노래는 숨 가쁘고 전달력이 약합니다.

쉼은 호흡과 감정 그리고 리듬을 만들어 내는 힘입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쉼이 있어야 일할 에너지가 회복되고, 사건과 사건 사이에 쉼이 있어야 그 의미가 또렷해진다. 적절한 쉼표가 노래를 아름답게 하듯, 적절한 쉼은 삶을 풍요롭게 한다.


그러나 나는 아직 아직 쉼을 곱게 바라보지 못하고들 있다. 쉼을 '게으름'이나 '놀다'라는 부정적 인식과 연결했기 때문이다. 은퇴 후에도 쉼을 말하는 게 미안하고 사치스럽게 느껴졌다. 하기사 한창 힘을 내는 직장인, 주부, 학생들 조차 일상이 바쁘다는 핑계로 우리는 쉴 자격이 없다고 스스로를 몰아세운다. 하지만 사실 쉼은 곧 삶이다.




아침에 일어나 비워진 머리로 동네 산책실을 걷는다. 일부러 천천히 걷다 보면 마음이 정리되고, 그 탄력으로 하루의 계획이 세워진다. 이어서 헬스장에 들러 아침운동을 한다. 힘들어도 꾸준히 머신에 오르고, 천구의 계단을 밟다 보면 강한 의식이 깨어나 근력운동으로 이어진다. 세트 사이 숨을 고르며 몸과 마음의 균형을 되찾는 순간, 운동의 몰입과 에너지가 최고조에 달한다.


기분 좋게 아침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아내와의 커피타임이 기다린다.

차 한잔의 여유로 침묵조차 긴장이 아닌 에너지의 원천이 된다. 그 뒤 이이지는 독서와 글쓰기. 완전한 정적 속에 몰입하기도 하고, 집중이 흐트러질 때면 스스로와 씨름을 하기도 하지만, 그 또한 나만의 여유 공간이다.


그렇게 하루를 살아내면 어떤 일을 맡아도 거뜬하다. 쉼은 에너지를 발하게 하고, 하루를 생산적으로 완성시킨다. 결국 쉼은 일상 그 자체였다.


아침산책: 햇살과 바람을 느끼는 순간, 단순한 운동을 넘어 '마음의 쉼이 된다.
운동 후 스트레칭: 잠깐의 호흡이 몸과 마음의 균형을 회복시킨다.
차 한잔의 여유: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그 순간이 오히려 하루의 활력을 준다.
가족과의 식사: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이어주는 쉼이다.
디지털 디톡스: 휴대폰을 내려놓고 책이나 음악과 마주치는 것도 쉼이다.
순간: 버스창가에서 잠깐 멍 때리는 순간, 책상 앞에 앉아 깊은 숨을 한번 들이마시는 순간 등.




고요와 움직임 사이의 균형, 단절이 아닌 연결을 위한 리듬, 쉼이 너무 길면 나태가 되고 짧으면 번아웃이 온다. 결국 쉼은 멈춤이 아니라 삶을 깊게 하는 리듬이다. 또 그것은 내가 그토록 매달렸던 '나 다움'을 지켜주는 방편이기도 했다.


고(故) 이어령 교수는 말씀하셨다

'하루를 살아도 자기 머리로 살아야 한다'


'나 다움을 추구하는 사람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시도하고, 되어가고, 생성하는 존재다'는 말씀에서 쉼은 그 방향을 잃지 않게 하는 터닝포인트였다.


'쉼'은 우리의 일상이자 나 다움을 찾아가는 길이었다.


지금 당신의 '쉼' 들은 잘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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