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엘 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어느집 마당에 핀 탐스러운 수국을 보았다.내가 좋아하는 하아얀 꽃이 가득 핀 그집 담 안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어느것 하나 멋져 보이지 않는 집이었지만 하얀 꽃 가득한 한그루 키작은 나무가 있었다.
"가지고 싶다".
하얀 꽃 한 송이만 꺾어가 내방 창가에 놓고 싶다. 아무 장식 없는 유리병에 물을 반만 담아 잎사귀 두어개 붙은 수국 한 송이를 꽂아 두고 나만 즐기고 싶다.
하지만 수국은 금방 지어버린다. 아름답지만 금방 검은 그림자를 보인다. 아름다운 꽃 일 수록 더 빨리 미워진다. 아무리 좋은 방법을 써봐도 길어야 몇일 늦출 뿐이다.
헤어짐은 너무 가슴아프다. 내 것인줄 알았는데, 내 것이 아니었을때 더욱 그렇다. 내 소유라 할지라도 그 목숨은 내것이 아니다. 수국이 지는건 내가 어찌할 수 없다. 나무에서 꺾여진 순간 시작된 운명이다. 운이 좋아 뿌리가 날 때 까지 지켜보기 위해서는 꽃을 잘라야만 한다.
헤어짐은 가슴 아프다. 만약 나무에 그대로 있었다면 몇 일 더 꽃 피웠을거다. 그리고 잎을 내고 겨울에 시들겠지. 다시 봄이오면 마른 가지 사이로 새 순을 내고 다시 탐스런 꽃을 피겠지. 하지만 그 꽃과 나무는 내것이 아니다. 그것을 알기에 그 헤어짐은 더 가슴 아프다.
소유와 집착. 내 것이라는 믿음. 삶은 있는 그대로 먹먹하다. 아름답지만 가슴아프다.
다만 나이가 먹으면 잊고 지내다 무뎌질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