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우 작가님의 글은 따뜻하고 공감이 간다. 작가님 덕분에 나도 브런치에서 글을 쓰는 것을 3년 전에 시작하게 되었고, 여전히 부지런히 꼬박꼬박 올라오는 작가님 글을 읽고 공감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내 하루 중 유의미한 소중한 일상이다. 며칠 전 올라온 포스팅은 너무 좋아서 마음 속에 오랫동안 저장하면서 쏙 껴안은 채로 몇 시간 가만히 있고 싶었다. 최근 많은 사람을 만났고 굵직한 사건과 걱정들이 많았고 할 일도 산재해 있고 카톡은 이미 수백 개가 쌓여 있고 머릿속은 쇠수세미처럼 엉켜있는 오늘, 나는 모든 것을 멈춘 채 가만히 생각했다. 내가 일단 가장 떠올리고 싶은게 뭐지?
엉뚱하게도 떠오른 것은,
해야할 일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고, 잠과 휴식도 아니고, 음식과 운동도 아니고, 공감과 좋아하는 일도 아니었다.
바로 며칠 전 작가님의 포스팅 글이었다. 읽는 그 짧은 순간의 큰 감동이 아직도 마음 속에서 식지 않은 채 나를 어루만지고 있었다. 고마웠다.
그래. 다 멈추고 엉켜진 실타래를 그냥 집어 던지고 조용히 필사를 했다.
글쓰는 행위의 필요성과 글쓰기의 기적을 조곤조곤 설명하고 이끌어주는 작가님의 글을 필사하며 새기고 있으니 내가 어떠한 주제이든 형태이든 간에 글쓰기를 놓치 않고 살아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나는 갑자기 국 한사발 마시고 따듯한 아랫목에 누워서 잠이 들 듯 마음이 든든해졌다. 나에겐 글이 있었다.
뮤지컬 브론테 속 샬럿도 에밀리도 앤도, 뮤지컬 팬레터 속 세훈과 히카루도, 정지우 작가님을 포함한 수많은 작가님도, 그리고 나도 안다. 글쓰는 사람이라면 알고 있는 그 해방에 관하여, 그리고 그 마음과 마음의 연결에 관하여 묘한 동질감이 들면서 이 공간이 나에게 있다는 것 만으로, 그리고 글을 세상에 내며 함께 동시대를 샇아가는 많은 글쓰기에 미친 분들께 큰 감사의 마음이 일어난다. 천천히 실타래를 풀어볼 의지가 생기는 그 든든한 나만의 시작점을 알았으니깐, 이제 한숨 좀 뜨뜻하게 편하게 잔 다음, 이제 다시금 직진하여 뛰어 들어서 일상 밖 극한으로 몰려 매달리게 될 지언정 더이상 숨지 않고 하나씩 하나씩 차곡차곡 풀어 올라갈 것이다.
뮤지컬 브론테 넘버. '글쓰기에 미친 인간들' 중.
해야만 하는 것들이
해선 안 되는 것들이
우리를 옥죄일 때
우리는 서로를 부르지
글쓰기에 미친 인간들
활자들이 질주한다
하얀 벌판을 가로지르며 내달린다
문장들은 찬란하다
풀려난 고삐처럼 마구 춤춘다
심장을 관통한 화살
죽일 듯 황홀한 환상
자유와 탈주
욕망과 해방
우린 글쓰기에 미친 인간들
쓰고 있던 보닛을 벗어 던져
헝클어진 머리는 사랑스러워
드레스 밑단이 젖어도 좋아
종이란 벌판 위 글자란 폭우
폭풍우 속으로 달려가자
활자들이 질주한다 질주한다
하얀 벌판을 가로지르며 내달린다
문장들은 찬란하다
풀려난 고삐처럼 마구 춤춘다
심장을 관통한 화살
죽일 듯 황홀한 환상
자유와 탈주
욕망과 해방
우린 글쓰기에 미친 인간들
https://youtu.be/OEMIlaGOmpc
https://youtu.be/Zj7hIKxFSD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