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당하기로 결심한 사유
일이 이렇게 된 것은 정말이지 떠오르는 해의 강력한 에너지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2022년 새해의 설렘과 의욕이 가장 충만하던 연초의 어느 휴일이었다. 나는 머릿속 의욕과는 달리 누워 빈둥대면서 유튜브 영상을 둘러보다가 내가 좋아하는 '행복 부자 샤이니 Shiny Days' 채널에서 '새해 목표에 거절당하기를 꼭 포함해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클릭하게 되었다. 바로 거기부터가 머릿속에 불이 들어온 시작점이었다. 그 내용이 나에게는 상당히 신선해서 요술봉으로 머리를 띠리링 맞은 듯이 바로 빨려 들어갔다. 내용인즉, '지아장(Jia Jiang)'이라는 사람이 2012년에 100일간 스스로 거절당할 일을 찾아다니는 거절당하기 프로젝트를 실행했으며 그 내용을 테드 강연과 책으로 전하여 큰 반향을 일으켰고, 스스로 거절을 당해보는 일은 실로 엄청난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상대에게 거절을 당하면 미션이 성공한 것이니 좋은 것이고, 혹여나 거절을 안 당하면 그건 내 제안을 승낙한다는 것이니 그 역시 말도 안 되는 행운이기에, 새해 목표로 한번 거절당할 일을 만들어서 실행해 보라는 메시지였다.
오호라. 일리가 있네
앞으로 넘어져도 뒤로 넘어져도 밑질 게 없다니 신기하다. 얼핏 들었을 때에는 거절을 제대로 하라는 한 때 유행했던 처세 전략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상대에게 거절을 당할만한 일을 역으로 제안해해서 스스로 거절을 당하는 것을 자처한다는 개념이 참 기발하게 다가왔다. 샤이니 선생님의 짤막한 거절당하기 프로젝트 소개에 큰 흥미를 느낀 나는, 영상을 다 본 후 바로 홀린 듯이 바로 '지아 장의 거절당하는 연습'이라는 유명한 그의 TED 강연 영상을 잇달아 찾아보게 되었다. 역시나 꽤 매력적인 연설이었다. 조금 더 검색하다 보니 이미 10년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준 그 유명한 강연에 대한 리뷰나 개인의 결심들. 그리고 실제로 거절을 당해본 여러 후기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머니 투데이 남형도 기자의 '거절당하기 50번, 두려움을 깼다'라는 유쾌한 기사는 사뭇 진지하게 읽어내리는 나를 빵 터지게 만들었고, 개한테 뽀뽀를 시도하다가 거절을 당했다는 기자님의 발랄한 마인드를 보며 나는 결심했다.
그래, 거절당하기 프로젝트가 거창한 건 아니구나. 사소한 거라도 내가 만들면 되니깐 나라고 못 할 것은 없겠다. 왠지 정초에 누워만 있는 게 겸연쩍었는데 바로 이거다 싶어 벌떡 일어났다. 새해의 힘을 입어 많은 사람들이 시작하는 영어 공부, 경제 공부, 다이어트, 새벽 기상 등등의 수많은 시작들 사이에서 나는 거절 미션이라는 신선한 과제를 덥석 물게 되었다.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 하지?
지아 장님은 총 100번의 거절을 당했고, 남형도 기자님은 총 50개의 거절을 매일매일 당하러 다녔다. 참 많기도 많다. 나는 초심자이고 겁이 많은 사람이니 일단 내 페이스대로 한 달에 3개 정도만 천천히 가보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매월 초에 거절당하기 위한 나만의 거절 미션을 선정하여 먼저 공표한 다음, 월말에 그 결과를 적어내는 연재 형태로 나만의 거절 프로젝트를 세상에 드러내 보며 실행해 보기로 했다.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 누구에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는 식당에서 종업원 부르는 것도 부끄러워서 그냥 포기해 버리는 극 소심 주의인 사람인데, 내가 '지아 장'님이나 '샤이니' 선생님 같은, 그리고 '남형도' 기자님 같은 모태 인플루언서 느낌의 활달하고 대범한 질문을 할 수 있을지 도무지 엄두가 안 난다. 나는 정말 그들과는 다른 세계의 극도의 내향적이고 소심한 류의 인간이란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서 일단 계획 포스팅을 하기로 결심했다. 왜냐하면, 뭐든 시작하고 싶고 실천해야 할 것 같은 의지가 가장 충만한 1월이니깐. 일단 계획을 공표하면 정초부터 용두사미 되는 것은 부끄러울 테니 1월은 어떻게든 성사되지 않을까 싶어서, 나는 1월의 거절당하기 위한 질문 3개를 무작정 포스팅하게 된다. 그렇게 나의 거절당하기 프로젝트는 불현듯 시작되었고, 그렇게 나는 계획 세우기와 결과에 대한 내 마음가짐과 삶의 변화를 나는 매달 기록했으며 어느덧 10개월이 지난 지금 놀랍게도 그 내용이 모여 책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실로 신기한 나비 효과일 따름이다.
이 책의 내용
이 책은 내가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매달 꼬박꼬박 행해오고 있는 나만의 거절 미션을 난이도와 주제별로 나누어서 다시 엮었다. 10개월 간의 거절 미션은 하나같이 생각보다 깨기 어려웠으며 생각보다 엄청나게 나를 변화시켰다. 극도로 내향적이고 소심한 내가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거절당하기 프로젝트를 해왔고 어떻게 남에게 차여 왔으며, 그렇게 차인 결과 어떻게 변화해 갔는지를 적어 내려갔다. 나는 거절 미션을 창조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것을 일회성이 아닌 삶의 루틴으로 만들어서 행하며 얻게 되는 경험과 노하우를 안내한 내용은 보지 못했기에, 내가 샤이니 선생님에게 이끌려 움직인 것처럼 이 글도 누군가에게는 하나의 움직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나만의 '거절당하기가 끌어오는 어마어마한 비밀'을 이렇게 글로서 세상 밖으로 표현했다. 이미 10년도 전에 세상에 성과는 검증되었으니 어떻게 그걸 나만의 루틴으로 만들어 내고 무엇을 가져갈 수 있는지에 대한 나만의 디테일이 당신의 마음속으로 무사 안착되었으면 좋겠다.
거당인 되실 분?
단 1시간 남짓의 시간 동안 이 책을 다 읽은 후, 당신에게 마치 새해가 온 것 같은 의욕과 설렘의 끌어당김이 가득 차서 지금 바로 미션을 실행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길는지 모르겠다. 혹시 구미가 당긴다면 지금 바로 나와 함께 서로의 미션을 꼬박꼬박 공유해 가면서 우리만의 거절당하는 인간 (feat. 거당인) 멤버가 되어 서로를 끌어당겨서 의지하며 세상 속을 같이 걸어갔으면 좋겠다. 나 같은 소심형 인간군은 함께 기뻐해 주는 동료가 있어야 내심 안심이 되니 말이다. 글 말미에는 워크북 형태의 나만의 미션을 기획해보고 인증해보는 내용을 첨부했다. 상상 회로를 마구 굴려보며 이 책 또한 끝이 아닌 거당인을 처음으로 정의해보는 어느 하나의 재미있는 시작점으로 남겨지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