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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든 Sep 13. 2022

BTS는 군대를 가야 할까요?


우리 사회에서 병역은 교육, 부동산과 더불어 '3대 역린'이다. 공인이 이 영역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순간, 온 사회의 분노가 그를 향한다. 현대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고 싶은 계급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보통의 국민에게는 통념이 된 룰을 어떤 이들은 손쉽게 깨뜨려버린다. 그리고 그 깨뜨림의 방법은 범인들이 시도조차 할 수 없는, 계급적 특권을 이용한 것이 대다수다. 그 방법의 기상천외함은 외면하던 계급 사회에 대한 기시감이 되어 특히 불편하고 절망적인 감정을 부른다.

   

   이러한 관점에서 교육, 부동산은 계급의 상승을 위한 수단이라면, 병역은 계급에 부과된 족쇄와 같다. 칼럼니스트 허지웅은 '원죄'와 같다는 표현을 썼다. 이 족쇄를 어떤 정치인(들)은 청탁으로, 어떤 연예인은 특별 허가를 받은 출국으로 풀어버렸다. 그들에 대한 분노는 따로 말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어떤 이들은 '모두가 가지 않는 방법'을 고민하자고 말하지만, 하필이면 분단국가에 태어나 청춘을 희생한 이들에게 이보다 피상적이고 요원하며 무책임한 말이 있을 수 없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최고 징집률이 77.4%, 독일은 78%였다고 한다. 최근 우리나라 군 장병의 징집률은 2020년 95.8%, 2021년 96.6%로 이들을 크게 상회한다. 2020년 기준 등록 장애인이 전체 인구 대비 5.1%라고 하니, 어떤 이들이 여러 방법으로 의무를 피해 갈 동안,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영역까지도 징집 대상이 된 것이다.


   이 와중에 정치권에서 BTS의 병역 특례 논란에 불을 붙였다. 지난 정부의 문체부 장관은 BTS의 입대는 국가적 손실이라며 "20대 청년들, 양해해 달라"고 말했으며, 이번 정부에서도 국방부가 여론조사를 실시하느니 하며 명확한 답을 내지 못하고 있다.


   BTS의 병역 특례 이슈를 이끄는 근거는 '국위선양'과 '경제적 가치'이며, 넓게 보면 전자는 후자에 포함된다. BTS의 지속적인 활동이 막대한 생산유발, 소비 창출, 부가가치 유발, 고용 유발을 이끌 것이기 때문에 국가적 이익이라는 것이다. 이 논지는 결국 경제 가치와 사회적 원칙 중 어느 것이 더 가치 있는가 하는 공리주의적 문제가 된다.


   경제 가치를 근거로 하여 병역이 면제되는 선례가 생긴다면, 대중문화뿐 아니라 '오징어 게임'과 같은 한류 콘텐츠 작품 활동, '삼성'과 같은 기업활동 등을 통한 병역 면제 또한 불가능할 이유가 없다. 더 나아가 병역이 아닌 납세 등 각종 의무에서 예외가 되지 않을 이유도 없다. 종국에는 헌법에서 금지한 '사회적 특수 계급'의 탄생을 목격할지 모른다.


   이 문제의 결론이 어떻게 날지는 모르겠으나, 향후 사회의 유지와 관련된 중대한 사건임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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