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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Z Jul 15. 2024

시간의 상대성 이론

살바도르 달리, <시간의 지속>

내가 지난 번에 썼던 편지에서 사랑을 시간의 절대적인 가치에 근거해서 정의했었잖아. 

그런데 너랑 있으면 꼭 시간이 절대적이지만은 않은 것처럼 느껴지더라.

물론 거시적으로 시간은 모두에게 똑같이 흐르지만,

동일한 시간을 경험했음에도 상대적으로 길거나 짧다고 느낀 이 있을 거야. 



나는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 ‘The persistence of memory(기억의 지속)’을 보고

우리 사랑의 시간과 닮은 점이 많다고 생각했어.

 

Salvador Dali, <The Persistence of Memory>, 1931, Oil on canvas


이 작품은 넓은 테두리로 둘러싸여 마치 엿보는 듯한 느낌이 들고, 

뒷편에 보이는 바다의 표면에 파도나 물결이 전혀 없이 고요하다는 점에서 

현실이 아닌 비현실의 공간이라고 볼 수 있어.

그리고 그림의 중앙에 흘러내리는 형상은 달리 자신의 옆모습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

따라서 작품의 공간은 달리의 내면,  혹은 무의식 이라고 추정돼.


달리의 꿈 속에서 

 개의 금속 시계가 본래의 형체를 잃고 흘러내리고 있으며, 또 다른 시계에는 개미가 들끓고 있어. 

이는 우리가 평소에 생각하는 시계, 그리고 시간의 이미지와는 반대되는 이미지지. 


보통 시간이란 절대적이며, 

시계를 이루는 금속의 물성과 형태는 절대적인 이미지를 더욱 견고하게 하잖아?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흘러내리는 시계의 이미지를 통해 

이성적이며 절대적이라는 시간의 이미지를 파괴하고 유연하고 상대적인 이미지로 전복시켰어. 

또한 개미와 벌레가 들끓어 부패한 이미지를 보여주어 그러한 효과를 강조하고 있어.


이 같은 이미지의 전복은 초현실주의의 기저에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 존재하여 무의식을 다루었다는 점이 영향을 끼쳤을 거야.

특히 이 작품은 당시 발표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어. 




해당 작품에 대한 해석은 우리의 사랑의 시간에도 적용 가능한데, 

꿈이나 무의식과 같은 지극히 개인적인 서로의 내면에서 시간이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인 개념이며, 


중력에 의한 시공간의 왜곡이라는 일반상대성이론과 같이 

사랑의 크기가 크고 끌어당기는 힘이 강해질 때 시공간의 왜곡이 극대화되기 때문이야.

 

그렇다면, 우리의 사랑이 무한대로 발산한다면 사랑을 매개로

죽음과 시공간을 초월한 기억의 지속 또한 가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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