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 공부가 너무 안된다

예수님은 날 사랑하실까.

by 오문원

다음 달 산업안전기사 실기가 있는데 전혀 암기가 되지 않는다. 정말 큰일이다. 필기 때문에 투자한 시간도 만만치 않은데 이대로면 아까운 시간만 날리게 생겼다. 문제는 유튭 쇼츠에 중독된 뇌 때문인지 조금 공부하다가 딴생각하고 조금 공부하다가 유튭 보고 결국 그러다 애니보고 영화 보고 그랬다.

안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공부할 때는 컴퓨터의 인터넷 선을 뽑아 놓고 한동안 했는데 아주 미미한 효과만 있었을 뿐이다. 결국 한두 시간 지나면 다시 인터넷 선을 연결하고 난 유튭에서 재미난 걸 찾고 있었다. 공부를 하기엔 세상에 재미난 콘텐츠가 너무 많다. 통신사 고객감사 이런 걸로 디즈니플러스도 본다. 평소에는 눈길도 안 줬던 스타워즈 애니가 그렇게 재미날수가 없었다. 공부만 아니면 모든 게 재밌어진 상황이다. 윽....


오늘은 요양병원에 계신 어머니 면회를 다녀왔다. 간병사님이 내일부터 또 휴가를 가신 데서 비상상황이 이번 달에도 왔다. 원래 하던 간병사님이 휴가를 가시면 가족들은 긴장해야 한다. 대근 간병사가 일하러 오지만 중환자실이라 본래 하던 사람이 아니면 문제가 생기곤 한다. 여태 문제가 생긴 적이 많았다. 대근 간병사가 간병을 하면 환자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아서 그렇다. 그리고 아무래도 대근 인력이다 보니 본래의 인력보다 성실하게 일하기는 힘든 현실과 또 땜빵 근무라는 심리도 있을 테고.... 심지어 욕창이 없던 부위에 새로 생기기도 한다. 이번 간병사님 휴가 기간에도 제발 아무 일 없이 무탈하게 지나갔으면 좋겠다. 며칠 한숨지으며 보내게 생겼다. 아! 내가 이 이야기를 하려던 게 아니었다. 또 이야기가 옆으로 새어버렸다.


면회를 마치고 오다가 전철역에서 선물을 하나 받았다.

예수님이 사랑의 행주를 선물로 주셨다. 예수님은 날 정말 사랑하실까? 의문이 순간 들었다. 그리고 진심 부탁하고 싶었다. 저 사랑하시면 행주 말고 로또 번호 좀 찍어 주시면 안 될까요? 흙...흙.... ㅠ,.ㅠ

예수님이 날 사랑하는지 아니면 팸플릿에 적혀있듯 날 구원해 줄지는 알 수 없다. 난 오랜 기간 불교신자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처님도 로또 번호는 안 찍어주시긴 마찬가지였다. 젋을때 복권 같은 거 맞으면 나도 배트맨이나 해야지... 하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난 배트맨을 히어로 중 가장 좋아했으니까. 배트맨이 나와 내적으로 닮은 캐릭터라고 느꼈다. 내면의 괴로움을 간직한 채 정의를 수호하고픈 선한 욕구를 가진 존재. 나이를 먹으면서 내 주제를 파악하고 현실을 깨달으면서 배트맨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약간의 신분적 배신감이랄까? 엘리트 부르주아와 미천한 프롤레타리아 정도.... 그래서 배트맨에 대해 조금 꼬아서 정의하기도 했다.

중2병 걸린 돈 많은 박쥐 성애자! ㅡ,.ㅡ;;

그래도 재력과 사회적 지위의 차이는 현격히 있지만 아직까진 배트맨의 선을 추구하는 욕망은 존중한다.

여하튼 저 예수님의 사랑의 선물을 받고 난 옆 동네 마트로 향했다. 갑자기 그것이 먹고 싶어 졌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삼진식품에서 나온 국민어묵 옆동네 마트에서 1,350원에 파는 걸 3개나 샀다. 내가 이 어묵을 먹어보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는데, 정말 맛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먹어본 사각 어묵 중 가장 맛있었다. 역시 어묵은 부산이다. 원조지역이 괜히 있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건 밤에 오뎅국 끓여 먹을 때 먹기로 하고, 이제 준비할 저녁은 조금 고급 메뉴를 골랐다.


이마트에서 산 냉장순대와 롯데마트에서 산 치킨무.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순대는 치킨무와 같이 먹으면 정말 맛있다. 일단 오늘 저녁은 이걸로 배불리 먹기로 정했다. 두 개 합쳐도 총 4천 원이 안된다. 순대는 분식집이나 심지어 순대가게에서 사는 건 정말 아깝다. 뭐 특별히 만든 수제 순대라면 모를까 평범한 찰순대에 간이나 허파 등 섞는 거 아니라면 마트에서 파는 냉장 순대가 짱이다.


저녁을 먹은 뒤에는 잠깐 자고 일어나, 밤을 지새우며 자격증 공부를 할 계획이다. 출출해지면 뜨끈한 오뎅국을 먹으면서....

정말 시간과 정신력을 낭비하고 있는 건 아닌지 두렵다. 이제 나이도 많아서 시간을 어디에 쓰는가가 많이 신경 쓰인다. 만약 이야기 글을 썼다면 즐겁고 행복했을 시간인데.... 하지만 미래에 실질적 생계에 도움이 될 가능성도 많은 자격증이니 일단 해야 한다. 무조건 해야 한다. 정말 하기 싫지만 난 이걸 따야 한다.


오늘도 바람이 별의 싸다구를 날린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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