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내면의 힘을 키워 외면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찾아왔으면 한다
똑. 똑.
'사장님,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영업 박 차장이 얼굴을 들이민다. 감이 온다.
우리 같은 조그만 중소기업에서는 ‘사장님,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하며 불쑥 찾아오는 사원이 제일 겁이 난다. 십중팔구 그만두겠다는 이야기를 하러 온다. 그래도 이런 사람들은 양반이다. 아예 묻지도 않고 퇴사 날짜만 통보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물론 같은 계통에서 일을 하다 보면 돌고 돌다 다시 만나기에 끝을 깔끔하게 마무리 짓고 나가는 게 좋다고 말들은 하지만 나가는 입장에서는 미안하기도 하고 또는 마음 상해서 끝을 흐릴 수도 있다.
중소기업의 사장입장에서 이들의 이유를 들어 보면
1. 급여가 적어서
2. 나만 힘들게 일하는 것 같아서
3. 개인의 발전이 없어서
4. 동료들이 싫어서
5. 진급에 누락이 되어서 등등
일반적인 이유를 내세운다. 그러나 이는 단편적인 이유일 뿐이다 사실 내막을 보면 급여가 제일 크다. 어디서 돈을 조금 더 준다고 하면 또는 우리 회사가 급여가 제대로 안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움직이는 것이다.
당연하다.
하지만 사장 입장에서는 애사심 운운 하며 회사 입장을 왜 몰라주냐며 마음 상해 하지만 이런 것까지 같이 공감해 달라는 것은 지금은 안 통한다.
나는 회사 직원들이 이기적(좋은 의미)으로 살았으면 한다.
모든 일의 중심을 본인에 놓고 판단하라는 것이다. 급여나 복지, 자기계발등 애사심 따위는 필요 없다만 본인의 가치를 올리는 일에 집중하라는 의미다. 급여가 제일 큰 문제라면 본인에게 이득이 되게끔 배우고 깨우쳐 자신의 가치를 올려 더 나은 협상에 우의에 서라는 의미인 것이다.
우리 연구소 프로그래머 신입 직원들이 오면 내가 꼭 처음에 하는 말이 있다.
‘일이 곧 공부다. 자네들은 돈 받으며 학원을 다니는 셈이다 ‘ 이런 마음으로 회사를 위하지 말고 개인의 발전을 위해 일을 하라고 말한다.
지금 내 앞에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하며 찾아와 앞에 앉은 사람은 앞으로가 불안해서 나가겠다고 한다. 할 말은 없다. 그에게 그렇게 보였을 테니까 회사가 비전 제시를 못하고 그들을 설득을 못한 잘못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곧 찾아가겠다는 회사를 들어보면 꼭 그건 아닌 것 같다. 안타깝지만 주변 분위기에 휩쓸리는 사람들을 많이 봐 왔기 때문에 나도 더 이상의 설득은 안 한다.
차라리 개인 발전을 위해서 나간다는 사람은 칭찬하고 싶고 거꾸로 다른 회사를 소개도 해주고 싶다. 그리고 응원을 한다. 이런 사람은 언젠가 자기 일에서 성공을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 아직 주변에서 이런 사람을 보기가 힘들다.
예전 어느 대기업 연구소에 다닐 때 협업을 하던 파트너 회사의 그곳 연구 직원들은 이상하게도 모두 가슴에 사표 봉투를 꼽고 일하는 것을 보았다. 툭하면 서로 먼저 꺼내는 시늉을 하며 술 먹을 때나 평소 대화를 하며 사표봉투부터 자랑을 했다. 무엇이 문제라기보다는 그들 끼리 현실도피를 하고픈 마음이 더 커 위안을 받고 싶은 심리적 마음과 자신이 아니면 안 된다는 무지의 자신감이 그들을 이렇게 만든 것이다. 지금도 그들을 만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그때 그들 중 제대로 성공한 사람이 거의 없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강한 내면의 힘을 키워 외면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사장님,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하며 불쑥 찾아왔으면 하고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