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어비앤비 Nov 13. 2019

취향을 찾아 떠난 파리 여행

에어비앤비 체험을 통해 변한 여행의 방식


나의 여행을 하고 있나요?

과거의 나는 20리터 배낭을 메고 경비를 아끼며, 최대한 많은 것을 보기 위해 노력하는 여행자였다. 많은 나라를 여행했지만, 자기만족만 있을 뿐 돌이켜보면 기억나는 것이 없는 여행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윤소정 님의 포스팅에서 '여행은 세상 트렌드를 공부하기 위한 방법'이라는 글을 보게 되었다. 바쁘게 관광지만 돌아보던 나에게 여행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일깨워준 글이었다. 그리고 소수의 인원을 모아 윤소정 님과 함께 여행하며, 그의 여행 방식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참여하게 되었다. 나의 새로운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 중국의 우루무치(烏魯木齊), 지중해+유럽을 여행할 때도 나는 열심히 다니는 배낭여행자였다.

윤소정 님은 3박 4일 도쿄 여행을 제안했다. 단, 도쿄의 인기 관광지를 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일본의 대형 서점인 츠타야(TSUTAYA)의 최고 경영자인 마스다 무네아키(增田 宗昭)를 콘셉트로 여행하는 것이었다. 도쿄 여행 일정은 츠타야 렌털 숍부터 츠타야 티 사이트(TSUTAYA T-SITE), 츠타야 가전, 아파트먼트까지 마스다 무네아키를 따라 돌아보는 것이었다. 마스다 무네아키가 1983년 오사카의 작은 렌털 숍에서 시작해 새로운 개념의 공간을 만들기까지, 그의 안목이 어떻게 뻗어나갔는지 생각하며 그의 행보를 따라가 보면 우리의 미래를 계획해볼 수 있을 거라는 윤소정 님의 생각이었다. 

▲  츠타야 티 사이트의 내부. 통유리를 통해 비추는 빛 아래서 사람들이 책을 읽고 있다.

직접 가서 살펴보니 츠타야는 사람들에게 여러 매개체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다. 예를 들면, 요리 서적 코너에는 요리책과 함께 조리 도구 등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관심 가질 만한 상품들을 함께 진열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일반 서점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영감이 가득한 상품들이 제안되는 공간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도쿄 여행 후 처음으로 여행의 경험이 개인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 여행의 이유 또는 방식에 의해 동일한 여행지여도 여행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 요리책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것들을 선별하여 진열된 향신료, 조리도구, 식기류 등



무계획으로 시작된 파리 여행

도쿄 여행에서 느꼈던 것들을 잊고 지내던 어느 날, 친구와 함께 하기로 한 파리 여행이 한 달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도쿄 여행 전의 나였다면 파리 여행은 에펠탑(Tour Eiffel), 개선문(Arc de Triomphe) 등 관광지를 방문한 후 찍은 사진들이 전부였을 것이다. 하지만 도쿄 여행 이후 내가 주도적일 수 있는 여행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나의 주체성이 담긴 여행에 대한 고민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졌고, 파리 여행 날짜가 코앞으로 다가왔을 때까지도 나의 답은 '모르겠다.'였다.


다만, 오히려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어느 한쪽으로 생각과 경험이 굳어지기 전에 다양한 것을 경험해보고, 좋아하는 것을 찾았을 때 깊게 파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유명 관광지를 방문하지 않고 마음에 끌리는 것을 하는 여행을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 7구에 위치한 에어비엔비의 외부 모습. 긴 창문과 중간에 정원을 낀 구조가 특이했다.
▲ 친구오 내가 머물렀던 에어비앤비 내부(좌) / 1층에서 보이는 에펠탑의 모습(우)

그렇게 우리의 여행은 파리의 중심인 7구에 위치한, 베란다에서 에펠탑이 훤히 보이는 에어비엔비에서 시작되었다. 파리에는 다양한 숙소가 있었지만, 파리지앵의 일상 속에 살아보고 싶었기 때문에 에어비엔비를 선택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우리가 예약한 에어비앤비의 호스트는 파리에 정착한 한국인 부부였다. 우리가 묵을 방은 한국과 프랑스 문화가 결합된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어 더욱 아늑했다. 또한, 에어비앤비 주방에는 다양한 요리를 만들 수 있는 도구와 양념들을 갖추고 있었다. 덕분에 우리의 식사는 여행 내내 풍요로웠고, 내 집 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 파리에서는 대단한걸 하지 않아도 행복했다.

