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계거리 만들기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
누군가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생각은 늘 나를 괴롭힌다. 그렇다고 특별히 내가 특별할 리 없으며, 나를 많이 보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나도 남들을 그냥 스쳐가듯이 보고, 그들도 나를 스쳐지나가듯이 볼텐데 잘 해야 한다, 좀 더 돋보여야 한다는 마음 고치기가 쉽지가 않다. 그게 글쓰기에 마저 옮겨져 버렸다. 그러니 글이 잘 나오지 않지.
책상 위에 책이 쌓여있다.
읽어야 할 책이라는 의무감에 이런 저런 좋은 책들을 사 놓는데 막상 읽는 시간은 못 만들고 있다. 분명히 핸드폰 때문이다. 유튜브 때문이다. 넷플릭스 때문이다. 문제는 아는데 고칠 필요도 생각도 못 느끼고 있다. 아, 딱 이럴 때에만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결국 핑계거리를 찾는 셈이다.
그래도 용기를 냈다.
이러다간 한 달에 한 편밖에 못 쓸까봐. 자꾸 머리속에 넣기만 하고 꺼내놓지 않아서 머리가 아파오니까. 무엇보다도 글을 쓰면 잠깐이지만 행복한 느낌을 가질 때가 많기에. 물론 이러다가도 '의무감'이라는 생각이 들때마다 포기할 거다. 그건 그때 고민하기로 하자.
길게, 단락에 맞춰 써야 할까?
결국은 이런 고민으로 끝이 난다. 귀찮기에, 대충 쓰고 싶기에, 이게 무슨 컬럼 투고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리 고민을 하는지. 또 다시 형식을 만들고 그 형식에 끼워넣으면서 한 단락 더, 한 문장 더를 외치고 있다. 병이긴 하다. 무언가 완전한 것을 보는게 마음이 편하니 말이다.
어쨌든 오늘 나는 글을 썼다.
내일 글을 쓸 지는 잘 모르겠다만, 이렇게 쓰고 나니 마음은 편하군. 그러면서 생각이라는 게 정리되겠지?
아무쪼록 그랬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