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때까지 우기는 민원이 악성이지
민원에 대한 지식백과 검색 결과는 다음과 같다.
민원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건강한 민원과 건강하지 못한 민원은 꼭 구분해야 한다. 목적이 분명하고 공익적이며 그 방법에 대해서 공감할 수 있는 민원이라면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런 민원들은 수시로 듣는다. 학부모가 학교에 왔을때, 각종 설문조사에서, 교문 앞에서 등교지도를 할 때, 학부모회 임원이나 학교운영위원을 만났을 때. 부모님의 요구와 학교의 입장을 충분히 듣고, 이해하시기에 큰 무리가 없다. 그렇지만, 전화로 오는 민원은 좀 짜증이 난다.
익명성을 전제로 하기 때문일까? 말에 가시가 돋쳤다. 교감이 교사를 똑바로 가르쳐야 하는게 아니냐고 소리치는 한 학부모의 전화를 받고는 분에 겨워서 씩씩 댄 경험도 있다. 내게 그럴 권한이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 교사가 무얼 잘못했는지에 관해서도 분명 견해가 다른데 무조건 가르치라니. 걸려온 전화번호를 수소문해보니 학교 근처 공중전화더라. 뭐가 그렇게 찔리기에 거기에서 전화를 했을까? 익명성에 기댄 민원이 결코 호의적일수 없는 이유이다.
건강하지 못한 민원들의 대부분은 아무리 학교의 사정과 교사의 권한을 설명해도 막무가내로 관철하려는 의지(?)를 보일 때이다. 그런 민원들은 교사부터 교감, 교장, 교육청, 청와대까지 차례로 절차를 밟아 나간다. 행정절차라는 게 기록을 남겨야 하기에 결국은 그에 대한 소명자료를 요구한다. 뭐, 정당한 사유가 있는 건의 사항은 들어주면 그만이고, 없는 사유는 들어줄 수 없는 사유를 제출하면 그만이다. 그 위로 올라간다고 해도 결국은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문제일 뿐이다.
그렇게 돌아돌아 내려오는 절차속에서 그 문제에 대해 교사는 수긍할까? 그렇게 되면 교사와 학생과의 관계가 망쳐지는 게 아닐까? 가장 많은 학부모님들이 걱정하는게 바로 이 지점이고, 이게 걱정된다면 실은 교사와 푸는 게 맞다. 하지만 여전히 교사에게 요구할 것이 무엇이고, 안되는 것이 무엇인지가 명확하지 않은 것 같다. 우리 애만 잘 봐달라는 부탁은 그냥 부탁인거지 강요가 되어선 안되는 것 아닐까? 우리 애는 다른 애들과 떨어뜨려 줘야 하고, 우리 애는 가급적 혼을 내지도 말아야 하며, 잘못했을 때에는 혼을 내지 말고 달래줘야 한다고 이야기를 한다면, 그런 아이는 홈스쿨링을 하는게 맞지 않을까 싶다.
학교는 사회이다. 어린이집에서는 여러 명의 아이들이 모여있긴 하지만, 아이들과의 관계가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 하지만 초등학교부터는 아이들의 관계가 중요해 지고 각자의 자의식이 커지면서 5, 6학년이 되면 사춘기에 접어든다. 친구관계가 중요해 지고, 서로 어떻게 어울려야 하는지를 배워야 할 시기이다. 잘 어울린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기질적으로 잘 못 어울리는 아이에겐 긴 시간과 기회를 줄 수 있는 곳이 학교이기도 하다. 그 과정에서 왜 다툼이 없을까? 다툼이 있더라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줘야지 장애물이라고 무조건 치워주는게 올바른 양육은 아닐것이다. 다 아는데, 내 아이만큼은 안되는 거지. 이해한다. 나도 부모가 처음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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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을 시킬 때마다 작은 쪽지로 적혀있는 이 문구 하나로 늘 별점 5개를 주는 것 같다. 학교도 이래야 하는 걸까? 예전에는 통지표를 보내고 학교로 다시 낼때 학부모의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런 통신란이 사라져 버렸다. 서로 소통한다는 게 나쁜 것만은 아닐텐데, 교사들은 가시돋힌 말에 움추려 들고, 학부모들은 칭찬의 말에 인색하다. 그러니 소통은 부담스러고 피하고 싶은 도구가 될 수 밖에.
학부모의 악성민원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민원 전담 교사를 두자고 하지만, 과연 누가 그 일을 할 것인가? 학교 폭력 담당 교사를 저경력교사에게 맡기지 말자고 하지면 고경력교사들도 과연 넙죽 이 일을 받을 것인가? 교과시간 10시간만 준다면 가능할까?
장기적으로는 생활지도 교사 혹은 상담전문 교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이 담임 대신의 욕받이가 될 수는 없지 않는가? 학교가 할 수 있는 역할, 교사가 할 수 있는 역할, 학부모가 요구할 수 있는 내용들이 명확해 지지 않는다면 민원은 계속 될 거다. 결국 상위기관에서의 의지가 중요한게 아닐지. 교육청이나 교육부 혹은 청와대 뭐 어떤 방식으로 올라간들 학교라는 교육기관의 역할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방과후학교나 돌봄교실.. 뭐 할말은 많지만 하지 않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