첫날부터 우리는 해야 할 것이 없어 자유로웠다. 파리에 도착한 날 무얼 할까 고민하다가 집 앞 에펠탑 공원에 와인 한 병과 주전부리를 들고나갔다. 한국에서는 항상 오른손에 쥐고 다니던 스마트폰을 오랜만에 주머니에 넣었다. 조깅하는 파리지앵들, 그 순간을 남기기 위해 열심히 사진을 찍는 여행객들 사이에서 친구와 나는 우리만의 시간을 보냈다. 특별히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함께 대화를 나누고 산책하며 적당히 여행객과 현지인의 중간을 오가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플로리스트의 세계를 접하다

누군가 같이 하는 여행은 즐거우면서도 어렵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같이 한 친구라고 하지만, 결국 우린 다른 사람이었고 다른 관심사를 가지고 있었다. 같이 하는 여행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서로 다른 각자의 시간을 존중해주기 위해 하루의 반나절은 각자의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친구는 미술에 대한 관심이 확고했지만, 나는 관심사가 없었기에 파리를 여행하는 동안에 새로운 경험을 해 볼 준비가 되어 있었다. 파리에 오기 전 에어비엔비를 예약을 하면서 에어비엔비 체험(Airbnb Experiences)을 발견했다. 현지 호스트가 자신의 취향을 체험 형태로 기획해서 공유하는 체험으로 마카롱 만들기, 치즈 와이너리 투어 등 한국에서는 해보지 못할 경험들을 보며 왠지 이 체험들이 나의 세계를 확장해줄 것 같았다. 


그렇게 이튿날 아침 친구는 미술관으로, 나는 에어비앤비 체험의 호스트인 플로리스트 아키코(Akiko)의 집으로 향했다. 플로리스트의 세계는 항상 궁금했지만 문을 두드려볼 계기가 없는 분야였다. 아키코는 다양한 스타일의 플로리스트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내가 선택한 수업은 파리지앵 부케(Parisien Bouquet)였다. 나는 꽃알못이었기 때문에 단순히 '파리지앵 스타일'이라는 명칭에 끌려 수업을 선택했다. 수업이 끝나고 나서야 파리지앵 부케란 꽃다발 위쪽은 평평하지만, 전체적으로 입체감이 있는 부케를 뜻하는 것이라는 걸 알았다.

▲ 알렉스 정원에서 배달 온 꽃으로 꽉 찬 아키코의 거실

아키코의 집에는 톱 플로리스트에게만 꽃을 공급하는 알렉스의 정원에서 온 다양한 꽃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수업은 대략 3시간 소요되었다. 아키코가 먼저 시범을 보이면 각자의 탁자 위에 놓인 꽃을 활용해, 배운 법칙을 기억하며 꽃다발을 만들었다.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면서 기본 모양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았다.


수업이 끝나고 각자 만든 꽃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기에는 아쉬웠다. 이런 나의 마음을 눈치챘는지, 아키코는 게스트들에게 사진 촬영을 제안했고, 점심 식사를 마친 오후에 각자 만든 꽃을 들고나가 셀프 스냅을 찍으며 시간을 보냈다.

▲ 홍콩과 일본에서 온 게스트들과 수업 후 찍은 사진

한 번의 수업으로 플로리스트가 될 수는 없었지만, 에어비앤비 체험을 통해 잠시나마 플로리스트의 일상에 들어갔다 온듯했다. 꽃에 관심이 있다는 이유로 국적 불문하고 수강생들과 친구가 되었다. 그들은 나에게 꽃을 직업으로 하는 또 다른 세계에 대해 알려주었다. 처음으로 여행의 시간이 내 것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는 몇 시간으로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물을 수 있지만, 대단한 걸 이루고자 한 게 아니라 단지 해보고 싶은 가벼운 마음이었기에 플로리스트 체험이 진심으로 알찬 시간이었다. 



무계획 속 발견한 보물같은 장소

▲ 뤽상부르 공원(좌) / 퐁피두 센터(우)
▲ 개선 문 위에서 바라 본 파리 전경(좌) / 센 강(우)

파리는 무계획 여행자인 우리에게 아주 좋은 여행지였다. 플로리스트 수업 이후에도 정해진 것이 없이 나가서 관광 명소를 보기 위해 애쓰지 않았지만, 열심히 걸어 다닌 우리는 파리의 수많은 관광지를 지나칠 수 있었다. 에펠탑과 루브르 박물관(Musée du Louvre), 생 제르망 거리(Boulevard Saint-Germain) 등 파리의 명소는 아름다웠지만, 우리에게 특별함을 주지는 못했다.


