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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나씨 Aug 19. 2020

버리기엔 아까운 단상들

2020년 8월

짧은 단상과 기록들을 그냥 방치하기엔 아쉬운 마음이 들어 묶어서 남겨보기로 했습니다.



1.

존재


구직활동도 일상도 조금 버겁다고 느낀 이유는 끊임없이 나를 증명해야 하는 상황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내가 여기 존재하고 있어도 증명하지 못하면 취직도 관계도 단절되기 쉽다. 존재함에도 증명하지 못해서 스스로를 부정하기 참 쉬운 시대다.



2.

마음


그게 무엇이 되었든 잘 들여다보면 반드시 가치를 찾을 수 있다. 다만 내가 그것을 찾으려 하는가 아닌가의 문제다.


'우리가 마음속으로 성취한 것이 바깥 현실을 바꿀 것이다.’ 

- 그리스의 작가 플루타르크



3.

이런 사람이고 싶다.


단순하게 중요한 것만을 생각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이고 싶다. 서툴러도 진솔한 주관을 갖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걷는 사람이고 싶다. 돌이켜봤을 때 내 인생은 이랬다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언제까지 살 지는 모르겠지만 몇 살이 되었든 '저, 열심히 살게요'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4.

결핍과 나


언젠가 내가 세운 목표들이 진짜 '나'의 목표인지, '나의 결핍'이 세운 목표인지 혼란스러운 적이 있었다. 좋은 집, 돈, 안정 등 20대 내내 목표로 했던 것들을 마침내 이뤘거나 고지가 눈앞에 다가왔을 때 내가 매일 느끼고 있던 감정은 허무함과 불안이었다. 돌아보니 나의 목표들은 대부분 어린 시절의 결핍과 이어져 있었고 결핍에 의한 성취가 내 삶의 만족도를 높여주진 않는다는 것을 마음으로 알았다.

그래서 문득 '지금의 목표도 결핍이 세운 목표가 아닐까' 하고 불안해진 것이다.


그렇다면 진짜 나의 목표는 뭘까?

나를 구성하는 요소 중 결핍과 환경에 좌우되지 않는 절대적인 것이 있을까?

책을 좀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김경일 교수님의 영상이 힌트가 되었다.


want VS like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다르다.


사람들은 이 둘을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심리학에서는 전혀 관련 없는 것으로 여긴다고 한다. want는 나만 없거나 내게 없는 걸 가진 사람을 볼 때 느끼는 불안과 고립감이 초래하는 행동이나 목표로 일시적인 만족을 준다. like는 다르다. 주변과는 상관없이 계속해서 떠올리고 기억하는 것으로 지속적인 만족을 준다.


그럼 나처럼 내 목표가 결핍과 욕심의 want인지, 나에 의한 like인지 헷갈린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목표로 하는 것,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조금도 원하지 않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 문제없이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것이 없어도 불편함이 없고 더 이상 생각나지 않는다면 want, 계속해서 떠올린다면 like다.


그렇게 검증했다면 그다음은 세상에 좌우되는 want를 버리고 흔들리지 않는 like에 집중할 용기를 내는 것이다.



5.

단 한 명만 있으면 그 사람은 산다


유튜버 엔조이 커플이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나왔다. 두 분은 코미디언에서 유튜버로 전향한 분들인데 자신을 바꾼 것이 무엇인지 묻자, 남자분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저는 이 길밖에 없는 것 같고 유일한 이 길이 막혀버린 것 같아서, 성공하지 못할 것 같아서 무서웠는데 옆에서 괜찮다고 말해줬어요.


“나 개그맨 안 해도 돼? 진짜?”

“응. 괜찮아! 안 해도 돼.”

이 말을 듣자 되려 힘이 생겼어요. 그래서 말했죠.

“나 한 번만 믿어줘. 내가 진짜 뭘 해서라도 너는 먹여 살릴게. 그러니까 나 믿어줘.”


이상하게도 사람은 자기 자신보다 자신을 믿어주는 누군가를 위할 때 더 큰 한계를 넘는 것 같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주 스스로를 의심한다. '잘한 일일까? 할 수 있을까?'를 되뇌인다. 이럴 때 곁에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존재가 말한다. '너의 결정이 맞다. 너라면 할 수 있다.' 그때 그 사람은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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