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중고거래, 이케아 가구
오늘은 중고가구를 거래하러 가는 날이다.
얼마전 페이스북 덴마크 워홀모임에 글이 올라왔었다. 이때까지 가지고 살았던 가구들과 집기들을 저렴하게 처분하는 것 같았다. 내 방에는 침대, 매트리스만 제공되어서 옷이 너저분하게 널려져 있었다. 그래서 작은 3단 수납장과 옷걸이 5개 그릇들과 밥그릇들을 구입하기로 했다.
원래 내가 살던 곳과는 차로는 얼마 안걸리지만 대중교통을 타고가면 한시간 정도 걸리는 곳이다. 공항쪽 섬으로 찾아가야했다. 찾아갔는데 마치 신도시에 온 것 같았다. 아니 신도시가 아니라 개발지구랄까. 집이 완공되있는 것 반, 짓고 있는 건물 반이었다. 넓지 않은 덴마크에 아직도 이런 곳이 있나 싶지만 코펜하겐이 집구하기가 무척 어려운 것을 감안하면 이렇게 많은 주거단지들이 생기는 것도 당연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런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지역은 밤이 너무 위험하다는 것이 문제.
판매자를 만나서 집으로 들어갔는데 신축건물인지 꽤나 깔끔했다. 친절하게 그릇들은 잡지를 찢어서 싸주고 서랍은 테이프로 쏟아지지 않게 붙여주었다. 서랍장은 본인들이 직접 조립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 공구들을 처리하는게 참 어렵다고,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물건을 팔고 환전을 거꾸로 하고 마무리할 때가 오겠지. 아직 병아리인 내 모습과 대비되어서 상대가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 고생했을까? 어떤 마음일까? 여러 질문들이 목까지 차올랐지만 단순하게 질문했다.
식사는 하셨어요?
밥은 먹고다니냐도 아니고 무슨.. 이야기를 몇마디 나누고 짐을 챙겨 나왔다. 덴마크에 와서는 운동을 하지 않아서 그런지 나무로 된 서랍을 들고 역까지 옮기기가 영 뻐근하다. 후 몇 번을 비가 마르지 않은 바닥에 놓고 쉬었다가 다시 들기를 반복한다. 할 일이 없으면 운동을 하러가고는 했는데 밥은 아침은 가볍게 점심은 무겁게 먹곤 했는데. 달라진 몸상태를 느끼면서 한국에서의 '나'와 덴마크에서의 '나'가 달라진 것을 느낀다.
오는 길에 기차에서 표 검사를 했다. 가는 길에도 했었다. 3일째 기차를 타던 날, 유럽에 다녀온 친구가 대중교통 요금 내는 사람이 하나도 없더라 그냥 타고 다녔다는 후기를 듣고 그냥 나도 없이 타고 다닐까 하다가 정기권을 끊은게 어제였다. 끊으면서도 한달 두달 세달을 다녀보고 만약 표검사를 한번 받으면 그냥 안 끊고 다니자라고 생각까지 했다. 정기권 3달정도의 가격이 벌금이었기 때문이다. 다행이다라고 생각한 내가 우습다. 그런데 다른 승객들은 검사를 하는데 다 티켓을 가지고 있더라. 덴마크 시민들은 보다보면 느끼는 점이 참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