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을 경영하라 - 다이소 회장님 이야기
모처럼 책을 읽었다. 밀리의 서재를 쓰면서 책을 듣기만 했는데 시작부터 끝까지 완권을 한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역시나 흥미있는 내용을 읽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번 책이 그랬다.
모처럼 독서일기. 올해 읽은 첫 번째 책이다.
어렸을 적부터 위인전을 좋아했었다. 누군가의 성공담을 읽으면 나도 그렇게 될 수 있지 않을 거라는 희망이 생기곤 했다. 그 때 꽤나 재미있게 읽었던 책은 '리 아이오코카' 자서전이었다. 언제 읽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만 포드와 크라이슬러 CEO였던 그의 드라마틱한 일생이 매력적이었는데.
그 때 이후로 오랜만에 다이소 회장님의 글을 읽는다. 자서전이라는 게 뭐 MSG처럼 미화된 이야기가 첨가된다고는 생각한다만 그의 경영철학 들을 읽다보면 인생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무언가를 자꾸 곱씹게 된다.
그 분과 나의 것은 분명 다를 것이다.
하지만 '본질'을 훼손하면 안된다는 생각은 꽤나 깊은 울림이 있었다.
다이소에서는 그 본질이 결국 가격과 품질. 합쳐서 가성비라고 할 수 있겠지?
시대의 트랜드와 잘 맞아떨어진 것으로도 볼 수 있겠고 누군가는 운이 좋은거다라고 이야기하겠지만
어찌되었던 살아남았고 번성하고, 앞으로도 노력하는 모습은 쉽게 흘려들을 수 없는 말이 되어 버렸다.
본질이라.
장사의 본질은 좋은 물건을 팔아서 이윤을 남기는 거다. 적은 이윤으로 많이 팔건, 큰 이윤으로 조금만 팔건 그건 결국 무엇을 파느냐에 따라 달라질 터. 사람들의 허세를 먹고 사는 명품의 부류가 아닌 생필품에서 살아남았다는 데에서 대단하다 생각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드는 생각. 교육의 본질은 무얼까?
누군가를 가르쳐서 변화시키는 건데 우리에겐 아이들과 가르칠 교육과정(내용)이 주어져 있는 거겠지.
장사와 가장 큰 차이점은 물건은 팔리는 걸로 그 결과를 가늠할 수 있는데 교육은 변화하는 모습이 교육때문인지 성장때문인지가 헷갈린다는 것이다. 시험이라는 평가의 장치가 있지만 지식의 평가만이 교육의 전부일수는 없지 않는가? 그래서 오히려 학원이 속편할 수 있겠다고도 생각한다. 인풋과 아웃풋이 명확하게 구별이 되니깐.
학교는 조금 다르지. 지적인 능력향상도 중요하겠지만 사회적인 능력 혹은 인성의 발달도 중요하니깐. 시험을 봐서 평가하는 부분은 오히려 깔끔하다. 정의적 영역에 대한 평가는 결국 주관적인 판단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교사와의 상호작용, 또래들과의 상호작용, 학부모와의 관계 등이 모두 영향을 미친다. 그런 것들로 교육의 결과값을 계량화할 수는 없다. 그래서 잘 교육했다는 증거를 찾기가 매우 어렵다. 아무 일도 없이 한 해를 지냈다면 만족한다고나 할까?
교육이라는 게 조금은 답답한 부분이란게 있기 때문에 이런 경영쪽 서적을 읽을 때마다 통쾌함을 느끼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경계는 한다. 세상에 비슷하게 살아도 성공하지 못한 사람이 얼마나 많겠는가? 그래도 그 기회라는 것을 잡고 열심히 자신의 꿈을 쫒는 건 인정할만 하다. 나라면? 아마도 가족이 눈에 밟혀서 못했을 듯. (그렇다고 그 분이 가족을 멀리했다는 건 절대로 아니다. 모든 걸 이해한 가족이었기에 가능했다고 믿는다)
요즘은 나의 본질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어찌보면 살아온 날이 살아갈 날보다 많은 나이로 접어들었을텐데,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이고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아직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일을 생각하는 시간보다는 나를 탐구하는 시간을 좀 더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교육의 본질은 좀 미뤄두고 나의 본질부터 생각해야겠다.
다 잘 먹고 살자고 하는 일임에는 틀림이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