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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Z Jul 08. 2024

나의 모든 시간을 너에게 줄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 - 사랑에 관한 주관적 정의

"나의 모든 시간을 너에게 줄게.                                                                                    

내가 지나온 시간들과 앞으로 마주할 시간들, 그 모든 시간을 너에게 주고 싶어.                         

나 또한 너의 모든 시간을 온전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                                              

우리 둘의 시간이 하나가 되어 차원을 뛰어넘는, 그런 사랑을 피워내고 싶어.                           

내가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다면, 꼭 해주고 싶은 말이었어."


나는 일반적으로 측정가능한 것들 중 가장 절대적인 것이 시간이라고 생각해.

특수한 경우를 가정하지 않는다면 시간은 지구상의 모두에게 동일하게 흐른다고 생각할 수 있고,

가장 정확하고 엄격하게 매겨져야 할 임금을 계산할 때 시급, 일급과 같이 시간을 기준으로 하는 것,

그리고 범죄자의 처벌에 시간의 개념을 적용하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생각해.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흐르기에 정량화하여 기준으로 삼기에 좋으면서 아주 중요한 것이니까.


그렇게 생각하기에 나는 내 시간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고,

나의 시간을 누군가를 위해 사용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야.

그리고 시간은 강물처럼 흘러가는 것이기에

지나온 과거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도달할 미래를 그리곤 했어.

둘 중에서는 특히 미래에 대해 많이 생각하곤 했지.


그런데 과거와 미래는 물리학적으로 실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하더라.


너와 함께하게 된 후, 실재하는 현재에 집중하는 시간이 그 어느 때보다도 많아졌고,

내 소중한 시간들을 너를 위해 사용하는 게 더 이상 어렵지 않은 일이 되었어.

그렇게 나의 현재가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해졌으면서도 기꺼이 내 현재를 너에게 줄 수 있게 되었어.

그리고 너의 현재에도 내가 함께할 수 있음에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그러다 자연히 너와 함께하는 미래의 순간들을 떠올리는 나를 발견했어.

너와 함께 하고 싶은 것들을 생각하는 데에서 시작해서

미래의 우리는 어떻게 변화할지, 함께하는 우리는 어떤 모습일지.

문득 네가 생각하는 미래에도 우리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그렇게 나는 내 미래를 너에게 주었어.


그런데 참 신기한 건,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와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모르는 불안정한 현재보다도

이미 정해져 상대적으로 안정된 상태라고 볼 수 있는

서로의 과거를 마주하는 것이 가장 오래 걸렸던 것 같아.

아마 서로가 함께하지 않아 알지 못하는 시간이기 때문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물론 너와 나 모두 나쁜 시간들도 있었겠지.

내가 몰랐던 너의 시간들, 아름답지 못했던 시간들.

그런 시간들까지도 모두 받아들이고 내가 걸어온 시간들 또한 너에게 보여주고서

서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껴안고서 흐르는 시간 속에 함께 유영하는 우리가 되었지.


"사랑해, 너의 모든 시간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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