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정쩡함’은 ‘보통’의 배부른 말인 걸까.
‘나 자신이 너무 어정쩡해서 참을 수가 없어’라고 말할 때면
늘 따라오는 ’ 보통 그 정도 하면 잘하고 있어.’라고 하는 퉁명스러운 회답이 돌아온다.
배부른 소리를 다한다는 듯한 그 소리를 듣고 나면 더 이상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정말 보통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면 자신이 어정쩡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텐데.
나는 보통의 기준을 모르겠는 건데.
그걸 말할 수 없어 멋쩍게 ‘그러려나’ 하고 긁적이고 어색하게 대화를 끝낸다.
보통은 뭘까. 보통으로 행복하게 산다는 건 어떤 걸까.
요즘 서점을 돌아다니다 보면 늘어져있는 책들은 ‘지금의 행복한 너도 괜찮아’라고 얘기한다.
그렇다면 내가 지금 행복하다면 보통인 걸까?
행복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의식주는 불안하지 않게 준비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러면 의식주를 잘 챙기게 되면 보통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걸까?
의식주를 만족할 만큼 채우기 위해 일자리를 알아보면 한층 더 혼란스러워진다.
보통이라 함은 토익 850점 이상 오픽은 AH는 돼야 하고, 어학연수는 다녀와야 하는 듯하다.
여러 가지 전문 프로그램에는 능통, 유명 기업의 인턴십은 수료해야 한다.
그게 최소라고 한다. 더 ‘특별’한 건 면접을 통해서 본다고 한다.
이 시대에서 살기 위한 보통은 이 정도인 듯하다.
물론 그 보통을 넘어서야 의식주를 안정적으로 챙길 수 있는 직장에 취직을 하게 된다.
아이러니하다. 보통이 되려면 내 모든 시간을 투자해 사회가 원하는 보통의 기준을 넘어서야 한다.
그래야 보통의 발에 차이는 회사원 A가 된다.
이제 그러고 나서야 서점에서 얘기하는 ‘지금의 행복한 너도 괜찮아.’에 해당하는 보통이 된다.
보통은 뭘까. 보통은 도대체 뭘까. 나는 지금 보통의 삶을 살고 있긴 한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난 보통이 아닌 것 같다.
스펙도, 의식주를 위한 돈벌이도, 그를 통해 나오는 행복도 모두 보통 이하다.
나도 잘 살고 싶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보통사람으로도 살고 있지 않다.
보통사람도 되지 못했는데 평범한 사람으로 기억되지 않겠다니, 말도 안 되는 욕심이지.
그래서 다시 다른 이에게 고민을 얘기한다.
‘보통 사람이라도 되고 싶은데, 보통이 뭔지도 모르겠어.’
‘네가 욕심이 많아서 그래. 다 너만큼도 못하며 살고 있어. 왜 그렇게 피곤하게 살아?’
다시 한번 어색한 공기가 흐른다.
SNS가 최신화된다. 드디어 사회에 첫 목표인 1억을 모았다. 드디어 다들 하는 프로그래밍 코스를 완주했다. 이제야 나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끊임없는 지인들의 ‘보통 다들 하는 듯한 일’의 새로운 목록들이 최신화된다.
‘그러게, 어쩌면 내가 욕심을 버려야 할까 봐’
그렇게 다시 대화가 끊긴다.
내가 다른 사람에 비해 욕심이 많은 걸까.
아직, 보통이 뭔지 감을 못 잡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