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말. 아픈 말.

by 말자까

1. 아픈 말 (馬)


아픈 말을 주로 본다. 상대는 건강한 말의 예쁨과 찬사를 나누러 오는게 아니라, 아픈 말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답을 찾아서 온다. 하지만 상대의 기대와 달리, 내 지식과 상황의 한계로 어찌할 도리가 없는 무력함이 올 때도 많다. 상대는 나에게 그저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해주길 바란다. 나 역시 맞춤형 명쾌한 답을 주고 싶다. 하지만 생명이라는 건 정말 많은 변수가 있고, 내 아무리 최선을 다해서 진단하고 치료한다 해도, 한정된 시간에 한정된 자금한도 내에서 명쾌한 답을 주기는 몹시 어렵다. 하물며 그 모든 시간과 자금에서 해방되더라도, 생명은 그리 호락 호락하지 않다. 나는 그저 생을 지키려는 몸의 반응에 최선을 다해 지원 사격을 해주는 조력자일 뿐, 지배자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시간이 지나며 더욱 하게 된다.

예전에는 언젠가 내가 능수능란해지면, 척보면 척 하는 단계가 올 것 같았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지켜 봅시다.' '추후에 상황 보고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라는 답답한 말을 내 자신이 이렇게 많이 할 줄 몰랐다.

시간이 지날 수록, 경험이 쌓이면 쌓일 수록, 이 아픈 말에게는 가능한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는 것을 깨닫기에, 나는 더더욱 확답을 줄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장황한 말을 늘어놓으며 상대가 원하는 완치라는 답을 주지 못하는 나 자신을 마주볼 때, 아픈 말은 나를 아프게 한다.


2. 아픈 말 (言)


때로는 칼같은 말이 나를 찌를 때가 있다. 사람 좋아보이는 겉모습을 믿었는데 뒷담화로 상대를 마구 요리하고 재단하는 말은 참 아프다. 인간의 본성은 원래 사악한 것인가 라는 생각이 요즘은 더 합리적인 것 같은 세상이다. 세상은 분노로 가득 차서 뭐가 됬든간에 표출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익명으로는 사람 죽어나가야 끝날 것 처럼 마구 쏟아내는 마녀사냥.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는 정말 당사자의 마음을 들여다보지 않고서는 함부로 하면 안됨을 느낀다. 그 아픈 말은 실체가 없지만, 실로는 신체적 폭력보다도 훨씬 커서 상대의 마음이 일순간에 사망할 수도, 한평생 불구가 될 수도 있다. 최소한 그런 아픈 말을 하는 주체가 되지는 말자고 생각한다. 그냥 말을 하지 않는게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 나 역시 인간이고 사악한 면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여차하면 내가 가해자가 될 수 있다. 정신 단단히 차리고, 부화뇌동해서 남에게 아픈 말을 던지지 않아야한다 단도리한다.



아픈 말이 줄어들면 좋겠다. 나의 티끌만한 영향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으로, 조금이나마, 어제보다는 오늘 아픈 말이 줄어들면 좋겠다고 감히 또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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