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이걸요? 제가요? 왜요?

또 하나의 왕년에 이야기를 하고 있을 뿐이다

by 롱혼 원명호

일요일 아침 산책을 나서려다 TV에서 흘려 나오는 재치 넘치는 방송인들의 토크 소리에 홀려 소파에 서서히 드러누웠다. 그들은 말한다. 요즈음 MZ세대들은 회사에서 일을 시키면

이걸요? 제가요? 왜요?

한다며 깔깔거리며 웃는다.


명확한 일의 구체성과 범위 그리고 책임의 소재를 알고 일하기 위한 좋은 질문이다. 하지만 항변하는 듯한 발칙한 이런 질문은 지금까지 듣지 못했기에 MZ세대는 이렇게 한다며 웃는 것이다.


왜 그럴까?

왜 이런 당당한 말들을 MZ세대에 와서야 하게 되는 걸까? 그전에는 이런 말을 하지 못했다는 말인가


'나 때는 말이야' 하면서 왕년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잠깐 들어보면

예전 경제성장기에는 전 국민이 우리도 잘 살아 보자며 똘똘 뭉쳐 나라에서 하라면 하는 것이 일상이었고 그 문화는 거의 군대와 같았다. 이후 산업 발전 시대를 거치면서 급속한 국가의 발전에 따라 회사에서는 미친 듯이 일을 하였다. 모두 그렇게 해야 하는 줄 알았으며 개인이나 가정보다 회사가 우선 돼야만 했다.


그러던 것이 IT와 K문화등의 발전으로 한국의 국격 상승되고 선진국에 올라서며 회사와 가정의 갈등이 부각되기 시작하였고 더불어 아이들에게는 부모세대가 하지 못했던 것을 마음껏 해주는 환경이 조성되어 학원, 유학 등 교육 투자를 늘리며 경쟁적으로 아이들을 귀하게 키웠다.


이 이야기를 왜 하고 있는가

사회적 환경의 변화를 이야기하려는 것이다.


지금의 MZ세대는 예전 세대와 비교하여 살고 있는 사회 환경이 좋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먹고사는 삶이 절박하지 않다. 아예 삶의 기본이 한 단계 뛰어넘어 있고 그들의 뒷 배경도 든든하다. 그러니 사회에 대처하는 자세가 당당할 수 있는 것이다.


거기에다 코로나 시기를 겪으며 시대가 갑자기 압축되어 미래의 시간이 빨리 와 버렸다. 개인이 그렇고 AI가 그렇고 사회가 그렇게 변해 버렸다. 그래서 그 시간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사람은 디지털 원주민이라고 부르는 MZ세대 그들인 것이다. 그들은 이렇게 새 시대의 주인으로 자리를 잡으며 체인지가 진행되고 있어 더욱 당당하게 된 것이다.


업무 지시를 받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말. 당연히 해야 되었을 말인

이걸요? 제가요? 왜요?

이 말이 지금 잠깐 낯설어 보이며 아무나 할 수 없는 이야기 같지만 이것도 아주 빨리 한 순간 스쳐 지나갈 것이다. AI 시대로 WEB 3.0 시대가 도래하면서 아마 이보다 더한 개인의 역할이 돋보이며 존중되는 말들과 변화들이 사회 곳곳에서 여러 현상으로 당당하게 나타나게 될 것이다. 감당하시라.


자신의 삶에 당당함이 기본인 세상. 할 말은 하는 세상. 나이보다는 디지털 능력의 세상. 그리고 스피디하며 글로벌화된 세상에 적응된 사람이 주인이 될 것이며 그들이 지금 MZ세대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들은 지금 웃고만 있어서는 안 되고 변화된 사회를 인정하고 그들과 소통해야만 한다.


기껏 업무지시에

이걸요? 제가요? 왜요?

이런 말을 했다고 놀라 웃는다는 것은 또 하나의 왕년에 이야기를 지금 하고 있을 뿐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