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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ION STORY Jan 22. 2024

아이템, 가심비·가성비 갖추고 고객 타깃에 집중할 것

소비침체 속에서도 수요가 덜 위축될 품목에 대한 선별적인 아이템 메뉴가 필요하다. 고객이 식당을 방문할 때는 어떤 식으로든 용도와 이유가 있다. 


공간에 대한 필요성, 맛과 분위기에 대한 심리적 만족감, 합리적 가격에 대한 보편타당한 이해와 설득력은 기본이다. 


창업에서 아이템 선정시 한식, 중식,양식,일식 등 종목을 선정하는데 그 안에서 세분화된 아이템을 확정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해진 종목 안에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고정관념에서 탈피하는 사고의 확장이 필요하다.


가령 10~30대는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고 식사를 대체할 수 있는 카테고리가 유망한데 단일메뉴인 저렴하고 양 많은 칼국수집은 쉽게 찾지 않는다. 그렇다면 여기서 원가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식자재를 사용하되 한식과 일식, 한식과 중식을 넘나들더라도 메뉴 선택에 거부감이 없어야 하고 망설임이 없이 선택에 집중할 수 있는 메뉴, 적극적인 결정을 유도할 수 있는 아이템이 있어야 한다.



· 포지셔닝 설정 - ‘고객은 누구인가’,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해 차별화할 것인가’ 등 경쟁력의 기본이 되는 전략을 실행한다. 어떤 고객이 올지 눈에 그려져야 한다.


· 최적의 오퍼레이션 도입 - ‘브랜드에 통일된 오퍼레이션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 ‘점포의 특성에 맞는 고객 경험, 효율적인 운영 방식은 어떤 것인가’ 등 고객에게 제공해야 할 서비스를 설계한다.


· 마케팅의 활용 –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상품을 구성하고 가격, 판촉 등의 영역을 최적화한다. 과거의 운영방식에서 벗어나 객관적인 수치를 기반으로 최적화된 마케팅으로 진화시킨다.


다음 사례를 통해 이해를 돕겠다.


1호선 남영역, 4호선 숙대입구역 일대, 가게가 위치한 상권은 주로 10~30대가 주된 고객이다. 역세권이지만 노후불량 건축물이 밀집된 곳이다. 지금은 역 주변 뒷골목 상권이 발달했을 뿐 아니라 도시기능 회복, 주변환경 개선 요구에 따라 주민편의를 높이는 시설이 생겨 신축건물도 조성되고 있다. 


C사장은 2021년 지하철 이용객과 점포 주변 일반주택 및 대학가 상권을 선택했다. 대학가 상권은 기존 음식점 간 경쟁이 치열함에도 이곳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 이 지역에 대한 이해는 오랫동안 장사를 해 온 이모님이 계신 덕분에 주소비층에 대한 이해, 상권에 대한 해석이 맞물려 시너지로 작용했다. 


점심메뉴와 저녁메뉴를 다 아우르는 해산물을 주재료로 가격대는 1만원~2만원대. 보통의 이자카야에서 쉽게 포만감을 느낄 수 없었다면 이곳에서는 신선한 메뉴로 다양한 메뉴를 저렴한 가격대로 구성했다. 인근에 고등학교와 숙대가 있어서 여대생들에게 인기 많은 떡볶이 파스타 마라탕 같은 메뉴는 많은 반면 감성있는 주점+식당은 찾기 어려웠다. '식사와 안주가 두루 갖춰진 감성있는 MZ세대를 위한 점포가 없다'는 것에 착안해 이자카야지만 한식 메뉴를 중심으로 가심비를 저격했다. 


20평도 안 되는 가게 내부가 좁다는 것이 단점이었지만 이마저도 슬세권(슬리퍼를 신고 이용하는 가까운 동네 상권)으로 장점으로 바꾸고자 했다. 동시에 외부 간판의 가시성을 높여 고객유인을 높였다.


21년 3월에만 해도 빨간 간판에 기와, 일본식 쵸오칭, 지금은 빨간 네온싸인이 이 뚜렷이 보이지만 콘셉트는 마치 점집같은 느낌으로 고급스럽지 않은 일본식 이자까야를 실내 인테리어에 적용했다. 


처음 오픈했을 때 10대부터 30대까지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칼국수. 여기에 내장이 있는 전복죽이 인기였다. 손만두, 흑돼지간장조림 돼지고기요리나 튀김도 있었다. 지금은 메뉴를 줄이고 파전, 보쌈 등을 세트메뉴로 재구성했지만 기존의 칼국수집에는 없는 메뉴들이다.  


조명이 어두운 일본의 어느 작은 골목 술집에서 아늑함을 느껴본 적 있다면 그곳이 이곳이다. 주류는 막걸리를 내세웠지만 사실 이 분위기에서 소주나 맥주의 추가주문이 자연스럽지 않을 수 없다. 


점포가 초역세권에 위치하고 있어 유동고객이 많다는 점은 최대 장점이다. 호불호 없는 식사 메뉴로 그냥 스쳐지나칠 수 있는 고객을 일본식 인테리어와 편안한 가격대, 빨간 불빛으로 붙잡았다. 


결과는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에게 가성비 있는 가격대로 친근하게 다가간 것이다. 용산역이나 숙대입구역 이용객이 꾸준히 있다는 점에서 운영관리 개선, 운영의 차별화, 재료비 절감, 오퍼레이션 최적화, 세부 비주얼 판매전략이라면 승부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여기서 배수진을 친 것으로 보이는 것은 내부공간이 좁고 테이블이 적은 경우, 홀 판매는 특정 메뉴로 집약해 특화했다. 이 집에서 효자노릇을 하는 음식은 김치다. 보쌈에도 김치, 칼국수에도 김치가 제격이다. ㅅㅂ김치와 같은 알싸하게 톡 터지는 매운맛이다.


면류, 전류, 튀김류, 육류, 탕류로 가성비 있는 메뉴를 만들되 여기에 나만 알고 찾아간다는 공간의 특별함으로 분위기를 설정했다. 여기에 점심, 저녁, 배달, 포장까지 아우르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주류 매출을 잡아주는 칼국수와 보쌈은 백합조개가 푸짐하게 들어간 칼국수로 시작해 보쌈으로 인기를 끌고, 또 한 번 어향김말이나 매운김치군만두로 각인시킨다. 


서울 어디서도 못 만날 독특한 메뉴들의 조합이 C사장의 특징이다.


처음 이 주점을 낸 아이디어도 기가 막힌데, 양까지 푸짐하니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어향김말이의 비주얼과 자체 개발한 어향소스는 한식과 중식, 양식의 경계선을 넘나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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