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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린 Aug 11. 2024

4개월의 상가 부동산 소공생활 마침

4개월간 2건의 계약, 180만원

상가전문 부동산에서 소속공인중개사로 일한지 4개월만에 그만두고 나왔다. 그동안 그만 다닐까 말까 참 많이도 고민을 했었다. 한달 여 전까지만 해도 그만두고 싶은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해보려 했었다. 그런데 다시 한달여만에 짐을 싸서 나왔다. 


4개월 간  두 건의 계약을 썼다. 그럼에도 그만 둔 이유는 수수료 정산체계가 너무나도 불합리했기 때문이다. 두 건의 계약을 체결하고 정산받은 수수료는 내가 생각한 금액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400만원 가까이 들어올 거라 예상했지만 200만원도 못 받았다. 


근로 계약서도, 수수료 정산과 관련된 계약서도 쓰지 않았기에 안 주면 받을 길이 없다. 합당한 설명을 요구하였지만 그들은 이미 짜여진 각본대로 구구절절한 핑계만 늘어놓을 뿐이었다. 


애초부터 돈 보다는 배우고 싶은 마음이 더 컸기에 수수료 정산에 크게 연연해 하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러나 그동안 비용만 계속 써가며 일 했고 이제야 계약이 나오니 나도 기대가 컸었나 보다. 그동안의 고생을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그런 기분도 잠시 이러려고 자격증을 따고 일을 했나.. 하는 마음에 일하고 싶은 의지가 뚝 꺾였다. 돈 앞에서 안면을 싹 바꾸는 사장의 얼굴을 더이상 마주할 수가 없었다. 


다행히 아파트 위주로 하는 부동산에 자리가 생겨 그쪽으로 가기로 했다. 이번에는 기본급이 있는 곳이고 사무실 전체 매출에서 인센티브로 받는 형식이라 무임금 노동은 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도 두 건의 계약을 했으니 아예 남는 게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아무것도 없던 상태에서 매물작업 하나하나 해가며 이룬 계약이라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비록 4개월 일하고 받은 돈이 180여만원 밖에 되진 않지만 그래도 의미가 없는 돈은 아니다. 덤으로 하나 얻은 게 있다면 남의 돈 버는 것은 정말 더렵고 치사하다는 것.. 


정산 수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직후 그냥 개업을 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내 꺼를 하기 전에는 돈을 벌기 어렵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그러나 실력을 더 쌓기로 마음을 바꾸었다. 개업을 해서 돈 버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일 것이다. 


때마침 아파트가 상승장이라니 소공 생활하며 개업할 자금이라도 좀 모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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