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 없이 바라봐 주세요
30화 긴 여정을 마무리 합니다.
정신과의 문턱이 너무 높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고
편견으로 인해 치료를 받지 않고 계신분들이 많다는 사실이 안타까워 병의 시작 과정을 글로 쓰려고 노력했지만 서투른 표현이 많았다고 봅니다.
28년이란 긴 시간을 병과 다투면서 살아왔기에
할 말이 참 많았습니다.
제대로 표현 못한 점이 너무 아쉽지만
읽어주신 분들에게 감사함을 전합니다.
정신과 코드는 두가지가 있습니다.
보통 작은 병원을 다니는 사람들은 G코드를 가지고
대학병원에 다니는 사람들은 F 코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해리성 장애로 분리되어 F 44.5 는 해리성 장애 그리고 F44.9 는 불확실한 해리성 장애 두 코드를 가지고 삽니다.
전 특이 케이스로 중년의 나이에는 보통 화병으로 오는데 전환장애로 와서 특이케이에 속해서 교육자료로 썼을 정도입니다.
최면치료와 기치료도 받았지만 여전히 전환장애는 매일 겪고 살아갑니다.
정신적으로 힘든 이들에게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다음회에서는 폐쇄병동에서 만난 분들의 이야기를 쓰려고 합니다.
F코드 44.5 44.9
F코드 이야기란 책이 있다.
나도 F코드를 달고 산다.
28년 차.
우리는 한 가지씩 질병을 가지고 살아간다.
어쩌면 코드 번호로 불릴 수도 있다.
병원에서는 같은 코드번호로 분류될지도 모른다.
나는 F44.9, 해리성 장애라고 한다.
스트레스로 인해 몸에 반응이 생긴다.
‘단기 기억 상실증’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드라마 속 기억 상실은
언젠가 되돌아오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
나는 F44.9, 전환장애이다.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 삶에 충실했고,
사랑으로 살아왔으며,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하며 살아왔다.
그래서 당당하려 한다.
부끄러워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F코드가 어때서?
숨겨야 할 이유가 있을까?
아프면 병원 가고, 약 먹는 건 당연한 일이다.
왜 F코드는
가시처럼 편견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나는 바란다.
숨는 사람보다,
당당히 나서는 사람이 많아지길.
왜 늘 F코드라는 꼬리표 앞에서
기죽고, 울어야 하는가?
세상살이 힘들면
아플 수도 있는 거다.
뭐 어때?
당당해지면 좋겠다.
F코드 앞에서도 고개 들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길 바란다.
우울증, 조울증—
그저 마음의 감기일 뿐이다.
당당히 치료받고
함께 웃으며 살아가자.
F코드 너머에도 웃음이 있다.
우리, 손잡고 웃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