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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정훈 Mar 25. 2018

신조어로 알아보는 올해의 금융 트렌드

신조어를 잘 들여다보면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한
대중의 트렌드가 압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적극적으로 신조어를 찾아보고 이를 강연에 활용하거나 고객을 설득하는 데 활용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이제는 많이 알려진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은 일을 통한 성공에만 몰두하기보다는 삶의 질 향상을 중요시하는 사회적 변화가 반영된 신조어죠. 가습기 살균제 사건, 살충제 달걀 사건 등을 경험하며 가격보다는 안전함과 심리적 안정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가심비’라는 말도 생겼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금융과 관련된 신조어를 통해 올해의 금융 트렌드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하나. 삶의 질 향상과 소비심리 확대


작년 하반기에 들어서며 ‘김생민의 영수증’을 필두로 한 ‘짠테크’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짠테크는 짠돌이와 재테크를 합친 말로써 극도로 소비를 자제하여 돈을 모으는 것을 말합니다. 김생민 씨가 자주 얘기하는 “돈은 안 쓰는 것이다”가 짠테크를 한 마디로 설명해 주는 문구죠.  

이렇게 정반대의 의미를 가진 신조어들이 대세가 된 이유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며 희망을 품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역대 최악의 청년 실업률과 더불어 내 집 마련은 거의 불가능한 수준으로 집값이 상승했죠. 특히 서울의 경우 월급을 무려 11년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는 한편 “적당히 즐기면서 살자”는 사람들이 동시에 생겨난 것이죠. 


2018년에는 세계적으로 경기가 회복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경제도 약 3%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이러한 경제상황과 더불어 최저임금 인상이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사람 중심 경제’를 위한 정책들이 실행되고 있죠. 올해에는 작년보다 삶의 질이 향상되며 소비도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도한 소비나 형편에 맞지 않는 지출보다는 계획적이고 안정적인 소비가 많아져야 하겠죠.


둘. 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한 ‘1코노미’ 트렌드의 확산 

취업난과 치솟는 물가 때문에 ‘N포세대’가 생겼습니다. 연애, 결혼, 출산 등을 포기한 세대이죠. 그리고 이러한 사회적 변화로 인해 1인 가구가 흔해졌고, 지금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요즘 네 집 건너 한 집은 1인 가구라고 합니다. 1인 가구는 2015년 사상 처음으로 500만 명을 돌파했고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90년 9.0%에서 27.2%로 급증해서 국내 가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정도죠.


혼자 사는 삶이 대세가 되며 혼밥, 혼술이 인기를 끄는 등 소비 트렌드도 그에 맞춰 변화하고 있으며 1인과 경제라는 뜻의 이코노미를 합친 ‘1코노미’라는 신조어가 생겼습니다. 1코노미족들은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노년을 맞이하게 되는 경우를 대비하여 건강과 노후 준비에 관심이 많죠. 


이러한 1코노미족들의 성향을 고려한 다양한 보험, 금융 상품들이 출시되기도 했는데요. 1인 가구에 딱 맞는 혜택들을 주고 있어 1코노미족이라면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오피스텔 전세자금 대출이나 도시가스, 수도, 전기 등 생활요금 납부 시 적립 혜택이 있는 신용카드, 그리고 1인 가구를 위해 특별히 설계된 암보험이나 상해보험 등이 있습니다. 자신에게 잘 맞는 상품을 잘 알아보고 가입한다면 똑똑한 소비, 미래를 위한 꼼꼼한 준비를 할 수 있겠죠. 


셋. 작은 것에서 행복 찾기 


한동안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에서 자신을 과시하는 ‘있어빌리티’가 유행이었습니다. ‘있어 보인다’와 능력을 뜻하는 영어인 ‘ability’의 합성어죠.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 비싼 명품이나 고가의 승용차 등의 사진을 올리는 인스타그래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소확행’이 대세라고 합니다. ‘소확행’은 작지만(小) 확실한 행복을 뜻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서 처음 나온 단어인데요. 소설 속에서 ‘소확행’은 ‘갓 구운 빵을 손을 뜯어먹는 것’이나 ‘겨울밤 부스럭 소리를 내며 이불속으로 들어오는 고양이의 감촉’처럼 누구나 일상 속에서 경험할 수 있는 작은 행복으로 묘사되었습니다. SNS상에서도 집에 작은 화분을 들이거나 예쁜 도시락 싸기 등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며 행복을 찾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죠.


‘소확행’과 유사한 성격의 신조어로 ‘케렌시아 (Querencia)’가 있습니다. 2018년을 대표하는 소비 트렌드 키워드로 선정된 ‘케렌시아’는 투우장의 소가 싸움을 앞두고 혼자 조용히 숨을 고르는 장소를 뜻하는 스페인어입니다. 조용한 카페나 전시회 같은 자신만의 ‘케렌시아’를 찾아 조용히 혼자만의 휴식을 취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트렌드를 의미하죠. 요즘은 여행을 떠나거나 유흥을 즐기는 등 돈을 소비하고 에너지를 발산하며 스트레스를 풀기보다는 적은 비용으로 자신만의 작은 행복을 누리는 것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며 물질보다 경험에 가치를 두고 개성과 취향을 중요시하는 트렌드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트렌드처럼 큰돈을 들이지 않더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취미를 찾아보면 어떨까요? 많은 분들의 2018년 계획에 취미와 관련된 리스트가 하나씩은 있을 것 같은데요, 3개월이 지난 이맘때쯤 다시 한번 올해의 목표를 마음에 새기고 일상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을 수 있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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