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라도 파업을 할 수는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게 내 일이 되면 불편한 건 어쩔 수 없네

by 투덜쌤

공문이 왔다.


요즘 공문은 다양한 곳에서 온다. 교육청이나 행정기관에서만 오는 건 줄 알았더니 문서24를 이용하면 일반인들도 보내는게 가능한가 보다. 물론 민원24에 접수된 모든 문서를 학교로 내려보내는 건 아니라고 하더라. 학교랑 관계있는 내용을 보내준다고 했는데.. 며칠 전에 학교비정규직(교육공무직) 쟁의행위 관련 부당노동행위 유의 안내 공문이 왔더라. 그 분들도 노동자이니 교섭할 권리가 있고 파업할 권리가 있는 건 당연하지.


부당노동행위를 조심해야 한다.


주된 내용이다. 미리 사전에 알려주니 얼마나 감사한가?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 것들이 많은게 걸리적 거리긴 하지만 법은 지키라고 있는거니 딱히 불만은 안 가지련다. 법을 만드는 건 내가 아니고, 나는 그냥 그 법이 잘 운영(?)되도록 관리(?)하는 사람에 지나지 않으니. (아, 내가 나를 너무 비하했나 생각도 드네) 그래도 부당노동행위를 하면 고소 고발이 불가피하다는 문구 자체는 나를 쪼그라들게 만든다. 난 아직 죄도 안 지었는데 말이지.


파업을 방해하지 말라


이해한다. 그것으로 인해서 발생되는 피해(?)를 어떻게 할 지는 결국 사측의 문제인거지. 그런데 그 사측이 학교니 좀 곤란하다. 그래도 학교는 돌아가야 하지 않는가? 외부 대체인력 사용하면 안된다는 문구가 가장 크게 눈에 띄네. 만약 파업하시는 분들이 급식에 관계된 분들이라면, 결국 학교의 급식이 중단되는 건데 어쩔 수 없다라고 이야기하기엔 아이들의 불편이 너무 크지 않는지. 물론 안다. 파업의 의미와 노동자의 권리에 대해. 노동자의 권리라고 파업을 했는데 대체인력으로 그 손해를 막아버리면 파업의 의미가 반감되는 건 당연한 일. 그래서 대체인력 사용 금지라는 이야기가 나온 거겠지.


학교는 필수사업장 또는 공익사업장이 아니던가?


그런데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결국 누군가의 아들이고 딸이다. 뭐 교사들이야 한 끼를 안 먹어도, 부실하게 먹어도 큰 문제가 있겠느냐만, 그 영향이 아이들에게 가는게 온당한지 따져 묻고는 싶다. (결코 비난하려는 의도는 아니라고요. 자꾸 쪼그라드네. 결국 자기검열인가?) 하지만 법이 그렇게 되어 있으니 그래야 한다고 이야기를 한다. 예전에 공문으로도 이 내용을 본 것도 같은데. 아무튼. 그렇다면 법적으로 학교에서 교육활동을 지속하도록 만들어 주면 될 것 아닌가? 교사들은 파업도 못하는데 이건 교육공무원이라 그런거지. 교감이 된 순간 파업은 저 세상 단어가 되어 버렸고. 한 직장안에서 파업할 수 있는 사람과 파업하면 안되는 사람으로 나눠진 것도 참 묘하다. 결국은 다 같은 노동자인데.


파업을 보는 시선들은 다 제각각일거다.


일이 일어나면 최선을 다해서 일을 해결하는 게 결국 관리자의 일인거지. 하지만, 파업을 막지 못했다고, 왜 애들 급식이 이따위냐고 민원 전화를 받을때마다 좀 열은 받는다. 법이 그런걸 어쩌냐고! 그런 말 하면 큰 일 난다고! 뭐 그런 민원 듣는 것도 일이라면 할 말은 없다. 민원인도 논리적으로는 이해하겠지만 감정적으로 이해 못하니 전화를 하셨겠지. 장애인 시위로 인해 지하철 출근이 늦어지니 짜증이 나는 것처럼 말이다.


그 가운데서 중립을 찾는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하는데..

참 어렵다. 나도 못하는 걸 어찌 가르칠 수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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