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9. 별안간 발간한 첫 책

브런치북에 거절당해보기

by 말자까

(모르는 사람, 비대면)

대상: 브런치 

내용: 브런치*클래스 101 이벤트 신청. 일단 글 10개를 엮어서 책을 만들어서 신청해보기.


브런치에 처음 글을 쓸 때가 생각난다. 코로나로 갑자기 일을 쉬면서 놀던 차에 나도 글쓰기를 한번 해볼까? 언젠가 이것들을 엮으면 책이 되지 않을까? 하던 오래된 소박하고도 웅장한 꿈이 브런치라는 플랫폼에 나를 들어오게 만들었다. 언젠가 내가 할머니 쯤 되면 책 한 권 엮어서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 막연하게 생각했다. 어느 날은 특별한 일을 하고 있는 현재 나만의 일상을 기록하여 컨텐츠를 쌓아가고 싶었다. 어느 날은 애정하는 직업 이야기도 적어보고, 어느 날은 보여주고 싶은 제주 풍광 이야기도 적어보고, 어느 날은 성장하는 아이 이야기나 나의 마음의 치유 이야기로 기록하면서, 혼자 수다 떠는 느낌으로 속을 표현하고 위로해가며 이 공간 안에서 조용히 살고 있었다.


별안간 거절당하기 프로젝트를 시작 하기 전까지 말이다.


조용하고 자유롭지만 다소 정체되어 있던 이 공간에, 거절당하기 프로젝트가 톡톡 튀면서 갑자기 들어왔고 그와중에 나는 3월 거절 미션에 브런치팀에 이벤트 신청하여 거절당하기로 결정한다.

신청하려니 브런치북이 있어야 한단다. 나 아직 만들어 보지도 않았는데 어쩌나. 현재 내 컨텐츠는 아직 중구난방인 데에다 어떻게 엮어서 무엇을 선정해야 할 지도 모른다. 직업 콘텐츠는 하고 싶지만 아직 준비가 덜되었다. 못하겠다. 아니다 사실 변명이다. 차라리 현재 내 인생의 토네이도인 거절당하기 프로젝트 컨셉으로 만약 책을 만든다면 어떨까. 사실 시작한지 3개월 밖에 안되서 아직 글감이 적은데 이걸로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이런 작은 경험치로 책을 발행한다고?. 도무지 불가능해 보였다. 내 안의 불안이와 현실이가 마구 날뛰며 나를 하지 말라고 눌렀다.


사실 브런치북 이벤트 신청하기를 나의 거절미션으로 안 집어넣었다면, 나는 나의 직업 컨텐츠가 아직 자신있게 준비가 안되었다는 핑계로 아마도 10년이 지나도 내지 못할 브런치북을 붙들고 있었을 것 같다.


그렇다. 나는 거절 미션 덕분에 시동을 걸어 책을 만들어 보고 싶은 내 안의 나를 끄집어 냈다. 이번 브런치북 이벤트 제출기한을 지키느라 나는 나에게 수 없이 관대해졌다. 글 같지 않은 글이면 어때. 글감이 딸리면 어때. 일단은 만들어 보자. 잘하려다가 평생 못해. 일단 속도를 내자 라는 생각으로 틈틈히 흘러가는 생각들을 메모해가며 미션도 수행해가며 글을 썼다. 이벤트를 신청한 수많은 정성스런 응모작을 둘러보니 쫄렸다.


하지만 잊지 말자. 나는 지금 거절 당하기 미션을 하고 있는 것이다. 브런치 이벤트 선정이 안되는게 내 거절미션의 성공인 것이다. 거절미션이 성공하면 소확행이고, 혹시나 혹시나 만에 하나 내가 수상의 영광을 얻는다면 가문의 영광 대확행이다.


이러나 저러나 기분은 좋고 잃을게 없다.

하면 할 수록 더 튕겨나가는 거절 당하기 프로젝트. 나는 앞으로 또 어디로 튕겨나갈 것인가?

무서운데 설레기도 한다.


내 안의 개인주의 소심이들이 변해간다. 나는 사회화되고 있고 관종이 되가는 것 같다. 정말 안어울리는 옷 같은데 묘하게 자꾸 또 다른 옷 입어보고 싶기도 하다.


나는 이렇게 3월의 거절당하기 미션을 끝냈고, 책을 발간하더라도 미션 수행 경험담 글은 계속 적을 예정이다. 경험상 이렇게 한 100일정도 무언가를 하면 그 다음은 그 관성으로 그냥 가게 된다. 아마 나는 1년간 거절을 엄청 당하며 살 것이다.


4월의 미션은 과연 무엇이 될 것인가. 나는 또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 코로나로 여행을 못하는데, 내 삶은 정말 토네이도 속에서 통통 날라가면서 살면서 경험 못할 것을 경험하는 별별 여행자로 살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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