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모임이 밤늦게 시작되는데 내 패턴상 많이 피곤하고 몽롱할 때가 많다. 그런데 새벽쯤 마치면 아드레날린이 뿜뿜해서 설레이며 잠을 설친다. 지금까지 두 편의 글을 쓰고, 작가님과 글벗들이 감평해주는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른다. 오늘 아침 일어났는데, 어제 밤의 그 토론과 감흥이 잊혀질 것 같아서 조마조마한 내 마음을 발견했다. 마치 너무 감동적인 극을 본 후에 기억이 날라가는게 아까워서 급하게 후기를 메모장에 적는 것처럼, 오늘은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하루라서 짤막하게 메모를 남겨보기로 한다. 어제밤의 일이 꿈결같아 잊혀지기가 아까워서 단순히 메모로 나열해본다.
- 인간은 '욕망'이 근본이다. 특히 모든 작품은 '욕망'에 근간한 스토리로 이어지고 있다. 나의 욕망은 무엇인가? 내가 왜?????? 하필 왜?????? 욕망이 생기게 되었는가 파고 들어가보기로. 그것이 핵심이고 모두가 궁금해 하는 점이다. 본질을 풀어내고, 억눌린 진심을 표현할 때 특히 폭발력이 있다.
- 작가님이 내가 심리묘사를 잘 한다고 말씀해 주셔서 기분이 너무나 좋다. 내 마음을 들여다보기 위한 글쓰기를 주로 하다 보니 내 글이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다.
- 내 첫문장이 조금의 문제도 없는 완벽한 문장으로 다듬어 져야겠다. 유튜브의 썸네일처럼 첫 문장 하나에서 모든게 결정되는 것 같다. 소개팅의 첫인상 같은 느낌일까? ^^"
- 독자랑 소통하는 예측부정 말도 이번에는 넣어봐야 겠다. 독자의 반응까지 예상해보는 글쓰기. 더 몰입감있는 글을 위해서!!
- 글의 마지막 마무리가 항상 어려웠다. 다짐으로 끝나는게 촌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이번에는 정말 멋진 장면을 묘사하며 마무리하여 독자도 그 공간이 생생히 그려지며 마음에 공감할 수 있는 마지막 임팩트를 날려보고 싶다. 마지막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무언가를 추구하는 그 이유. 그것에 집중을 해보자. 결국 내면을 더 살펴보아야 한다.
- 글의 묘사는 촉촉한 느낌, 아름다움을 주고 문학적으로 읽힌다.
- 반전과 대조를 의도적으로 더 많이 넣어서 글을 쫀득하게 해보자.
- 글쓰기 모임으로 서로를 굉장히 깊이 알아간다는 그 느낌에 동의한다. 글쓰기로 만난 인연은 정말 소중하다고 느끼고 앞으로 또 언제 어떻게 만날지 모르겠다. 이렇게 솔직한 글은 가까운 사람에게도 잘 이야기 안하는데, 바로 드러냈다는 자체로 친밀감이 많이 든다.
- 정말 매력적인 글, 다음에 만나서 이야기해보고 싶다는 느낌이 드는 글, 이 작가가 도대체 누구지? 싶어서 찾아보고 싶은 글, 이 작가의 팬이 되고 싶은 글. 정말 그런 글을 만들고 싶다. 완벽을 더 추구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시고 나눠주는 글모임을 이번에 신청하고 활동해 보는게 올 한해 가장 잘한 일 같다. 운이 좋았다.
- 작가님께서 말수의사, 제주 키워드만 해도 이미 나만의 특별한 장점이 있고, 궁금해하는 이야기이니, 이번에는 일반적인 주제의 감정 표현의 이야기 말고 각잡고 나를 공표하는 직업적 스토리를 써보면 어떨까 제안하셨다. 드디어 때가 온 것 같다. 사실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 머지않아 사라져서 아까울 것 같아서 기록하고 싶었던 이야기. 그 이야기를 세상에 나오게 하라고 동기부여를 해주셔서 정말 심장이 두근두근한다.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고 그것을 자랑스럽게 어필하고 드러내보라는 그 말 한마디가 마음을 따뜻하고 뜨겁게 한다. 올해다. 가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