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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iden Jul 22. 2022

브랜딩의 함정

브랜드가 필요한 시점

브랜드라는 개념은 엘리자베스 시대의 영국 양조업에서 시작되었다. 오크통의 술을 제조자가 구분하고자 불로 달군 쇠로 오크통에 자신만의 표식을 남기는 것에서 그 역사를 찾을 수 있다.. 그래서 브랜드는 burn(태우다)에서 시작되었다.



브랜딩을 가볍게 생각하시는 분은 고작 로고 하나 정도의 가벼움으로 생각하시는 분도 있다. 디자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말투, 톤 앤 매너, 이 모든 것이 사실 브랜드+ing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 고작 로고 하나 개발을 위해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다르게 보일 수 있는 전략을 기획한다.


브랜드의 이미지는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에 근거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어떤 브랜드던 사람들은 브랜드를 인식할 때, 마치 사람을 인식하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인식을 한다.  잡코리아가 진행했던 대학생들이 생각하는 기업 이미지를 보면 이해가 쉬워진다.


출처 잡코리아

 

생각보다 클라이언트의 언어는 두리뭉실하고 명확하지 못하다. 이것은 클라이언트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시각을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것일 뿐 그리는 그림들은 어느 정도 명확하다.


남성적인 느낌의 브랜드를 추구한다고 하더라도 사실 남성성은 다양한 군상을 가지고 있다. 턱선이 강한, 혹은 수염이 매력적인, 그을린 피부 등 구체적으로 가기에 상당히 여러 가지 갈래가 있다. 그래서 나는 클라이언트와 대답하다가 브랜드의 이미지를 연예인을 통해 이미지를 조정한다.


당신이 말하는 남성성이 연예인 이진욱 같은 느낌인지 마동석 같은 느낌인지 조진웅 같은 느낌인지 클라이언트의 언어를 읽어내는 것도 사실 브랜딩의 일환이다. 왜냐면 브랜딩은 저 사람의, 저 사람을 위한, 저 사람에 의한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만들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나는 편집디자인에 가깝다고 본다. 어떤 점을 부각하고 어떤 점을 감출지 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업체들은 의외로 스스로의 강점과 차별점을 객관적으로 말하기 힘들다. 그렇기에 어떤 점을 보여주고 어떤 점을 보여주면 안 될지 결정하는 것을 간혹 놓칠 때가 많다.



대표나 실무자들의 가장 안 좋은 습관 중 하나는 자신 스스로의 객관화가 안되고 있다는 점이다. 어떤 것을 소비자가 좋아하고 어떤 것을 소비자가 관심 없어하는지에 대해 기업의 입장에서 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기에 몇몇 옆 사람들의 한마디가 중요한 의사결정으로 이어질 때가 많다.


소비는 감정이다. 절대 논리적이지 않으며, 학습에 기초한다. 아니라고 생각되는가? 우리가 언제부터 아메리카노를 그렇게 마시기 시작했는가. 혹은 마라탕, 고수, 등 우리는 우리의 선택보다 길들여지고 학습되는 부분이 훨씬 더 많다. 다만 우리 스스로 선택했다는 합리성을 부여하며, 불필요한 소비들을 하고 있는 셈이다.



소비가 논리적이지 않으며,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브랜딩, 마케팅은 사실 매우 힘든 영역으로 빠져들기 시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 안 된다. 사람들이 바라보고 싶은 것을 프레이밍(Framing)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주얼리라는 상품이라도 각 브랜드 포지션이나 상품 특징에 따라 주얼리의 정의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주얼리는 여성의 소비재로 인식되기 쉽다. 그렇지만 우리 클라이언트의 경우는 좀 달랐다. 곰인형, 주얼리, 꽃, 편지, 사탕과 같은 패키지 상품을 파는 주얼리 업체였는데, 여기서는 주얼리보다 주얼리 자체의 의미를 소비하는 것에 브랜드 전략을 세웠다.



다시 말해, 남성이 여성에게 표현하는 방법으로의 주얼리를 남성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훨씬 더 광고 전환율(ROAS)이 높일 수 있다고 예측하였다. 이에 대해 연애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였는데,  연인관계에서 남성이 여성에게 고마워하거나 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일수록 판매율이 높았다. 이런 것을 넛지(Nudge) 효과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경제와 소비는 인간의 심리에 기반한다. 브랜드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품과 서비스의 퀄리티는 기본이고, 사람에 대한 이해(소비 타깃의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브랜딩이 필요한 시기는 언제일까?

개인적으로는 브랜딩이 필요한 시기는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브랜딩은 어느 시기 어느 구간에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제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구축하는 과정 자체가 브랜딩의 일환이며, 이 과정을 소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브랜딩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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