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개평론가입니다.
여러분은 월요일 출근할 때 무슨 음악을 들으시나요?
저는 고정곡이 있습니다.
바로
월드와이드스타 방탄소년단BTS의 '쩔어' 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VwAVbKYYeM
헤헤. 제 최애는 지민 군입니다. (부끄)
방탄소년단은 이른 바 '입덕 포인트'가 너무 많죠.
듣는 이들까지 일으켜 세우는 듯한 그들의 열정적인 춤사위!
무대 위에서와 카리스마와
무대 밖에서의 해맑은 모습의 차이에서 오는 신선한 충격!
중소기업돌로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지금의 자리에 이르기까지의
멤버들의 끈끈한 가족애와 넘쳐나는 스토리 등등...
그들의 수많은 노래 중 '쩔어'를 선택한 것은 바로 이 가사 때문입니다
밤새 일했지 everyday
니가 클럽에서 놀 때 yeah
자 놀라지 말고 들어 매일
I got a feel, I got a feel
난 좀 쩔어!
ㅠㅠ 맞아 누나는 주말에 클럽도 안 가고 글을 썼단다 ㅠㅠ
알아주는 이는 우리 애들밖에 없구나
그래 난 좀 쩔어!!!!!!!!!!!!!!
하며 임시적이나마 테스토스테론을 뿜뿜 하며 출근하는 것입니다.
(진정한 노동요)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기사를 써야하는데 쓰기 싫을 때는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들을 수가 없습니다.
아니, 아예 가사가 있는 음악을 들을 수가 없어요.
집중이 안 되거든요. (무능한 목수가 연장 탓 한다..)
그럴 땐 뭘 들으면 될까요? 클래식이죠!(성악곡은 안됨)
흠..
고루하게만 들리는 클래식에도
테스토스테론을 뿜뿜할 만한 곡이 있냐고요?
후훗. 당연하죠!!
상황: 원고 마감 3시간 전
목표: 인터뷰 완성(원고지 기준 5천자)
지금 개평론가에게 필요한 건?
껌, 아메리카노(에스프레소 샷 4개), 아이셔 사탕
그리고 쇼스타코비치 5번 교향곡
일단 쇼스타코비치가 누군지 알아봅시다.
이 분이 바로 쇼스타코비치입니다. 19살에 찍은 사진이에요.
딱 봐도 범상치 않은 아우라가 느껴지시죠?
러시아 출생의 쇼스타코비치는 전형적인 천재 작곡가였습니다.
16살에 이미 큰 규모의 실내악곡을 완성하고
19살 때 완성한 첫 교향곡으로 세계 클래식계의 주목을 받았거든요.
재능을 인정받으며 러시아를 대표하는 음악가로 탄탄대로를 걷던 그의 인생에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은 1934년.
쇼스타코비치가 두번째 오페라 '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을 발표한 시기였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dRJQfES8hA
마리스 얀손스가 지휘한 버전입니다.
원작도 상당히 수위가 높고 과감한 작품인데,
이 버젼은 선정성을 극한까지 밀어부쳤다고나 할까요.
임산부나 노약자는 보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정말 잘 만든 공연이긴 합니다(보라는겨 말라는겨)
당시 '므첸비스크의 백작부인'이 초연되었을때
처음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관객으로 온 스탈린이 너무 선정적이라고 마구 화를 내면서
중간에 나가버리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소련 공산당에서 발행하는 신문에
'음악이 아니라 혼란이었다'라는 내용의 비평이 실리며
쇼스타코비치는 수세에 몰리게 됩니다.
이쯤에서 므첸비스크의 백작부인이 어떤 내용인지 설명드려야겠네요.
주인공 카테리나는 가난한 집의 딸이지만
예쁜 얼굴 덕분에 부자 상인과 결혼을 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카테리나와 잠자리도 하지 않고 맨날혼자 버려둡니다.
젊고 팔팔한 카테리나는 일상이 지루해서 견딜 수가 없어요.
게다가 남편의 시아버지는 카테리나만 보면 맨날 애도 못낳는다고 잔소리를 합니다.
(그게 카테리나 탓이냐고요-.-)
그러던 중 세르게이라는 남자가 카테리나 집에 하인으로 들어오는데
결국 세르게이와 카테리나는 눈이 맞고,
걸림돌이 되는 시아버지와 남편을 죽이고 맙니다.
내용만 봐도 딱 선정적이겠다는 감이 오시죠?
제가 세르게이랑 카테리나가 눈이 맞았다고 은유적으로 표현했지만
오페라에서는 굉장히 노골적으로 성애장면을 묘사합니다.
이런 파격적인 부분이 서방의 자유스러운 분위기를 연상시켜
스탈린의 분노를 사지 않았을까 싶네요.
이 오페라의 줄거리는
러시아의 소설가 니콜라이 레스코프의 <러시아의 맥베스 부인>(1865)을 원작으로 합니다.
이 <러시아의 맥베스 부인>을 재해석한 영화가
2017년에 <레이디 맥베스>라는 이름으로 개봉하기도 했었지요.
물론 오페라와는 결말이 상당히 다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2Z0N8ULhuUA
국내에서도 개봉을 했었는데요.
저예산으로 만들어져 알차게 흥행하고
비평적으로도 많이 칭찬받은 작품입니다.
특히 주연으로 나온 플로렌스 퓨에 대해 칭찬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박찬욱 감독도 틈만 나면 그렇게 극찬을 하더니만
2018년에 박찬욱 감독이 연출을 맡은 BBC 드라마 <더 리틀 드러머 걸>에
플로렌스 퓨를 주인공으로 세웠더군요.
방탄소년단->쇼스타코비치-> 므첸비스크의 백작부인-> 레이디 맥베스 -> 플로렌스 퓨 -> 더 리틀 드러머 걸
꼬리에 꼬리를 물고 별 이야기를 다 했네요. 호홋
멀리 왔는데 다시 정리하자면,
러시아를 대표하는 천재 작곡가로 잘 나가던 쇼스타코비치가
오페라 <므첸스크의 백작부인> 때문에 스탈린 눈밖에 났습니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쇼스타코비치가 한 일은?
바로 개평론가의 노동요인 5번교향곡을 작곡한 것이었답니다.
5번 교향곡 이야기는 다음편에 계속..후후후...
(방탄소년단은 떡밥이었냐고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