오히려 길을 걷거나, 호스트의 추천으로 만난 곳에서 특별함을 찾을 수 있었다. 특히, '관광객들은 기피해야 한다.'고 알려진 파리 북쪽에는 숲이 우거진 거대한 규모의 공원이 숨어 있었다. 파리에서 가장 큰 공원인, '언덕'이라는 뜻을 가진 뷔트 쇼몽 공원(Parc des Buttes-Chaumont)이 바로 그곳이다.

▲ 뷔트 쇼몽 공원 언덕 위를 오르면 보이는 파리 북쪽 전경

우리가 숙소를 파리 중심인 7구에 잡은 이유 역시 '파리 외각은 위험하니 가지 말라.'는 수많은 글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글들을 믿고 외곽으로 가지 않았다면 아쉬웠을 것이다. 뷔트 쇼몽 공원의 매력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큰 호수 주변으로 인공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거대한 나무들과 잔디를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었다.


뷔트 쇼몽 공원을 즐기는 법은 간단했다. 잔디 위에 담요를 깔고, 빵과 치즈, 와인과 주전부리만 챙겨 가면 된다. 이 모든 게 준비되지 않아도 괜찮다. 여유롭게 푸른 잔디 위에서 자연을 즐길 준비만 되어 있다면 파리지앵처럼 뷔트 쇼몽 공원을 만끽할 수 있다. 


반나절 대부분의 시간을 뷔트 쇼몽 공원에서 보냈는데, 5월의 따사로운 햇볕과 우거진 나무 아래에만 있어도 행복했다. 햇빛 아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깨닫게 되었다. 하루의 수많은 시간 동안 해야 하는 것에 매몰되어 내게 주어진 동일한 자연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여행은 이렇게 수레바퀴가 돌아가듯 반복된 일상 속에 놓치고 있는 것들을 다시 되돌아보게 해 준다.

▲ 파리지앵처럼 공원을 즐기는 방법



푸드 칼럼니스트에게 배운 취향을 만들고 나누는 방법

여행에서는 음식은 중요한 선택이 된다. 내가 선택한 식당이 맛집이고 로컬적인 곳이기를 바라곤 한다. 우리의 여행은 무계획이었지만, 음식만큼은 욕심을 버리지 못했다. 하지만 같은 처지인 한국인 여행객들에게 얻을 수 있는 정보는 한정적이었다. 어딜 가나 한국인으로 가득한 식당에서 뻘쭘함을 느끼고 돌아와야 했다. 


여행의 막바지이기도 했고, 플로리스트 수업 이후 에어비앤비 체험에 대한 만족감이 아주 높았다. 현지인에게 음식 정보를 얻을 방법으로 나타샤(Natasha)가 진행하는 파리 시장 탐방(Mingling at the Market) 에어비앤비 체험을 선택했다. 

▲ 샤퀴테리와 치즈 테이스팅 플레이트
▲ 최상위 품질의 상품이 공급되는 알리그리 시장의 채소 가판대

파리 시장 탐방 체험의 게스트는 나와 미국에서 신혼여행을 온 커플까지 총 3명이었다. 3시간 동안 호스트인 나타샤가 25년 동안 장을 보러 다닌 알리그리 시장(Aligre Market)을 함께 구경했다. 나타샤는 정통 프렌치 레스토랑, 알리그리 시장 근처의 유명한 치즈 숍과 샤퀴테리(Charcuterie, 프랑스의 육가공 숍), 디저트 숍, 와인 숍에 우리를 데려가 기본 지식부터 각 숍의 주인들과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었다. 또한, 프랑스 전통 음식과 와인, 디저트를 테이스팅하고 그녀의 추천 레스토랑 리스트도 받았다.


알리그리 시장에서 판매하는 채소와 과일은 종류가 매우 다양했다. 몇몇 가게에서는 원산지를 상세히 적어 놓은 것이 눈에 띄었다. 나타샤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프랑스 사람들은 그들이 소비하는 것들에 대해 한 번 더 깊게 생각하고 소비하며 자신들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의사 표현을 한다고 했다.

▲ 유명 와인 숍 르 바홍 후즈(Le Baron Rouge) 안 오크통(좌) / 왼쪽 오크통에서 와인을 한가득 담아가는 사람들(우)

나타샤가 마지막으로 데려간 곳은 와인 숍이었다. 각자 병을 들고 오크통에서 와인을 담아 갈 수 있는 곳이었다. 와인 숍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궁금한 것을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나타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


 - "어떤 계기로 푸드 칼럼니스트가 되었고, 에어비앤비 체험 호스트를 시작하게 되었어?"

