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피성향
*11월에 쓴 글*
주말엔 베트남과 하노이에 관한 책을 빌려놨다. 밤에 인터넷으로 '하노이 임대'를 검색해서 집 사진과 가격을 알아보는데 딸이 옆에 오더니 묻는다.
"엄마 무슨 집 봐?"
"우리 하노이가면 살 집"
"진짜 가는거야? 안 가면 안 돼?"
"가는거지."라는 내 대답을 듣고선 남편에게 쪼로록 달려간다.
"아빠, 우리 하노이 꼭 가야해?"
"아냐, 가기 싫으면 안가도 돼."
읭? 그게 무슨 말이지?
그냥 아이 달래려고 하는거겠지 싶어서 넘겼는데, '안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실망감이 밀려오는 걸 느끼며 당황했다.
후진국에서의 생활이 어렵다는 이야기나 영어권이 아니고 워낙 한국 사람들이 많아 아이 영어 실력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 뚝 떨어진 곳에서 아는 사람이라도 만들 수 있을까라는 걱정에 주저했었는데 그래도 고민보다는 설렘이 더 컸었나보다.
올해 유독 힘든 일, 맘 붙일 곳 없어 외로운 마음. 스스로가 아닌 다른 사람을 의지하다보니 커지는 서운함.
떠나도 비슷할테지만,
지금 이 마음은 도전이 아닌 회피를 갈구하는 마음일테지만,
그 회피가 또 새로운 문을 열어주지는 않을까 싶은 희망도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