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학대를 그만 둬 주세요
며칠 뒤숭숭하다. 6학년 학생이 교사를 구타하질 않나, 이번엔 교사가 교실에서 생을 마감하질 않나. 학기 초에 스트레이트에서 아동학대때문에 고통받는 교사의 모습을 보면서 참 가슴아팠는데, 곪고 곪았던 것이 터져버린 느낌이다. 학교폭력도 힘든데 아동학대라니. 교사들이 다 해결해 주길 바라면서 손발은 다 묶어놓고 책임만 지우고 있다. 무얼 가르치고 지도해야 하는 걸까?
야채를 먹지 않고 몰래 버리는 학생이 있었다.
급식을 지도하다보면 언제나 보게 되는 아이. 집에서 야채를 안 먹어도 된다고 했나 보다. 이 아이를 위해 학부모님이 하시는 부탁은 크게 2가지 이다. '야채도 먹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그냥 야채는 안 먹게 해 주세요' 여기에는 교사의 교육관은 필요없다. 그냥 명령을 입력하면 행하는 자판기처럼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급식이란 건 결국 아이들이 하루동안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먹게 하는데 있다. 먹지 말도록 하는게 아니라 먹을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게 옳다. (이게 나만의 교육관이라고 말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그래서 어떤 부탁을 하시던, 나는 내 교육관을 이야기 했었다.
"아이들이 다 먹는 게 좋겠습니다. 하루 아침에 다 먹을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아이들이 토하는 시늉을 한다고 혹은 토한다고 그만 두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도 천천히 적응하면서 먹을 수 있게 해 주겠습니다. 집에서도 하나씩 더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다행히 내가 교사였을 때에는 이러한 이야기가 잘 먹혔었다. 그래도 정말 못 먹는 아이들에게는 억지로 먹이지는 않았다. 뭐 3개를 줬는데 하나라도 먹으면 다행인거지. 나머지는 다음 학년에서 먹으면 되지. 뭐 그런 생각이었던 것 같다. 내가 스트레스 받지 않으니 아이도 스트레스 받지 않고. 그러다 하나 더 먹게 되면 그게 무슨 자랑거리인지 내 앞에서 신나게 떠들고.
그런데 최근에 이런 문제로 상담을 요청하는 선생님이 계시더라. 어떻게 해야 하냐고. 먹이지 말라는 선택지를 주고서는 교사가 무엇도 할 수 없게 만든다면.. 도대체 학교는 왜 보내시는 건지. 급식은 왜 먹이는 건지. 맛있는 건 많이 줘야 하고, 적게 주면 급식양 가지고 학교에 전화까지 해 대시는 분을 뭐라고 해야 하는 건지.
사건들마다 빠지지 않고 나오는 교장 교감에 대한 욕들. 물론 나도 교사였을 때 욕 많이 했던 것 같다. 그 때는 몰랐던 거지. 전화 받는 모든 내용을 다 교사들에게 전달하지 않는다는 걸.
대신 욕을 먹어주는 것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더라. 교장 교감의 권한? 진상 학부모들을 혼낼 수 있다면 좋겠으나, 어디 그런 학부모들이 말을 듣기는 하는가? 교사의 편을 들면 '가재는 게편'이라는 비아냥만 들을 뿐.
급식을 억지로 먹이는 것도 아동학대
소리내어 혼내는 것도 아동학대
반성문을 쓰는 것도 아동학대
아동학대의 범위가 아이가 싫어하는 걸 행하는 모든 행동으로 정의가 되는 듯 하다. 그런데 신기하지. 아이들도 부모님을 별로 안 좋아한다는 사실을. 같은 논리라면 그것도 아동학대가 되는데 말이다. 부모는 괜찮은 거고, 교사는 남이라서 안되는 건가?
말은 이렇게 독하게, 감정적으로 쏟아내지만 실은 나도 안다. 진상 학부모는 1%도 안되는 몇몇의 일이라는 걸. 그 몇몇 때문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는 걸. 많은 학부모들이 학교를 믿어주고 교사를 믿어주고 있다고는 생각한다만. 근래들어서 반대쪽 사람들이 더 많아지는 건 왜일까?
예전처럼 때리고 폭력적으로 학생들을 지도하던 때는 지나간 듯 싶다. 물론 교사 중에서 아직도 그런 사람이 남아있을 수도 있지. 그것도 1%도 안되는 몇몇의 일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확신한다.
학생들을 제대로 지도할 수 있는 권리인 교권은 결코 학생들의 인권이나 학부모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 몇 사람들의 숭고한 희생으로 이런 것들을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왔고, 이 기회를 잘 살려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그게 정치인들이 해야 할 일들이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