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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딩 (5) - 동네에서 최고가 되라

당근이라는 서비스가 있다. 동네 사람들이 직거래를 하는 서비스다. 슬리퍼를 신은 채 거래를 할 수 있다고 해서 슬세권이라는 말도 생겼다. 번거로운 결제가 필요 없을 뿐 아니라 동네 사람이라는 믿음 때문에 불안도 덜하다. 배송도 따로 필요 없어서 아이들 놀이 용품 같은 큰 물건도 처리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원래 어느 회사의 사내 게시판에서 시작된 서비스다. 지금은 네이버와 카카오를 잇는 가장 핫한 서비스가 됐다. 하지만 그 시작은 동네 기반의 서비스였다.


내가 말하는 이른바 '브랜드'가 된 사람들은 연예인이나 프로 선수 같은 유명인들이 아니다. 물론 그들도 하나의 브랜드임에 분명하지만 따라하기 힘든 목표다. 이런 성공을 거두려면 운도 따라야 한다. 이건 분명 노력만으로는 다다르기 힘든 범주의 브랜드다. 하지만 당근(당신의 근처를 줄인 말이다)처럼 동네에서 최고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우리도 충분히 브랜드가 될 수 있다. 흔히들 말하는 1,000명의 팬덤을 가진다는 것은 이런 말이다. 우리는 적어도 1,000명이 사는 동네의 최고가 되는 것을 목표로 스스로를 브랜딩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스몰 스텝'이란 책을 쓰고 가장 먼저 한 일은 5명을 모아 놓고 강연?을 하는 일이었다. 그 모임이 스무 명이 되고 백 명이 되더니 결국엔 1,000명이 모이는 단톡방이 만들어졌다. 이 숫자는 매우 상징적인 숫자다. 이렇게 모인 1,000 명 속에는 공교롭게도 세바시의 작가가 있었다. 그 작가의 소개로 나는 무려 50만 명이 넘게 본 동영상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1,000명이라는 숫자는 영향력의 숫자다. 가능성의 숫자다. 물이 100도가 되어야 끓기 시작하듯, 나를 알아주고 나를 지지하는 1,000명의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드디어 변화가 시작된다.


바야흐로 다양성의 시대다. 프랜차이즈 빵집보다 동네 빵집이 사랑받는다. 간판 없는 가게임에도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 남들 다 쓰는 명품보다 나만 하는 제품과 서비스에 열광하는 이유가 뭘까? 그건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 종말을 고했기 때문이다.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리는 시대는 끝이 났다. 이제 각자 자신의 방향으로, 자신의 속도대로 사는 삶이 대세가 되었다. 같은 이유로 동네 가게가 살아남을 뿐 아니라 유명해지는 시대가 되었다. 우리 역시 동네에서 최고로 유명한 브랜드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동네란 하나의 키워드를 말한다. 스몰 스텝 하면 떠오르는 사람, 서른 하면 떠오르는 사람, 생각 스킬 하면 떠오르는 사람... 그렇게 자신이 만든 영역에서 최고가 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노력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조기 축구회에서 한 골을 넣는 일은 충분히 가능한 목표다. 가게를 한다면 동네에서 가장 유명해지는 것을 목표로 하자. 카레 하면 떠오르는 사람, 양말 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되기 위해 수집하고 기록하자. 당신의 근처에서 최고가 되자. 그런 조건이라면, 당신도 충분히 브랜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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