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2 오늘도 덴맑음
20살이 된 이후로 이렇게 아무것도 안하고 시간을 보낸 적이 없었다.
알바를 하거나 학교를 가거나. 군대에서도 무언가를 바쁘게 하려고 했던 것이 기억난다.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압박감이 사라진 현재를 즐기는 것이 영 불편하다.
여유라는 탈을 쓰고 사실은 불안정한 삶 위에 서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일을 해야 할 때가 왔음을 느낀다.
덴마크에 와서 처음 한달이 거의 지나가는데 생각을 참 많이 했다. 아무 것도 안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거라 생각한다. 오늘도 집 창문에 유독 구름이 가득 찬 덴마크 하늘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어떤 삶을 살아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