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부동산에서 4개월을 꾸역꾸역 버티고 아파트 단지내 부동산에서 실장으로 일한지 4개월이 지났다. 처음 어딘가에 소속되어 일을 한다면 가장 힘든 것이 낯설고 모든것이 처음인 상황에서 자존감이 한없이 무너져 내리며 적응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처럼 누가 하나하나 가르쳐 주는것이 아니기 때문에 눈치껏 배워야 하고 실수는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그러면 실수할 때마다 비굴한 표정으로 죄송하다 해야하고 때로는 사장님이나 손님들께 핀잔도 들어야 한다. 이 기간이 1~2달 정도 걸리는데 이때는 정말로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느낌이다.
그러나 그렇게 한 두달이 지나고 나니 그때부터는 시간이 정말 쏜살같이 흐른 것 같다. 벌써 4개월이나 되었다니. 그동안은 처음 접하는 일에 적응하기에도 바쁘고 집에가면 쉬고싶어 다른것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어느정도 일이 적응되고 약간의 여유도 생기니 이렇게 글도 쓰고있다.
조건은 기본급 100만원에 약간의 인센티브를 받는다. 뭐 좋은 조건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초보에게 나쁜 조건도 아니다.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고 안 사실이지만 소공의 취업조건은 정말 열악하다. 게다가 경력이 없는 소공이라면 이런 조건이라도 기회를 얻게 된 걸 감사하게 생각해야 할 정도다. 나는 그나마 상가 부동산 사무실에서 4개월 버틴것을 사장님이 좋게 봐주어 기회를 얻게 되었다. 그러나 그 기간이 경력으로 인정되지는 않았다.
처음 3개월동안은 기본급만 받고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잔금시에 중개수수료가 발생되는데 중개수수료가 발생되어야 인센티브 책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계약과 잔금까지는 약 2~3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들어가자마자 계약이 발생하더라도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서는 잔금때까지 약 2~3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아파트 단지내 부동산의 특성상 하루종일 사무실에 있어야 하므로 시급으로 따지면 최저시급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어차피 개업을 하더라도 계약하고 잔금까지는 수입이 없는 것을 각오해야 하니 그나마 기본급이라도 받는게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지난 3개월까지는 100만원만 받고 일했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일하고 저녁에 집에 오면 허겁지겁 밥해서 아이들 먹이고 또 아침이면 아이들 학교 보내놓고 집안일 대충 해 놓고 헐레벅떡 사무실에 나오는 생활이 계속 되고 있다. 가끔은 내가 고작 100만원 받으려고 이 고된생활을 하고 있나 싶은 마음에 그만 둘까 하는 생각도 여러번 했었다. 그러나 그때마다 그만두지 못한 이유는 '그만두면 뭘할건데?' 라는 물음에 답을 하지 못해서였다.
다음달에는 인센티브까지 포함하여 약 200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어 좋지 않은 상황임에도 내가 있는 사무실은 나름 선방했다. 그래도 상가부동산 할 때 보다는 버는 돈도 근무여건도 낫다. 적어도 매일매일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은 들지 않는다.
그리고 여러건의 매매와 전월세 계약을 경험하다보니 처음보다는 자신감도 좀 붙었고 계약과 잔금까지 혼자 진행하는 것도 조금 더 해보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또 여러 부동산에 같이 나와있던 물건을 계약시킬 때는 성취감도 크고 이런 계약들이 쌓이며 일하는 재미도 조금씩 느껴가고 있다.
처음 공인중개사 일을 시작할때는 막막하고 두렵고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일단 발 하나 들여놓고 나니 그래도 내 한 몸 부빌 데는 있구나싶은 생각에 처음보다는 덜 막막하다. 아직도 가야할 길이 한참 남아있긴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이제 한 발 떼었으니 버티다 보면 어떻게든 앞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시간이 없기도 하고 마음의 여유가 없어 그동안 해오던 티스토리블로그는 못하고 있다. 스마트스토어는 어찌어찌 유지 중이다. 스마트스토어를 정리할까 생각도 했는데 그래도 한달에 20~30만원씩 꾸준히 벌고 있어 포기하긴 아쉽다. 더 바빠지면 못하더라도 당분간은 유지해볼까 한다.
다른 것을 시작 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으나 이번엔 더욱더 확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처음엔 두렵고 막막할지라도 일단 용기내서 시작하면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가게 되어 있다는 것을. 나의 다음 도전은 아마도 개업공인중개사가 되는 것일 것이다. 그때도 아마 두렵고 막막하겠지만 용기내 도전해 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