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일은 본질적으로 남의 일이다.
이걸 스스로 인지하고 받아들이는데 7년이 걸렸다.
돌아보면 일 때문에 괴로워했던 이유,
새로운 일을 찾을 때마다 고민했던 이유는
‘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곳이 이렇게도 없는 걸까’
‘나의 가치관과 상충되는 상황들을 왜 참아야 하지’
‘왜 내가 원하는 조건을 만족시킬 수 없을까’
였는데,
돌이켜보면 이런 고민을 한 내가 어리석었다.
본질적으로 회사 일은 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쩌면 나는 인정하기 싫어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삶의 가장 빛나는 시간을 쏟아부으며, 더 과장하면 내 삶의 시간을 통째로 쏟아부은 결과로 얻어진 이 일이 사실은 내가 해야 할 일이 아니라는 걸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그저 돈을 벌기 위해 노동력과 시간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 순간 어딘가 힘을 빼고 일하는 내 모습이 못마땅해서
‘이 일을 버리면 어디서 내 일을 찾지..
그건 어디서 시작되고 얼마나 걸릴 것이며 정말로 찾을 수 있는 것인가’
‘만약 일에서 의미를 찾지 못한다면 어디에서 삶의 의미를 느끼지’
이런 류의 질문들에 도무지 대답할 수 없어서
나는 최대한 나와 뜻이 맞는 곳을 곳곳이 찾고 또 찾아 그렇게 열심히 남의 일에 나를 쏟아부으며 달려왔다.
그렇게 쉼 없이 달린 후에야
나는 잠시 일을 놓을 수 있었다.
일이 아닌 곳에서 의미를 찾는 연습도 하고
일에 다른 의미와 역할을 주는 연습도 하며
그렇게 아무것도 모른 채 쉼 없이 끝까지 달린 후에야 비로소 조금씩 내 삶을 바라보았다.
'본질'이 무엇인지 찾는 것이 어렵고 막막하다고 해서 수단과 형태에 집중하며 나는 열심히 치열하게 살고 있다고 스스로를 안심시키는 것은 잠시나마 내 삶을 나아가게 할 지는 모르겠으나
결코 삶 전체를 지탱해주거나 길고 긴 시간동안 나를 나아가게 해 주지는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