나타샤 - "기대 없이 시작했어. 나는 전형적인 파리의 푸디(Foodie)이고, 많이 먹어본 만큼 기준이 생겼지. 내가 어떤 걸 좋아하는지 알기 때문에 좋아하는 걸로 하루를 꽉 채우고, 또 다른 사람에게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싶어서 에어비앤비 체험을 시작하게 되었어."


 -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잘 몰라서 에어비앤비 체험을 신청하게 됐어. 너는 네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어떻게 알 수 있었니?'

나타샤 - "나도 많은 시간 동안 노력했어.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게 중요해. 생각보다 좋아하는 걸 찾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많지 않거든. 명확한 가치관과 취향이 있는 사람들은 다 그들만의 노력을 했을 거야."


 - "에어비앤비 체험의 호스트 자체가 전문성이 필요한 게 아닐까?"

나타샤 - "몇 년간 에어비앤비 체험을 진행해보니, 여행객들이 원하는 건 그들을 그들의 일상으로부터 꺼내어 나의 일상을 공유하는 것 같아. 전문성이라는 건 객관적이라고 생각해. 내가 주위 사람들보다 즐기는 일이 있다면 그 분야에 대해 자연스럽게 깊게 들여다보게 되고, 그 자체로 에어비앤비 체험의 호스트 자격이 생기는 게 아닐까?"


다른 게스트들의 질문도 있었기에 길게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나타샤의 답변들은 내가 뭐라도 경험해보겠다고 한 시작을 응원해주는 말 같았다. 나타샤와 함께한 파리 시장 탐방 에어비앤비 체험은 와인 숍에서 끝났지만, 그녀와 나눈 대화는 나의 또 다른 시작과 이어졌다.



새로운 시작, 에어비앤비 체험 호스트

파리 여행을 기점으로 2019년 9월까지 플로리스트, 살사 댄스, 라테 아트, 일러스트, 요가 등 12개의 에어비앤비 체험을 경험했다. 에어비앤비 체험을 경험하면서 내가 무엇을 선호하는지 알아갈 수 있었다. 예전에는 나는 어떤 사람인지 설명하는 게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은 '나무 향과 하타 요가를 좋아하고, 커피보다는 차를 더 선호하며, 개인플레이를 하는 힙합보다는 파트너가 있는 살사 댄스를 더 배워보고 싶은….' 나를 설명하는 구체적인 단어들이 늘어났다.

▲ 영국인 게스트 에일리(Eilidh)와 함께한 연남동 거리 모험

두 번째 에어비앤비 체험 호스트였던 나타샤의 말에 영감을 받아서였을까? 나는 파리에서 돌아온 후 사진을 주제로 에어비앤비 체험 호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서울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알려주고 공유하며, 그들의 시간을 사진으로 남겨줄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게도 꽤 의미 있는 시간이 된다. 겁 없이 시작했지만 카자흐스탄, 미국, 일본, 대만, 홍콩, 중국, 프랑스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온 게스트들을 만났다. 그들과 함께 하는 시간 속에서 내가 나누는 것 이상의 새로운 것들을 알게 되었고 공유받았다.



결국 나의 여행은

도쿄와 파리를 여행하기 전까지 나는 ‘나의 여행’은 어떤 것일까 궁금했다. '나의 여행'이란 걸 하고 싶었지만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몰랐다. 우연히 경험하게 된 에어비엔비 체험을 통해 내가 좋아하는 것(=취향)이 무엇인지 찾기 위한 다양한 경험들을 하게 되었다.


파리 여행 후 일 년 반이 지난 지금, 아직까지도 나의 여행의 일부는 새로운 것을 경험해봄으로써 나의 취향을 찾아가는 여행을 하고 있지만 몇 년 후에는 어떨까? 그때도 나의 여행이 취향을 찾는 여행일 것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다시 생각해보니 이건 단지 지금의 내가 선택한 하나의 여행 방식일 뿐, 나의 여행을 ‘A=B 형식'의 불변의 정의로 내릴 순 없다. 다만, 어디를 가든 자신만의 의지를 가지고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라면, 그게 바로 나의 여행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여행을 찾아 나가길 바라본다. 




에어비앤비 작가, 나옥비

회사에서는 중화권 사업을 담당. 개인적으로는 에어비앤비 체험 호스트 활동부터 인생에서 방황하는 만큼 다양한 경험에 시간과 돈을 쓰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jjade_un


매거진의 이전글 쿠바에 두고 온 영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